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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 ㅣ 문지클래식 1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9월
평점 :
1. 연작소설인가? 단편모음집인가?
기승전결 또는 발단 전개 절정 결말로 이어지는 구성을 보기 힘듬으로 소설이라기보다는 수필이라보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되고 그래서 저자가 제목을 수필이라 한 것이 이해가 된다.
저자는 ‘사건도 줄거리도 없는, 기본기가
덜 되어 있는’이라고 비판을 많이 받은 글을 본인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발전시켰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리뷰를 쓰기 위해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알게 된 사실하나.
서라벌예대 문창과1학년 시절의 습작소설을 놓고 토론 중 ‘사건도 줄거리도 없는, 기초도 안되어 있는 이게 어찌 소설이냐’라고 성토를 받았다는데 그 중에는 후에 유명한 소설가가 된 조세희, 한승원, 박상륭도 있었다 한다.
그런데 지도교수인 김동리선생이 “나는 이 학생이 앞으로 우리 문단에
아주 희귀한 스타일리스트가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강평을 했고, 그
학기 기말고사 시험문제는 이문구의 습작소설을 논하라 였다고 합니다.
우익문학가였던 김동리는 이문구를 작가로 키워주었으며 1970년대 이후
진보적문인의 길을 걸었던 이문구에 대해서도 문학관에 대해서는 일체 간섭을 하지 않고 오히려 정권으로부터 보호해주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이문구는 김동리를 평생 사부로 모시며 의리를 다했다고 한다.
책 표지에는 연작소설집이라고 되어 있는데 8개의 글이 시공간이 같고
저자가 본인이라는 것 외에는 연관성이 전혀 없이 각각 독립적인 작품이라 볼 수도 있기에 연작소설이라기보다는 단편모음집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낫겠다.
2. 사투리, 토속어, 한자말등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우리말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으나 가독성에서 많이 힘들었다. 책 뒷편에 어휘풀이가 있기에 앞뒤로 넘겨가며 뜻풀이를 찾아가며 읽어야했고 어떨때는 대충 의미가 파악되어 그냥
읽어가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읽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면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면에서 오히려 우리말을 풍부히 해주었다고 해야겠다.
내가 충청도사람이었으면 훨씬 더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3. 여러 작품들이 연상되게 해주었다.
할아버님이나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계급간의 문화는 ‘미스터션샤인’이 떠올랐고,
아버지의 예비검속이나 지하당 활동, 순심이 이야기등에서는 ‘태백산맥’이 생각났다.
어린 시절의 여러 에피소드에서는 오영수작가의 ‘요람기’가 되살아났다.
4.
일락서산(日落西山) 해가
서산에 지다. 서산에 지는 해
성묘를 위해 고향에 내려가 고향마을을 돌아보며 옛 추억을 떠올리는 내용.
할아버지와 아버지, 옹점이가 거론되며 이후 글에서 이들에 대한 내용이
있을 것임을 보여준다.
화무십일(花無十日) 열흘가는
꽃이 없다에서 따온 아무리 번성한 것도 얼마 안 가서 쇠한다
6.25전쟁때 피란길에서 돌아오던 윤영감네 식구를 행랑에 거두게 되면서
윤영감 일가에 대한 이야기.
행운유수(行雲流水) 떠가는
구름과 흐르는 물
10살차이가 나던 부엌데기 옹점이 이야기.
녹수청산(綠水靑山) 푸른
산골짜기에 흐르는 맑은 물
어린 시절 같이 놀아주던 대복이이야기(feat 순심이)
낮잠을 자다가 아침인 줄 알고 대복어미에게 난리를 피우던 이야기에서 나도 국민학교1학년 때 낮잠을 자고 해그름때 눈을 뜨고 일어나 학교 가야 한다고 책가방을 챙기던 생각이 나서 피식 웃음이 났다.
공산토월(空山吐月) 빈산에서
떠오른 달(공산명월: 빈 산에 뜬 밝은 달)의 변용으로 보임
저자가 일생을 살며 추모해도 다하지 못할만큼 그리워한다는 신석공 이야기
관산추정(關山芻丁) 고향의
꼴 베는 사람, 고향의 옛 친구
유천만과 그 아들 복산이 이야기
여요주서(與謠註序) 별
것 아닌 일에 대한 설명
급행열차를 기다리다 10년만에 만난 친구 신용모의 벌금 이야기
월곡후야(月谷後夜) 월곡마을에서
밤중에서 아침까지에 일어난 일
귀향(귀농)한 친구 희찬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