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아프리카 종교와 철학- 지만지고전천줄 101
존 음비티 지음, 장용규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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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완료


다 읽고 나니 축약본이 아닌 원전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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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 강의 - 서양 고전 읽기의 典範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 안티쿠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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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슴을 뛰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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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로 살아보기 - 인터넷과 스마트폰 없이 오프라인으로 지낸 40일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김정민 옮김 / 율리시즈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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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퇴근 길에 지하철에 앉아 책을 읽는다. 그러면서도 휴대폰 진동을 놓치지 못한다. 어떨땐 문자가 초단위로 들어오기 때문에 바짝 긴장을 해야 할때도 있다. 200건의 무료문자 중 발신은 한달동안 32건 - 거의 카톡으로 처리하다 보니 그렇다 치자 - 수신문자 3026건. 6월이 가 가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평균 한달에 3500건 정도 문자를 받는데 90% 이상이 자동으로 날아오는 일종의 스팸문자이다.(스팸문자라 칭한 건 회사내에서 SNMP에 등록되어 있는 내 번호로 각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사용률, 장애, 이벤트, 신지어는 세시간에 한번 씩 받는 전력예비용량 및 회사내 사용률까지 포함하여 결코 놓칠 수 없는 볼 수 밖에 없고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문자이기 때문이다. 무시할 수 없지만 지겹게도 날아 오는.....)

 

   메일은 답이 없다. 회사메일 계정은 철저하게 일적인 용도로만 알려주고 사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 메일 쳐다보다 끝날 것이다.(다행히 회사 메일은 매우 비싸고 강력한 스팸 필터링을 사용해서 정말 일적인 이외의 것은 들어오지 않는다. 문제는 거의 쓸모없는 회사 공지사항 - 경조, 사조, 돌잔치, 회장님께서 친히 뮤지컬 티켓 거액이벤트 하면 답글 다는 것 까지... 이건 공지사항 팝업을 없애라고 소리치고 싶을 정도... 같은 것이 이 하루에 수십통도 넘게 날라온다는 것...)  사적인 개인메일은 아주 친한 이들에게만 공개하고 사용하지만 웹메일의 스팸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어디 가입하거나 인증하거나 그닥 중요하지 않을 경우 써먹는 메일계정, 그리고 기타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메일까지 보자면 하루에 두 시간 이상은 메일을 보거나 답을 쓰거나 업무지시를 내리거나 공지를 하거나에 보내게 되는데 대략 구글계정까지 치자면 다섯개 이상 메일을 매일 열어보고 삭제하고 답을 다는 셈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아예 거의 pc를 켜지 않고 좀 해방되는 편이지만 월요일엔 정말이지 이틀간 쌓이는 메일 정리하는데에만 오전을 다 보낼 지경인 것이다.  이런 상황이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라면 겪는 이 짓을 매일 매일 해나가고 있다.  [아날로그로 살아보기]의 저자는 독일인 이지만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이 똑같이 인너텟에 메일에 스마트폰에 치여 살다 어느날 문득 이 모든 것을 치워 보고 살아보리라 결심한다. - 음... 이건 언론인이고 기자라 가능한 일인 듯 좀 부러운 환경(?)이라고나 해야 할까...

 

  저자의 40일간 인터넷과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는 과정을 읽다 보면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책에 몰두하게 된다. 아마 나라면 거의 불가능 하지 않을까..... 회사에선 잘리지 않을까. 순식간에 피드백을 주거나 받거나 디파인된 업무에 수시로 변동사항을 체크하느라 정신없을때가 다반사인데 말이다. 

 

  아주 가까운 사람(가족 빼고는)핸드폰 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외우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하루에 다섯번 이상 통화하는 나의 상관 핸드폰 번호는 내 스마트폰이 사라지면 전화하지 못하리라..... 가만히 생각해 보자면 희한하게도 독일의 이 사람이나 나나 아니면 삼십대 이상의 사람들은 우리가 스무살 이전에 사용하던 집전화는 설핏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친한 친구의 핸드폰 전화는 검색해야 하지만 그 녀석 집 전화번호는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니 말이다.    

 

아무것도 못 할것 같고 두려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면 조금 불편할뿐 그에 비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받으리라.  가장 인산 깊었던 것은 아미시 마을에 관한 글이었는데 그들의 생활방식은 나에게 잔잔한 충격과 동경을 가져다 주었다.

