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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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알게 되어서,그리고 그걸 다 기억해야 해서 괴로웠다고 한다. 하지만 기억은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잊지 않아야 한다. 망각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래서 감수했다. 잊지 않는 일, 증언 하는 일, 기록이 되는 일, 기쁜 일을 오래 기뻐하게 하고 슬픈 일을 오래 슬퍼하게 하는 일. 하지만 자신의 기억이 원하는 모든 이에게 공정하게 제공되어 가치 있게 쓰이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여자의 정확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기업이 인수해버린 도시, 그 도시 속에 나뉘어진 시민들의 계급. 그리고 그 도시속에 속하지 못하거나 도망쳐 나왔거나 버려진 사람들의 공간. 사하맨션. 맨션의 각각의 호수에 사는 사람들의 지금의 이야기 그리고 30년 전의 이야기가 엇갈려서 진행된다. 장편소설이지만 각각의 이야기들이 단편소설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각자의 이야기들이 모두 다 아팠기 때문일까. 정세랑작가님의 추천의 말 중 "조남주 작가가 상상해 낸 기묘한 도시국가는 모든 것이 순식간에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라는 말에 이 이야기들은 디스토피아 세계의 이야기이지만 언젠간 나도 이 세계를 마주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순식간에 나빠질 수 있을 것이라는 걸. 그래서 우린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더 이상 갈 길이 없어보이는 앞이 꽉 막힌 것 같은 절망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마주할 수 있을까.


사하맨션의 반짝임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다, 빛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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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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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정말로 지구가 그렇게 고통스러운 곳이라면, 우리가 그곳에서 배우게 되는 것이 오직 삶의 불행한 이면이라면, 왜 떠난 순례자들은 돌아오지 않을까?"

"류드밀라의 행성을 볼 때 사람들은 무언가 놓고 온 것, 아주 오래되고 아늑한 것, 떠나온 것을 떠올렸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모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평론가들은 류드밀라의 작품이 어디에도 없는 세계를 묘사해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존재한느 시계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로 시작하는 이 책을 나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까.

아, 너무 좋았던 책. 나도 지금 우주 어딘가에서 이 책을 읽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각자의 단편 속엔 수 많은 우주와 다른 세상이 있었고, 나도 함께 둥둥 떠다녔다.

어느 순간에는 우주에 있었고, 어느 순간에는 우주정거장에 혼자 멍하니 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다니. 내 속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우주를 경험했다.

내 안에도 수 많은 우주가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우주 안에 행성 안에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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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거짓말 :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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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거짓말 - 금기 속에 욕망이 갇힌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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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세상 모두가 여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의 영원한 주제는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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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 세대가 했던 페미니즘 운동은 실패했고, 세대 교체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철저하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법과 제도에 맞서야 해요. 기존의 이 모든 시스템을 거부해야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여전히, 끊임없이 불법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거겠죠. 만일 누군가 나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이 있따면 그는 언제든 어떤 이유로든 꼬투리를 잡아 나를 감옥에 넣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의 풍습과 문화가 우리를 불법 속으로 밀어넣고 있어요. 바로 그 때문에 투쟁을 끝까지 해낼 수가 없어요. 우리도 무서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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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싶지 않지만, 지금 현재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 아프고 잔인하다. 모로코 여성의 성에 관한 대화를 나눈 인터뷰 에세이인데, 모로코 여성 뿐만 아니라 이런 억압과 고통을 받고 있는 세계의 수 많은 여성들을 떠올리고 함께 아파했다. 읽는 내내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는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우리나라 여성들의 인권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라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함께 응원하는 일.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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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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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마리아는 그가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녀의 새장을 흔드는 것을 멈추었다고. 일시적인 유예기간을 즐기는 만큼, 아직은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무지개가 뜨기 전에는 폭풍이 오기 마련이었다."

서로 다른 상처를 지닌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 그리고 그들을 쫓는 알수없는 누군가의 무서운 손길들. 협박은 물론 계속 지켜보며 감시하고 가족들까지 위협을 느끼게 된다.
서스펜스 로맨스라는 말이 딱 맞았다. 작가의 이전 작품들은 따뜻한 감성적인 이야기였다면 이번엔 로맨스와 서스펜스가 함께 했다.
오늘 하루를 이 책으로 보냈다. 궁금해서 멈추지 못하고 정신없이 계속 읽어내려갔다.
읽으면서 혼자 고민하고 추리도 해보고 나름의 반전의 결말을 기대하며 읽어내려갔지만 역시 내 촉은 맞지 않았다. 너무 깊게 생각한 걸지도. 이제서야 운명적인, 아름다운 사랑을 시작한 두 사람에게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긴다면? 생각만해도 무서웠다. 하지만 마리아에게는 콜린이 있어 내심 안정감이 들기도 했다. 운명적인 만남, 운명적인 인연 덕분에 나의 운명도 달라진게 아닐까. 행복만 가득해도 모자랄 순간 속에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궁금하게 만드는 그 보이지 않는 검은 존재. 그 안에 더 견고해지는 사랑. 소용돌이 같은 이야기 속에 하루종일 갇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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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womankind Vol.6 :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 한국판, 6호 우먼카인드 womankind 6
우먼카인드 편집부 지음 / 바다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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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VOL.6

"앞을 보지 못하는 것보다 유일하게 더 나쁜 것은 앞을 보면서도 미래를 그리지 못하는 것이다" 라는 헬렌켈러의 말과 이번 우먼카인드 6번째 이야기의 주제를 보고 큰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사실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 어려운 주제라고, 무조건 어렵고 난 잘 모르겠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 살고있고, 내가 정말 여태껏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있었던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나라를 지구를 우주를 위해 힘쓰고 있는 수 많은 여성들에게도 감사의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나는 지구에, 이 나라에 살고 있고, 우주의 정말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는 걸.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 곳을 지켜내고 아껴야 한다는 것. 지구인으로써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내가 지구를 위해 무엇인가 하고 있고, 잘 살고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러 생각들이 들었는데, 반성의 시간이었으며, 지구인으로써 우주를 유영하는 기분도 느끼게 되어 감사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 퇴근 후엔 하늘을 자주 쳐다보게 되기도 했는데, 그저 내가 지금 이 우주 속에 존재하는 사실이 신기하고, 이 곳을 어떻게 더 아끼고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들었던. 오늘따라 달도 더 밝고 이뻐서 마음은 이미 우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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