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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르의 소설을 읽어서 시대를 본다.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칼의 노래 2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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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칼의 노래 1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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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날개에 소개된 바와 같이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단순한 고서점에 보내는 도서 청구서와 고서점의 납품서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식으로 산다면 이런 책이 나올 리가 없다.

적어도 나는 고서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다. 단 돈 몇 푼 더 버는 게 당장의 목적이고 어떤 인간적인 틈새도 용납하지 않는 우리 같은 문화환경에서는 이런 책이 절대로 나올 수가 없다. 이건 비단 고서점에 관련된 문제만이 아니다.

문화라는 것, 책이라는 것, 예술이라는 것, ...이런 것이 없어도 얼마든지 살수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고, 당장 돈이 되고 쌀이 되지 않는 것은 다 소용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한 문화라는 것이 피어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대한민국의 제2의 고서점(당시 제일 큰 고서점은 <통문관>이었다.)에서 근무할 당시의 월급은 2000원이었다. 때는 거슬러 올라가 1967년 경이었다. 2000원 중에서 1000원은 끼니를 굶고있는 부모님게 보내고 1000원으로 한 달을 사는 거다. 목욕은 물론 이발도 제대로 할 수 없고, 나의 유일한 해방은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물론 밥은 주인집에서 먹었다. 그러나 그 대신 주인집 아들의 과외를 해 주어야 했는데, 이 애가 어찌나 교활하게 속을 썩이는지 애를 많이 먹었다. 즈이 엄마가 너무나 들볶으니까 모든 핑계를 나에게 돌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과외선생이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둥 늦게 왔다가 일찍 간다는 둥.... 그러나 내가 전심전력을 기울여 성심껒 가르친 결과 나중에는 성적이 현저하게 오르고, 이 애가 나를 무척 따르던 기억이 난다. 진(晉)씨인 이 꼬마도 지금은 나이 40의 중년이 되었겠지.....

제일 괴로웠던 일은 잠자는 일이다. 책방의 한 켠에 다다미를 한 장 놓고 그 위에서 웅크리고 자는 건데, 특히 겨울 밤에는 자다가 한 두 번은 꼭 깨어 일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이 때문에 가려워서 도저히 잠을 못 자기 때문이다.

12시 쯤 일어나 내의를 모두 벗어서 바깥에 널어 놓는다.겨울 추위에 이들이 얼어서 죽기를 기다린다. 나로가에 앉아서 한 30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이가 다 죽었겠지 할 때 쯤 나가서 내의를 훌훌 털어입고 자는 것이다. ...이런 짓은 하룻밤에 한 두 번 해야하는 것이다. 지금이야 그까짓 내복 2벌 사서 한 벌은 입고 한벌은 내다 널면 돼잖냐? 고 생각하겠지만 당시에는 내복 한 벌이 꽤 비쌌기 때문에 그럴 엄두도 못 냈다.

어떻든 이런 고서점 생활에서 고객과, 더구나 해외로 넘나드는 고객과의 편지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다. 아마도 이런 상황은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은 일부 대형 서점을 제외한 많은 서점들이 문을 닫는 형편 아닌가? 더구나 고서점은 사양길로 접어든지 오래다. 굵직 굵직한 사회과학 서점들이 연이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쟁이 끝난 후의 궁핍했던 영국의 한 고서점 사람들과, 미국 뉴욕의 간난한 무명작가의 이 아름다운 교류는 고독한 현대인의 마음을 적셔주는 한 떨기 들꽃 같은 향기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편지(청구서)는 빠른 템포로 책방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사연이 계속되고, 영국으로 계속 초청을 하지만 결국은 이루어지지 않고, 그러다가 갑자기 책방 주인 프랭크가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오고 어느덧 지금은 서점이 문을 닫았다는 에필로그가 보인다.

이것이 한 시대를 살다 간 한 사람의 생애의 압축판이다. 만약 뉴욕의 무명작가가 영국의 책방 사람들의 초청을 받아들여 일찍 영국의 채링크로스 84번지를 방문했더라면... 아마도 이들의 고독한, 그러나 정겨운 만남은 이렇게 오래 지속되지 못했을 것이다.

헬렌 한프는 온라인 시대의 선구자적 예감을 실천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인터넷을 통하여 만나고 헤어지고 대화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고.....하는 것을 그녀는 당시 편지라는 매우 고전적인 방법을 통하여 실천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인터넷과 편지는 매우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떻든 우리는 살기 위해서 소통을 원하고 그 소통의 방법이 종이 위의 편지에서 온라인으로 변한 것 뿐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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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할 때 최대의 약점이 무엇일까?

술 마시고 바람 피우고 도박하고....

이런 게 아니다. 그건 약점이 아니라, 잘못이기 때문에 그냥 잘못했습니다, 하고 납짝 업드려 있으면 된다.

진짜 약점은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을 사 모으는 일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아니, 책 읽는게 약점이라니? 책방사이트에 와서 무슨 찬물 끼얹을 일 있나?

그게 아니라, 생생한 사실이다.

내가 저지른 최대의 잘못은 평생 책을 사랑하고,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읽었다는 사실이다.

부부싸움 할 때마다 이게 걸린다. 아내 왈

"책 읽었다는 사람이 말을 그것 밖에 못해요?"