 

거기에 온라인 뿐만이 아니라 어디에서고 인간이 친구로 둘 수 있는 범위가 150명 내외라는 던비박사의 150명 친구 이론엔 고개가 끄덕 끄덕... 거기에 덧붙여

 

" 여성은 소통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것이고요. 반면에 남자는 가끔 만나죠. 그리고 떡실신 될때까지 술을 마십니다. 그러다보면 우정은 공기 중에 사라지고 마는 거지요."   

 

 젠장 부정하고 싶긴 하지만 대강 남자들은 정말 다수가 저렇다.

 

  [아날로그로 살아보기]는 간접경험만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꽤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딱딱하지 않게 일반인들에게 낯선 이론을 제 실생활에 살짝 곁들여 이야기로 풀어내기도 하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명확하게 주제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나도 스마트 폰 정도는 만지작 거리지 않으며 살 자신이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제로 이 책의 저자와 같이 기한을 정해놓고 생활한다면 아마 꽤나 곤란하고 답답할지도 모르겠다. 전원생활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었고 지금도 다시 돌아가 사기를 은근히 바라는 나이지만 뭐 실제와 머릿속 생각은 천지차이니까 말이다. 마치 워크샵에 갔다 오랫만에 공을 차는데 이미 마음은 공을 잡았으나 몸은 고꾸라져 어깨 인대가 늘어나 고생하고 있는 우리 부장님처럼.....

 

어쨌든 인터넷을 줄이고 스마트 폰을 고만 만지작 거리고 그 시간에 사람을 만나고 소통을 하고 주위를 돌아보자 라는....  - 사족이지만 스물 몇살 먹는 요즘 녀석들 대다수는 아마 이 책을 이해하지도 하려고도 않하리라...  [아날로그로 살아보기]는 80년대 아래의 인터넷 공해로 찌들은 우리 세대들에게 바치는 진정한 치유서가 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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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노래처럼 - 노래로 부르는 시, 시로 읽는 노래
소래섭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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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백석의 맛]이었던가요. 프로네시스에서 펴낸 지식전람회 시리즈를 찬찬히, 한권 한권 읽다 만난 책은 읽는 것만으로 입안에 침이 고이고 배고 고파와지고 그리워지고 뭔가 뭉클해지는 그런 느낌었습니다. 실천문학사의 [백석전집]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저자가 문득 궁금해 약력을 읽어보니 오호라 <백석 시에 나타난 음식의 의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교수님이었군요. 참 맛나게도 글을 쓰시는구나 감탄했었는데 이건 국문과를 졸업했건 국어국문학부 교수이건 상관없는, 글쓰기 재주이었겠구나 싶은 생각에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

 

  습관처럼 신간을 뒤척이다 발견한 소래섭 교수님의 책을 발견하곤 다시 입맛을 다셔집니다. 이번에는 시로 읽는 노래라네요. 저번 것과 마찬가지로 시를 떼어 놓고 생각 하실 수 없나 보다 하는 반가움에 일단 보관함에 담아 두었는데 며칠 사이에 거짓말처럼 내 품으로 날아들어 왔습니다. 5호선 중간에서 종점을 오가는 애닯은 출 퇴근 길에서 삼일간 야금야금, 대략 여섯시간 동안 맛나게 읽어 내려간 [시는 노래처럼]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시본능(?)을 일깨워 주고 말았습니다.

 

  서정시는 '아이유'다 처럼, 실패한 사랑은 환유를 남긴다에 내 것이 아닌 삶들....... 역설, 모순 너머의 진실에 진실을 말하는 또 다른 방식에 이르기까지 책을 읽다가 감상하다가, 눈을 감고 시를 슬쩍 소리나지 않게 입모양으로 읽어 내려가다가 머쓱하게 보는 이 없는 데도 얼골이 발그레져 실없이 웃기도 하고.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그 꽃>, 문학동네 p33

 

행위를 통하여 대상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 받게 되었을 때 나는 그에게로 와 꽃이 되었노라 가만히 네 이름을 불러 보기도 하고. 

에셔의 무한원형4(천국과 지옥)을 바라보며 나는 왜 천사가 아닌 악마만 눈에 보일까 하고 잠시 낄낄거렸다가 뭣을 잡고 반성 하자 라는 다소 천박한 생각을 접고 서로 분리되지 않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시와 음악은 관계를 연결하는 아주 좋은 수단이기도 하겠지요. 책을 읽다가 정말 아이돌의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물론 유행이 워낙 빨리 돌아치는 세대라 이미 한 물간(?) 노래이긴 하지만 기특하게도 저 자신은 제법 아이돌 노래를 대강은 따라 부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AM 이었던가요 <밥만 잘 먹더라>라는 가요를 제가 알다니 제법 히트한 곡이겠지요. 고조된 감정을 담는 하나의 갈래로서 시와 노래는 하나이고 시는 노래처럼 불리워져야 한다는 점에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참 맛난 책이지요.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정호승,<미안하다>(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비 p69 

 

  저 시를 읽고 어지간히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 먹먹해지지요. 지금도 입술로 속으로 되뇌이다 보면 살짝 울컥합니다.

