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패션계의 경험을 살려 악랄하고 지독한 세계-화려함의 이면을 감추고 있는-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작가의 디테일하면서도 부담없는 필체, 온 몸에서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로 긴박하고, 생소하고, 때로는 젊은 여성들이라면 심하게 공감 될 내용들이 적절히 가미되어 절대 질리지 않을, 오히려 책에 손을 떼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에 심취하게 만드는 내 자신이 놀라울 정도로 재미있는 스토리로 엮어져 있다.

언제나 꼬이고 꼬인 사건들의 수습이며 뒷 마무리, 정상급 스타들을 섭외하기 위한 몸부림, 윗 상사로부터의 질책과 야비한 술책, 상처 될 소문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거나 푼돈을 수시로 챙기려는 동료들, 7년 전의 자신을 비참하게 바람 맞힌 맞선남과 조우...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는 사람들과의 생활 속에서도 어떠한 불굴의 의지인지 여주인공은 당당하게, 힘들지만 하루를 악착같이 자신의 본분을 다하며 때로는 몸을 불사지르며 하루를 힘들게 마감한다.

화려하고도 멋진 세계라 자부할 법한 패션계의 에디터들의 일상은 지독하고 때론 정리 안되는 재고를 보관하는 창고같이 빡빡하기만 하다. 몸에 옷을 맞추는 세대는 이미 그 반대가 되버린지 오래다.

아이러니한 상황에 마주하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를 고민하는 모습속에서 문득 내 자신이 비춰졌다. 분명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는 인간이란 동물을 바라보며 자신의 사치품에 대한 '환호'와 저 멀리 아프리카 난민들을 향한 '측은함'-동시에 상반되는 두 상황을 바라보며 인간이란 어쩔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바로 감성적여서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 소설의 결말은 어떨까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기대해서 일까? 어쩐지 너무 쉽게 풀리는 듯한 로맨스에 약간은 김이 풀려버리기도 했다. 너무나 멋진 왕자님을 꿈꾸는 '내'가 아니여서 그런지 몰라도 현실적이었던 내용이 갑자기 순정만화 스러워졌다고나 할까, 나를 여주인공에 맞추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여주인공은 각박한 세상속을 야무지게 때로는 순수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김삼순'이라 불러주고 싶다.

그녀를 통해 앞으로 내가 밟아야 할 세계를 열심히 살아가야겠다고 느끼기도 했고, 20대라면 누구든 해봤을 경험들을 이 책을 통해 보니 조금은 재밌기도 했다.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더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