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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도시
폴 오스터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상상력이 고갈된 혹은 잃어버린,사라진 내 정신세계는 폐허였다. <폐허의 도시>를 읽으면서 난 폐허가 되어버린 내 정신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마치 쥐가 빨간 눈알을 떼록거리며 문설주를, 기둥을, 서까래를 갉고 있는 소리와 같았다. 그러다 서서히 무너져가는 정신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관절염 환자처럼 바닥에 닿을 듯 기우뚱거리는 내 정신 세계. 그 책을 다 읽고 두꺼운 책 표지를 탁 덮는 소리와 함께 내 정신 세계는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야 말았다. 참으로 전율스럽고 참담하였다.
빌어먹을 폴 오스터... 이제 정신을 차리고 폐허처럼 무너진 정신 세계의 잔해를 말끔히 치우고 새롭게 정신 세계를 세워야겠다. 그런데... 내 죽기 전에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세운다고 세워지기나 할까...
*폴 오스터의 소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는 웨인 왕 감독과 폴 오스터에 의하여 <smoke>란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다. 오기 렌 역을 하비 케이틀,폴 오스터의 역을 윌리엄 허트가 맡았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 많을 테니 영화 얘기는 생략하고...
속편으로 <blue in the face>도 나왔다. 웨인 왕 감독이 바빠서 폴 오스터 혼자 1주일만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특별히 시나리오도 없이 출연자들의 넋두리 비슷하게 만들어졌는데 여러 배우들 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특히 짐 자무쉬 감독의 담배에 대한 넋두리는 일품이다. <smoke>와 <blue in the face>를 연달아 보면 더욱 재미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