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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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

sns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자의에 의해 내보이는 시대에 대한 회고.

 

과연 (디지털세대로 대표되는) 투명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가, 인간은 디지털로 인해 과연 자유로워졌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독자는 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는 자신의 행태를 다시 보게 된다. 디지털 세계의 표현방식인 '좋아요'는 우리로 하여금 부정성을 폐기처분하고 늘 긍정하는 법만 배우게 하지 않는가. 그 긍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고, 자기 스스로의 논리를 가진 시민이 아니라 획일화된 투표 양상인 '좋아요' 버튼으로 통계치를 채우는 소비자로 전락하게 된다. 디지털의 발전으로 자유로워진 인간이 숨을 곳은 어디인가. 그 자유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가.

 

이러한 무리속에서 군중은 지식을 갖추고 영혼을 지닌 집단이 아닌 각 개인이 모인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들은 모였다가 흩어진다. 실재의 접촉보다 인터넷에서의 접촉이 더 실재적으로 느껴지는 인간들에게 실재와 허구는 어디에도 없으며, 그들은 매 순간 투명한 사회로 자신을 내몬다. 그곳에는 대화도, 논의도 없으며 집단으로 활동하는 듯 보이는 순간적인 패턴만 존재할 뿐이다. 시선이 엇갈린 개개인. 거리의 파토스를 잃어버린 사람들. 그들에게는 더이상 숨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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