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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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사랑의 심리학 -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롤프 메르클레 지음, 장현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표제가 굉장히 맘에 들었다. 그리고 구입하지 않으면 왠지 해방되지 않을 것 같아 얼른 장바구니에 담아버렸다.
이 책을 읽고 상당한 괴리감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평소에 '나'와 '면박꾼'의 존재를 명확히 구분되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를 경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이 생각치도 못한 '수확'이자 '충격' 이었다.
이 책은 독일의 심리학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환자를 상담하고 시술하면서 담은 경험담과 그 간의 쌓은 노력으로 만든 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읽어가면서 이해하기 난해한 부분들도 있었다. <번역>이 읽어나가기에 약간 부담스럽다고나 할까. 생소한 단어들도 눈에 보이고 한 번 읽어 넘어가기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되풀이해서 읽어나가 약간의 고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 세상의 사람들은 온갖 다양하고 개성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성격이나 이해관계가 성립되는것은 각자가 처한 환경적인 차이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극심한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를 갖게 되고 자신의 아이한테 되물림하고 싶어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것은 우리가 가진 경험과 환경, 기억이 얼마나 무서운지 여실히 알려준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면 내 안의 면박꾼이 온갖 폭언을 서슴치 않고, 더욱 내 목을 조르고 초라하게 만들어버린다. 이런 것들 하나하나 솔직히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실수를 하면 맘 속으로 나를 깡끄리 망가뜨리고 '어리석다' '멍청하다' 식의 말만 내뱉으면 그만이었다. 그걸로 내 실수는 묵인되고 무언가 합당한 보상을 준 것 같아 마음이 의외로 편해지는 구석도 있었다.
그치만 결국 그러한 것 들이 모여서 지금의 나는 상당한 괴로움과 자괴감에 시달려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머릿속에 면박꾼이 내 모든 구석을 훑어보고는 상당히 거슬리는 말들을 시작하면 그것을 제대로 끊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버릇이 되어 길들여진 것이다.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느낀 것이 이 책을 읽고 나서다. 아마 읽지 않았더라면 난 평생을 '면박꾼'의 존재를 모르며 자신을 한탄하며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을 신경쓰고, 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슨 말을 할지를 늘 생각하고 고민해 왔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나의 일상적인 버릇과 생각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가지가 잘 정돈된 나무가 있다. 어떤 사람은 그 나무의 가지가 너무 없다고 생각하여 이상하게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잘 정돈되어 있다고 칭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이처럼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 사람인데, 내가 생각하는 관점과 다른 주변인들이 보는 관점이 제각각이라 내가 이렇게까지 신경쓰고, 장담해버리는 지금까지의 버릇들이 전부 부질 없다는것을 새삼 느끼게 되자, 그동안 조여왔던 족쇄가 순식간에 풀어져 해방감을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 저자는 심리학적으로 이해시키고, 예를 들고, 경험을 비춰 신뢰를 얻게끔 해준다.
정말 사랑해야 할 상대는 상대가 아니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 그 동안 나를 기피하고 도리어 파괴하고 있는 상대가 나 자신이었음을 느꼈을 때의 그 충격은 아직까지 생생하다. 이 책을 읽고 자신을 얼마나 혹독하게 학대하고 있었는지 필히 느껴보길 바란다. 이 책을 훑어보고 있는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다.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적어도 바라보고 있는 쪽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