 

 

 이 책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알았고 만났던 시인의 시가 많이 나와 반갑기도 합니다.

함민복시인이나 이윤학 시인은 - 두 분다 술을 어찌나 좋아하셨는지 제 스물 몇살 때 신촌에서 아는 형님에게 소개를 받고 돼지 껍데기에 소주를 동이 트도록 마시고 자취방에 가 쓰러졌던 기억도 납니다. - 유명하시니까요.  그 중 이윤학 시인의 이미지라 시를 읽다 보면 섬뜩 섬뜩해지는요. 마치 제 어린 날 뱀을 삽날로 쳐 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책이 끝으로 치달을때 즘이면 예의 시의 해석에 치우쳐 아이쿠 어려워 지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무척이나 필요한 부분이긴 하겠지만 끝까지 조금 더 쉽게 다가갔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능에서 마주치는 지문같은 글과 문장이 터벅 뭍어나오는 듯도 싶었고....... 하나의 시를 자꾸 자꾸 읽고 외우고 느끼면 저자가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올텐데 살짝 이렇다라고 시를 해석하여 단정짓는 다는 느낌도 개인적으로 뭍어 나온 것 같았지만 이런 건 큰 흠이 되지 않았겠지요.

 

  두번째 읽을 때에는 여기에서 골라낸 시만 따로 빼내어 골라 소리내어 봅니다. 참 맛있고 입에 달라 붙으며 흥겹습니다.

 

  암요. 시는 노래입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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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 무한경쟁 시대를 넘어서기 위하여
플로리안 오피츠 지음, 박병화 옮김 / 로도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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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러스 톰킨스라는 양반이 노스페이스의 창립자 였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띠지에 제대로 낚였다.  - 플로리안 오피츠(이 글의 저자)인 줄 착각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자기계발서 내지는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같은 에세이나 어쩌면 생태 환경학 같은 종류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와 감독(다큐멘터리)일을 하면서 느낀 가속화에 대한 회의, 시간은 도대체가 왜 부족한 것일까? 속도와 경쟁에 집착하는 세상 속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여러 전문가를 만나는 여정속에서 저자가 이해 못하는 것과 깨달음, 불안, 성찰, 그리고 다소 파격적인 대안까지도 오롯히 담아내는 인문학적인, 그런 책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신기에 가까운 멀티테스킹 작업과 우선 순위를 정하여 처리하는 일들도 결국엔 모자란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분 초를 쪼개 쓰는 사람들, 100만분의 1초 빠른 뉴스를 전송하기 위해, 전송받기 위해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세상에 사람은 없다. '우리가 이러한 속도전을 통해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속도전은 누구에게 유익한가? 더 나은 세계와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난 몇십 년 동안 끊임없이 개발된 기술과 그로 인한 시너지 효과, 효율성으로 절약한 시간은 다 어디로 갔을까? 누가 그 시간을 훔쳐가기라도 한 것일까?' - p19

  

 그리고, 늘 시간에 쫒기고 불안해 한다. 더 많은 정보를 알기 위해 사람들은 인터넷에 들어 가지만 곧 길을 헤매인다. 싸이월드의 파도를 타듯 링크를 타고 돌다 보면 애초에 내가 왜 접속했는지에 대해 잃어버리고 만다. 끊임없이 스마트 폰을 만지작 거리고 한 페이지 정도 되는 글은 스크롤을 내려버려 본인이 원한다고 하는 정보만 찾아 읽는....... 정신은 무감각해지고 그럴수록 사람들은 소통에 매달리지만 여전히 단편적인 SNS나 채팅같이 빠르게 더욱 빠르게 나의 관심사를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다닐 뿐이다. 모든 것을 관장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닥치는 탈진.... 허무, 낙담,   "인생은 선택, 한계를 인정하고 집중하세요."  디지털 세계와 6개월간 단절한 기자의 인터뷰는 생경하다.

