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인 <적의 화장법>에서 화장법이란 단순히 미용이라는 의미를 벗어나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의미의 보편적인 질서,즉 코스모스(cosmos)를 환기함과 동시에 다의적 차원에서 일종의 가면(masque),즉 위장을 암시하기도 한다고 책표지에 써있다. 이걸 알고 읽으면 이 책의 제목에 왜 화장법이란 말이 들어갔는지 이해가 금방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가면을 쓰고 산다.그 가면은 어쩔 수 없이 쓰는 경우도 대부분이다.그러나 이 가면을 너무 오랫동안 벗지 않으면 가면이 얼굴에 붙어 벗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된다. 나중엔 자신의 진짜 얼굴을 본인 스스로 알 수 없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내 안에 숨어 있는 또다른 나...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큰 적이 될 경우가 허다하다. 주인공이 공항 대합실에서 만난 그 남자는 진절머리가 나도록 말을 시키고 집요하게 따라 다닌다.결국 죽음까지 몰아간 그 남자는 자신의 적이었다. 그리고 그 적은 내 안에 숨겨진 가면을 쓴 또다른 나였다. 이것을 보면서 데이비드 핀쳐 감독의 '파이트 클럽'이 문득 떠올랐다. 이성을 가진 채로는 평소에 절대로 행할 수 없었던 행동, 자신 속에 몰라 숨어서 사는 짐승과도 같은 본능...그것들은 또다른 나의 모습이다. 그대로 살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가면을 쓰게 되는지도...가끔 그것을 참을 수가 없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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