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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모형의 밤
나카지마 라모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천재와 광인은 종이 한 장의 차이에서 비록된 것이리라.. 


IQ185에 명문 중, 고교를 높은 성적으로 입학했으나 술과 약물에 찌들어 일생을 헛되이 보내다  

그는 천재성을 마침내 소설이라는 매개체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다.
 

그의 허망하고 회화스런 죽음이 아니었다면 더 좋은 작품 으로 독자들과 만남을 이어 갈 수  

있었을텐테 말이다.

인체모형의 밤은 그가 서른아홉 절정기에 써 내려간 단편 선집이다. 

호러와 공포 오컬트를 넘나드는 열두 개의 가벼운 공포호러소설(?)은 기괴하고 신비로운  

프롤로그 목저택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을 닮은 인체모형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이라면 첫 장부터 기괴한 그의 스피디한 문체와  

설정 속에서 풀어나가는 "톡 톡 거품과 같은 중얼거림"에 빠져들어 가기 시작할 것이다.

흠칫 놀랄만한 지상낙원의 섬일 것 같은 세르피네 - 이상향은 불완전한 희망의 나락일 뿐이라는  

냉소적인,씁쓸하고도 공포스러운 결말이나 특수한 후각 덕에 사랑을 잃어 버린 리에코의  

기이하고도 처연한,공포스러운 상황을 다룬 "싸늘해진 코"도 늦은 야밤에 홀연히 소름이 돋는  

매력적인 이야기다.

나카지마 라모는 공포의 주변장치로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도시에 살아가는 지극히 상투적인  

사람들을 내세운다.
 

이를테면 " 굶주린 귀"에서 사람과의 소통에 싫증난 주인공이 이사를 자주 다니면서 우연히  

유리컵으로 도청을 하다 겪는 끔찍한 공포의 체험이나 자신의 무릎에 스스로 먹혀버린다는  

- 어찌나 세세한 표현이던지 글을 읽는 것 만으로 그 실체가 생생히 다가와 잠시 책을 덮은  

"무릎".   그리고 "피라미드의 배꼽"까지 단순한 공포소설이 아닌 생각할 꺼리를 던져 주는 

(읽고 나서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이럴 때 슬로우 리딩은 금물이다.)

"다카코의 위주머니"가 그렇다. 생명의 소중함.. 하지만, 인간은 생명을 먹고 자란다. 

(가축이건 물고기건 나물이나 야채이건 간에 열렬한 채식주의자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이 괴리감에서 오는 절망 등은 인간의 도덕이라는 틀 속 에서 벌어지는 위선을 적나라하게  

꾸짖는다. - 사실 이건 내가 너무 오버슈팅 했긴 하지만 말이다.

이성상실에 대한 가장 공포의 대상은 인간 자신이며 사람들의 슬프고도 아린 이야기가 공포와 

스릴로 다가오는 이 책은 한여름 가득한 칠팔월에 나왔으면 하는 계절적 아쉬움이 짙게 배여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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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진화
콜린 윌슨 지음, 김종휘 옮김 / 동인(이성모)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2008년 다가기전 샀는데 2001년 초판본이 왔다. 이런책.. 역시 안팔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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