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시간대, 따뜻한 때양볕이 냉랭한 거실을 환하게 비춰주고 고구마 한 개를 점심삼아 먹은 것이 피곤함을 유발한 모양이다. 기분 좋은 낮잠에 빠져든 나...
너무 깊게 잠들어버린걸까...? 꿈속의 사차원속에서 헤매던 나는 커다란 진동과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압박감을 느껴버렸다. 꿈속인데? 너무 생생해서 무섭기까지 했다.
순간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다, 아니 핵이 드디어 발사되었구나 싶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창문이 유리조각처럼 순식간에 나를 향해 덮쳐지겠구나, 엄마가 해주신 고구마도 못 먹는구나, 슬프기보다 몹시 끔찍했다. 이건 꿈이 아니었다. 문득 눈을 뜨면 사방이 암흑에 둘러싸여 있을 것만 같았다.
천천히 눈을 떠보니 한순간에 일어났던 진동과 압박감은 사라져 있었다. 눈부신 햇살과 따뜻한 온기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생각해보니, 오전 잠깐 나가면서 우리 아파트 앞에 익스프레스 트럭 한 대가 보였고, 커다란 레일이 아파트 위층을 향해 짐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본 것도 같다.
"아, 이사했구나..."
그리고,
내가 살아있음에, 세상이 아직 평화로움에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바보같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