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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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알게 되어서,그리고 그걸 다 기억해야 해서 괴로웠다고 한다. 하지만 기억은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잊지 않아야 한다. 망각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래서 감수했다. 잊지 않는 일, 증언 하는 일, 기록이 되는 일, 기쁜 일을 오래 기뻐하게 하고 슬픈 일을 오래 슬퍼하게 하는 일. 하지만 자신의 기억이 원하는 모든 이에게 공정하게 제공되어 가치 있게 쓰이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여자의 정확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기업이 인수해버린 도시, 그 도시 속에 나뉘어진 시민들의 계급. 그리고 그 도시속에 속하지 못하거나 도망쳐 나왔거나 버려진 사람들의 공간. 사하맨션. 맨션의 각각의 호수에 사는 사람들의 지금의 이야기 그리고 30년 전의 이야기가 엇갈려서 진행된다. 장편소설이지만 각각의 이야기들이 단편소설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각자의 이야기들이 모두 다 아팠기 때문일까. 정세랑작가님의 추천의 말 중 "조남주 작가가 상상해 낸 기묘한 도시국가는 모든 것이 순식간에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라는 말에 이 이야기들은 디스토피아 세계의 이야기이지만 언젠간 나도 이 세계를 마주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순식간에 나빠질 수 있을 것이라는 걸. 그래서 우린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더 이상 갈 길이 없어보이는 앞이 꽉 막힌 것 같은 절망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마주할 수 있을까.


사하맨션의 반짝임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다, 빛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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