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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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만시간의 법칙을 내세운 아웃라이어로 유명한 (물론 이 외에도 좋은 저서가 많음)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

선대인 씨가 번역했다고 트위터랑 블로그에 여기저기 글을 올려서 호기심에 사서 보았는데, 

과연 재미있어서 푹 빠져들어서 읽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좀 힘이 빠짐.. 마지막에는 설렁설렁 읽고 마쳤다. 

 

요약하자면, 

강육약식의 세상이라고 해서 늘 약자가 지는 것은 아니며, 

역사상의 전쟁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약자가 자신의 위치, 강점을 살린 경우(정면전이 아닌 게릴라 전으로 대응 등)에는 승리한다는 것이

높은 확률(1/3)로 나타난다는 것. 

따라서 기성 제도에서는 불리한 상태에 있는 사람이라도(예를 들면 독해가 중요한 교과과정에서 난독증을 갖고 있는 경우) 

자신의 강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성공의 기회가 있다는 것. 

 

그리고 용의 꼬리가 될 것이냐 닭의 머리가 될 것이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결론적으로 닭 머리가 낫다는 주장. 

어디에서나 최상위에 있는 사람들은 소속 집단의 평균적인 수준과는 관계없이 최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예일대의 하위 그룹과 상위 20위쯤 되는 대학의 최상위 그룹의 연구/논문 실적을 비교한다면 상위 20위 대학이 낫다는 것.

때문에 최상위 그룹에서 최상위 집단이 아닌 경우, 그룹 전체의 수준에 미달하는 사람들은 좌절을 맛보게 되고, 

오히려 차상위 그룹이라면 좋은 실적을 낼 수도 있었을텐데 결과적으로 낙오하고 만다는 것. 

지금까지 충분히 체감해 온 바지만, 파레토 법칙을 증명하는 듯 하여 씁쓸했다. 

 

이 부분에서는 전작에서의 주장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서 말콤 글래드웰이 주석에서도 부연 설명을 달아놓긴 했는데

책에 등장하는 바로 그 인물(브라운대에 입학했다가 학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좌절) 대학시절 수없이 좌절해 온 경험상 

납득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 게다가 결론적으로 나도 전공과는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학업을 포기한 것과 같다 - 

그래서 결과적으로 상위그룹에 속하는 게 좋은가, 하위그룹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게 좋은가? 하는 문제에서는 

저자의 주장에 100% 동의하기 어렵다. 

 

요컨대, 좌절했기 때문에 포기하느니 하위 그룹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낫다. 

하지만 좌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상위 그룹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다면, 이득이 되는 면도 있다. 

기본적으로 상위그룹의 수준이 더 높기 때문에. 

여기에는 개인의 성향이라는 게 파라메터로 존재하는 게 아닐까. 

 

공대 1학년이라면 필수로 들어야 하는 물리학에 좌절했을때 

다른 학교의 물리학 교재를 보고 저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여긴 내 수준으로는 무리야, 라고 고민도 한 반면, 그러니까 굳이 좌절할 필요는 없어. 라고도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최고지향적인 성격이 아니라 어느 그룹에서나 대충 중간을 가는 성격이라 상위그룹에 가는 게 그나마 나았을 거라고 자위중. 

어쨌든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내 탓이오... 


 

 

결론 : 책은 재미있고 주장은 걸러서 들으시오.

 

저자는 지금 불리한 입장이라고 해서 성공의 사다리가 치워진 것은 아니라며 희망을 주고 싶은 것 같지만

불리한 입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운과 노력이 필요하다(물론 노력한 댓가는 달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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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 사람들
심윤경 지음 / 실천문학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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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들이기 좋아하고 치울 줄 모르는 주인 덕분에 내 책상에는 독서의 차례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책들이 일년삼백육십오일 쌓여있는데, 이 책이야말로 진짜 일년만에 읽었다. 작년 Yes24  문학캠프 가서 받은 책인데, 유달리 손이 가질 않아서 책상 위에 묵혀두었다가, 소설책이란 소설책은 대충 다 꺼내읽고 드디어 이 <서라벌 사람들>집어들게 된 것. (그러니까 선덕여왕 때문은 아니라고..!!!)

<선데이 서라벌>이라고 명명하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 답게, 정말 가십거리 읽듯이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

성스러운 핏줄이 어우르는 신의 나라, 신라의 성골은 정말로 거인족이었을거라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신라의 사상을 설파하면서, 정작 사용한 어휘들은 현대어라 좀 이질감이 느껴지긴 헀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이제 곧 가을이다. 원래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 이제 다시 책을 읽을 때로구나. 

근 몇달동안 책을 손에서 놓고 살다가, 다시 한번 책을 붙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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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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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원래 『낙원』을 읽으려고 했는데, 『모방범』의 후속작 격이라는 걸 알고 긴급히 『모방범』을 먼저 구해 읽었다. 꽤나 두꺼운 책 세권이었는데, 미유키 여사의 책은 역시 엄청 재미있어서, 주말새에 다 읽어버렸다.

일본 소설은 미스테리, 스릴러라고는 해도 장르가 다소 모호한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정통 추리소설은 사건 발생후 탐정이 등장해 실마리를 파헤치다가 맨 마지막에 가서 짜잔! 하고 범인을 밝혀내는 순간의 짜릿함이 매력이지만, 미야베 여사의 소설은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고, 범인도 미리 다 밝혀버린다!!!   

그럼 대체 무슨 재미로 읽느냐고? 독자는 철저히 극의 바깥에 배치된 채로 르포를 읽듯 사건의 설명을 듣고, 범인의 각본에 피해자가, 주변인물이, 이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진범은 어떻게 드러나게 되는지가 이 소설의 포인트인 듯 싶다. 제목이 의미하는 모방범이란 무엇인지, 이 책의 마지막에서야 알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심리 소설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에는 책에 쏙 빠져들어서 정신없이 읽어버렸지만.   

서구 스타일의 추리소설과 달리 수사의뢰를 받은 탐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사건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단서에는 한계가 있고, 사건을 풀 수 있는 관계자들이 서로가 미처 닿지 못하고 정보를 나누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존재하지만, 바로 그것이 이 거대한 사회의 모습이다. 『이유』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점이지만, 사회 속에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미시적인 사건에 거시적인 사회가 어떻게 소용돌이치는가를 잘 그려내는 점이 매력적이라서 미유베 여사의 소설이 참 좋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면서 살아, 시게코. 

라는 작중 대사대로, 소설에 나타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중에서 분명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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