"책 읽었다는 사람이 그래 그런 것도 몰라요?"

"아빠는 그렇게 많이 알고 양심적으로 살았다고 하면서도 엄마심정을 이해 못해줘요?"

......................

할 말이 없다.

차라리 술 먹고 난봉 부리다가 말년에 얌전히 수그러 들면 대접이나 받지,

이건 초장 부터 책 읽는답시고 원칙과 논리와 진실... 뭐 이런 걸 따지고 살다보니 잡히는 약점이 너무나

많은 법이다.

그래서 보나마나 남편이 죽으면 제일 먼저 내다 팔 물건은 바로 책일 것이다.

이건 보나마나 뻔한 일이다.

안되겠다. 내발로 먼저 뛰겠다고 평생 모은 책을 몽땅 팔아버리려고 몇 개의 블로그에 썼는데(서재 째 몽땅 팝니다.), 아무런 반응도 없다.  이래저래 책 사 모으느라고 돈 못 벌고, 책 읽느라고 눈 다 버리고, 책 읽는다고 딴 재주 못 배워 먹고 살 호구지책이 없고,

책읽는다고 아내에게, 애들에게 지청구 먹고,............. 그래도

이젠 오고 갈 데 없는 신세가 되니 생전에 배운 도둑질이 이것 밖에 있나?

어제도 하루 종일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다가 오고 말았으니

책 읽는 사람들이여,

늦기 전에 책에서 손을 떼고

현찰을 거머쥐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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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을 모은 책이다.

그냥 책이 아니라, 짜장면 한 그릇 값을 아끼며 모은 책이다.

한 때는 잡지 창간호도 꽤 모았다. 지금은 강화도 동생집에 보관중이다.

잡지 말고 3000여 권이 되었는데(정확치는 않음)

집을 줄이게 되었다.(자세한 내막은 생략)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에게 팔까?

1. 책을 마누라 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

2. 책을 읽을 뿐 아니라 쳐다보고 만져보고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3. 돈 1만원있으면 친구랑 술 마실래 책살래 했을 때 책 사는 사람.

4. 급하다고 나 처럼 책 팔아먹지 않을 사람

 

다음과 같은 생각도 해본다.

시설이나 도서관에 기ㅏ부하는 것

그러나 시설 같은 곳에서 내가 모은 문학 인문사회과학 책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고

도서관에 기부하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고...

 

솔깃하는 사람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그럴 사람 있을 라나?)

 

만약 판다면 4권 당 얼마씩(2000-3000원정도), 그리고 책장 까지 몽땅이다.

운송은 사는 사람 부담, 참고로 여기는 인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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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9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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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희망은 있는가?

 

배우 김혜자씨의 방송인터뷰가(3월 중순경) 있자 마자 나는 그분의 책을 샀다.

 

<꽃으로도 대리지 마라>

 

그러나 나는 그 책을 서가에 꽂아놓은 채 차마 읽을 수가 없다. 방송에서 그녀의 목소리 몇 마디를 듣는 것만으로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책을 꽂아 놓은 채 하루에 몇 번 씩 바라보고 만져본다.

 

희망이라는 것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이 글을 쓰는 나나 이 글을 읽는 분들이나 모두 자신의 고통 속에서 희망 따위는 없다고 말하고 싶을지 모르겠다. 어떤 분은 건강 문제로, 어떤 분은 부부간의 문제로, 어떤 분은 어쩔 수 없이 진 카드 빚 때문에.....

 

사실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 곳에서도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세상은 전쟁과 살륙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고 정치는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청년실업자는 나날이 늘어나고 가난한 사람과 돈 많은 사람의 간격은 점점 벌어지고 문화는 퇴폐의 징후를 보이고 종교는 자신의 아성 속에서 민중의 고통을 외면한 채 자신의 배만 불리려고 하고......

 

그러나 과연 그럴까?
세 명의 여인이 떠오른다.
마더 데레사, 배우 오드리 헵번, 그리고 배우 김혜자.
진정으로 여성적인 것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는 구절이 이 시대에 복음처럼 들려온다.

 

앙리 듀낭이 솔페리노의 참상 속에서 느꼈던 바로 그 진실을 오늘 배우 김혜자는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혜자씨 역시 처음에는 절망을 느꼈다.
처음에 에티오피아를 방문하고 나서 너무도 절망이 컸던 나머지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다시는 이런 곳에 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혼자 짊어지기에는 너무나도 큰 절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로 공단의 어느 미싱사 아가씨가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 쓰려고 꼬깃꼬깃 모아두었던 돈 8만 천 원을 사랑의 빵 성금으로 내고 싶다는 전화를 받는 순간

 

"신이 나의 손을 잡아 이끄는구나."하고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 

 

절망적인 이 시대 속에서, 우리 개인의 온갖 절망을 넘어서 나는 희망을 본다.
오늘 나는 깊은 절망 속에 있다.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그러나 나는 절망할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8만 천 원을 내놓겠다고 했던 가난한 미싱사 아가씨, 배우 김혜자, 그 예뻤던 오드리 헵번, 그리고 인류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

그래, 이들이 있는 한 아직도 희망은 있다.

 

마지막으로 김혜자씨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한테 제대로 해주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그런 아이들은 엄마한테,
'새벽 3-4시까지 책 읽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고 오히려 이해해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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