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며 사는 삶 - 작가적인 삶을 위한 글쓰기 레슨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한진영 옮김 / 페가수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나에게는 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증의 관계였다.

글을 쓰며 사는 삶이라는 것.

 

너무나 치열하게 글을 쓰며 살았었다. 글을 쓰는 시간은 늘 괴로웠다. 글을 쓰는 것 자체는 내게 큰 힘이었지만, 반대로 너무나 큰 숙제였다. 나는 매일같이 나를 주눅들게했다가, 글로 치유받았다를 반복했다. 애증의 관계였다. 글을 쓰는 나와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나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놓으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깊은 상처를 여러번 건드리게 되고, 결국 풀리지 않던 숙제를 해결하게 된다. 정말 매일 이렇게 글을 쓴다면 괴로워서 죽을 지도 모르겠어

그래, 이제야 이해하는구나. 그게 내가 온종일 하는 일이야.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온 때문인지 나는 누구나 매일 그들의 머리와 심장을 짜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글쓰기와는 다른 일을 한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다. 85

 

얼마전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문예부 후배들을 만났다. 아이들에게 내가 했던 생각들을 늘여놓았다. 미친듯이 좋은 글을 쓰고 싶지만 그럴 수 없던 내 손을 묻어버리고 싶었던 내 심정. 글을 쓰고 싶어 시구하나라도 떠오르면 정말 어디서든 앉아 글을 썼던 나의 학창시절. 나는 매일같이 내 심장을 짜내며 글을 썼다.

 

글을 쓰며 살 수 있는 전공을 택하지 않았다. 타의적이었다고 했지만 자의였다. 아버지의 뜻이었지만 결국 내 선택이었다.

그리고도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수없이 많은 길을 돌아 돌았다.

 

글을 쓰기 위해 새로운 방도들을 늘 마련해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글을 쓸 수 없었다.

학과 공부, 일, 통역, 번역, 여러가지 다른 업무들은 내가 글을 쓰며 사는 삶을 살 수 없게 만들었다.

나는 글을 쓰는 기간을 먼 후로 잡아 두었다.

그동안 경험을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글쓰기는 글쓰기 자체로 두고 그 순간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만 얻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 몰두하면 과거와 현재, 미래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장작을 패고 있다면 온전히 장작 패는 일에 몰두해야 하고, 양치질을 하고 있다면 양치질에만 몰두해야 한다. 걷고 있다면 걷기에만 몰두해야 한다.

 

책을 쓸 때면, 언제고 이 작업이 끝나기만을 갈망한다. 하지만 그건 어리석은 일이다. 기다리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다. 책을 다 쓰고 나면 또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또 다른 책을 쓰기밖에 더하겠는가. 그러니 뭔가 기대하는 것을 아예 포기해야 한다. 그냥 쓰는 것, 그것이 바로 글쓰기에서 얻는 미덕이다. 성공은 사람을 어리석게 만든다. 저녁식사에 나이트 가운을 입고 가는 것처럼 말이다. 198

 

이 책을 우연히 구해 읽었다.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정말 미친듯이 솟구쳐올랐다.

그 날 이후로, 나는... 내 생각을, 정말 쉼없이 토해내기 시작했다.

 

소리내어 읽는 것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원숭이 마음에 너무 귀를 기울이기 때문에 글을 쓸 때 늪이나 진창에 빠진 느낌에 빠지곤 한다. 소리내어 읽어보라. 그런 기분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97

최초의 글감은 우리가 정말로 써야 할 것과 아무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그냥 손을 계속 움직여 쓰면서 무엇이든 글로 표현하라. 글이 글을 쓰게 해야지,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글을 쓰려고 하면 안된다.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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