 

  거래소에서 주식을 사람이 마우스 클릭질로 판다고 아직도 믿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일부 개미들은 그렇게 하겠지.......  초당 1,000건이 넘는 주식들이 마이크로 초단위로 변동하는 이익에 따라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매로 사고 팔린다. 사람이 개입할 수 없는 곳.  기계가 이미 점령하고 인간은 쓸모없어졌다. 사람을 위해 기계가 만들어졌으나 되려 사람의 가치가 필요없어지는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 이렇게 까지 빨라져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 - 우리가 아니고 아마 그.. 아주 극소수의 이익을 챙겨가는 그들(유한한 생명인데 돈을 싸들고 천국이든 지옥이든 들어갈 것인가.) "인간의 일상 생활과 복지에 의해 좌우되어야 할 경제가 왜 컴퓨터의 통제에 맡겨져야 하는 걸까?" -p129  알고 있으면서도 충격적인,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 참담하다. "나는 왜 사람들이 속도에 중독되었다고 생각하는 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하면서도 태연했다. "모두 그렇게 하니까요. 기술을 개발하니까 그 기술을 이용하는 겁니다." -p 131

 

  그렇다면 이 가속화된 사회에서 우리가 불안해 하지 않고 시간에 쫒기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 대안점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 다큐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게 활자로 날아 든다. 제도권을 탈출해 산장에서 감자를 깎으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금융 전문가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분주한 일상과 의도적으로 거리 두기를 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나의 행복....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일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 문제는 제도권 안에 벗어나기가 그의 말처럼 거짓말처럼 저지르기 쉽지 않다는 것...  그러면 스위스 산골 농장에서 소와 양을 키우는 바츨리 가족은 어떠한지.... 이들은 저자가 보기에 바람직한 삶을 위한 투쟁이라 보는 것 같다. 1년 365일 하루의 휴가도 없이 새벽 세네시에 일어나 젖을 짜고 일을 시작하는 이 사람들은 그 일을 행복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누구나 이런 삶을 살 수 없지 않는가. 저자가 찾는 것은 현재이 가속화된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대안이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나는 4,000년 후를 기대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던 노스페이스 창업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 본다. 톰킨스의 급진적인 사명감만이 지구와 인간을 다시 건강한 속도로 끌어내리는 대안이 될까라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을 다시 품으며 여정의 마지막 종착지인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인 부탄으로 떠난다.

 

  그리고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민총행복론의 실제 삶을 들여다 보고 과감히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대안으로 내 놓은 것이 조건없는 기본소득 즉, 빈부남녀를 가리지 않고 월 200만원의 기본금액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18세 미만의 아이는 절반의 금액을 국가에서 보조해 주어 삶의 가치를 높이자는 것인데 재원확보가 불가능하고 물가가 올라 소비와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리며 필요에 상관없이 누구나 똑같이 돈을 받는다면 일을 하려 들지 않고 놀 것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는 것에 대해 조목조목 타당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확실히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유토피아적 생각이다.

 

   문제는 인간이란 생물 자체가 스스로의 이익에 따라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생각하는 바 의식이 성숙되고 인격이 높아져도 현실적인 내 문제로 다가오면 쉽게 동조하지 않거나 극렬하게 저항한다는 점이다.  일견 수정된 공산주의 체계라고 보여지는 - 비록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나눠갖는 것이 아니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보장해 주면 내가 하고 싶은 일, 행복을 구현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점에서는 다르지만 - 이런 논지는 아무리 인식 능력이 뛰어나게 진화할지라도 인간 본연의 불완전체로 인하여 가능한 현실로 만들어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막말로 내가 낸 세금으로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일 안하고 탱자탱자하면서 노는 멀쩡한 녀석들을 위해 (걔네 행복과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곰곰히 생각해 보자면 무척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행복의 기준이 모두 다른 시점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저자는 행복한 삶에 필요한 공식이나 가속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대안을 찾으려고 계속 노력해야 하며 주어진 삶을 올바르게 살아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가속화를 멈춘다는 것은 인생의 한계를 인정하는 일이고 그것은 시간을 절약하거나 건강하게 주말을 보내는 습관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인생은 유한하다. 질병과 죽음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 올 수 있다. 그때가서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우리는 무엇을 떠올리게 될까? 사무실의 컴퓨터 앞에 앉아 지칠때 까지 일하던 생활? 그럴 수는 없다. p 259

 

  이 책에서는 어떠한 답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단지 각기 다른 삶을 들여다 보면서 묻고 회의하고 스스로 깨닫고 찾아가는 수 밖에 없다. 단지 우려되는 것은 가속화에 대한 논의가 너무 개인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흐름을 돌려 볼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거시적인 대안을 생각했다면 너무 큰 기대였을까....  어쨌거나 [슬로우]는 그 시작점에 서는 단초가 될지도 모르겠고 시발점이 될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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