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지만 의미있는 책

만국기 소년 ㅣ 창비아동문고 232
유은실 지음, 정성화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참 괜찮은 작가다.

감도 있고 문장력도 있고 다르게 보기 능력도 좋고...

그런데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단편은 다소 무겁다.

이전에 '우리 집에 마고할미가 왔어'처럼 단번에 읽히지 않는다.

물론 두 개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 빛깔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은 되지 않겠지만

그리고 이 책에서도 유은실 작가다운 강렬함이 빛나긴 하지만

주인공들의 상황이 너무 어렵고 고단해서 마음이 짠하다.

그러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간결하게 풀어낼 수 있음이 부럽긴 하나

과연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은 이 주인공들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가.

문득 궁금해진다.

미래 첨단도시의 모습이 과연 이럴까.

다름이의 남다른 여행 ㅣ 힘찬문고 42
최유성 지음, 김중석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2월

미래세계. 첨단과학의 폐해를 다룬 이야기다.

2회 좋은 어린이책 작가상 수상작.

 

읽고난 느낌은 역시 미래를 상상하고 미래도시를 엮어낸다는 건 참 어렵구나...

나름 꼼꼼하고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간혹 헛점이 보인다.

정말 가끔씩 미래에 현재가 투영되어 있는 느낌..

 

어쨌건 주제를 명확히 드러내며 다소 뻔한 결말로 맺고 있는 이야기이나

미래 사회를 소재로 하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렇게 쓰기까지 얼마나 많이 고심을 하였을까, 존경스럽긴 하다.

 

 

저학년 눈높이에 딱 맞춘 책

귀신이 곡할집 ㅣ 돌개바람 10
이경혜 외 지음, 김중석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5월

2회 바람 단편집으로 저학년 아이들 대상의 책이다.

지난 해 1회 단편집에 열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꽤나 묵직했던 것에 비하면

무게감이 훨씬 덜해져서 오히려 좋다. 저학년용이라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말이다.
 
저학년 대상이라서 그런지 이야기도 쉽고 간단하다.

이경혜의 [귀신이 곡할 집]은 정리정돈 안 된 집의 사물이 주인공이고

임어진의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는 부모의 싸움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는

아이의 눈높이를 그렸다.

한박순우의 [개집]은 잔잔하고 따스한 반면 무얼 이야기하고자 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특별한 사건도 결말도 없는 듯 보인 탓이다.

권지연의 [생선 두 마리]는 그냥 하나의 에피소드 같다.
 
어쨌거나 아이들의 눈높이를 잘 맞추고 있는 단편집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살짝 자극할 수 있는 책...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를 위한 그림책

난 잠자기 싫어! ㅣ 구름동동 그림책 19
토니 로스 지음, 배정인 옮김 / 삐아제어린이 / 2007년 5월

오랜만에 접한 그림책.

잠자기 싫어하는 어린 아이의 심리를 잘 그리고 있다.

뻔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엮어낼 수 있음이

그림책의 매력인 듯 싶은데

그게 잘 살아있는 그림책이었다.

잠자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한 권씩 비치해두고 짬짬이 읽어줘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마음을 울리는 글과 그림

낙타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 ㅣ 우리나라 그림동화 5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6월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의 그림책이다.

유기훈님의 그림이 글과 잘 어울린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감있는 우리 그림책.

요즘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내가 느끼는 따스함을 요즘 아이들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어른을 위한 그림책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가슴에 따스한 불씨 하나씩 가질 수 있음 좋겠다.

학원에 게임에 정신없이 바쁜 아이들에게 낙타 할아버지와 같은 여유로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도, 그림도, 제목의 글씨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