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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김소향 옮김 / 이레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를 막연하게만 생각해왔다.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무언가 상실한다는 것은 전혀 생각해보질 않았다. 내가 살아있기에 당연히 남들도, 하다못해 나와 관련된 모든것들이 살아 움직이고, 웃고, 울고를 반복해가며 살아있겠구나-라는 생각 뿐이었는데, 너무나 단편적인 생각으로 인해 주변의 잃은것에 대한 슬픔에 간과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뉴스에서나 신문에서만 접할 것 같은 무수한 사고와 사건들, 그리고 조용히, 때론 엄숙하게 치뤄지는 장례식또한 어쩐지 남얘기 같아 그냥 흘러보내기에 급급했는데, '회자정리'처럼 애정과 인연으로 만났다해도 이별하는 것은 정말 당연하고 원인과 결과처럼 확실함에 틀림없다.
언젠간 사랑하는 사람들, 아끼는 물건, 혹은 자신을 잃을 날이 오겠지만 그 잃음의 슬픔이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모든 것들이 산산조각이 나고 자신또한 분열되어버리지 않았을까 싶다. 분노, 두려움, 체념, 아쉬움 등이 단계별로 나타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는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마음속에 공허함과 애절함, 슬픔과 아픔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안타깝고, 쓸쓸하고, 두렵고, 슬프지만,
인간이기에, 모든 영위물을 습득하고 다스리고 누리는 온전한 인간이기에 잃는다는 것에 대한 아픔과 아쉬움을 가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다. 그저 허황된 욕심을 버리고 푸른 하늘과 맑은 구름, 따뜻한 햇살, 풍요로움을 누리는 새들 사이의 지저귐 사이에서 사랑하는 그 누군가와 함께 있는 그 시간동안이 정말 행복했음을,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을 많이 가지고, 사사로운 것들에 대한 감동을 많이 느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