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런닝을 하고 물을 마신 뒤 잠을 잤던 것 까진 기억이 났다.

문제는 지갑을 두고 온 자리를 가봤지만 그 자리를 메꾼 아령 두 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던 것.

꿈이길, 시간을 되돌려줬으면... 하는 바램으로 곳곳에 놓인 휴지통이며 화장실이며 온갖 곳들을 뒤져 보았지만 끝끝내 지갑은 찾지 못했다.

평소에 그리 소중하다고 못 느꼈던 무수한 종이 조각과 소중한 사람들과 찍은 사진, 엄마가 회사생활 잘하라며 진득허니 생활할 수 있다고 주신 부적 하나, 조금씩 아껴쓰던 문화상품권 3장, 아빠가 주신 1달러 미화, 적립카드며 체크카드며...그리고 딴 지 1년 채 안된 나의 운전면허증...

왜 지금에서야 뼈저리기 소중함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사진이야 다시 찍으면 되지만, 한 번 찍은 사진은 그 시간-하루에서는 유효하다.

나를 생각해서 주었던 물건들에 대해 소홀했던 자신과, 방치해버린 지갑을 가져간 어느 양심없고 운좋은 그 사람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1차적으론 내 잘못이 제일 크니까. 현금이 없어도 좋고, 문화상품권이 없어도 좋고,  돈 되는건 없어도 좋으니..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준 물건들만 제발 찾았으면 좋겠다.ㅠㅠ 이제 이틀째이지만 캄캄 무소식.

그냥 휴지통에 톡...하고 버려졌을지도 모를 가련한 내 지갑과 물품들이여..

정말 뜨거운 안녕을 외쳐야 하나...이미 정지시킨 체크카드도 미안하고 걱정을 끼친 내 수많은 장기와 핏줄과 살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

당분간 불행한 0원의 시작은 곧 현실이 될 것 같아. 몸서리치게 떨리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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