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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그의 글을 읽으면서 그는 우리 주위의 일상적인 것들, 너무 일상적이어서 미처 우리의 주의를 끌지 못했던 것들을 꺼집어 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의 글에 모두 공감하는 것도,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난 그 일상적이라는 것을 입에 물고 내 생각 안으로 깊게깊게 가라 앉았다. 그 안은 어둡고 음습하며 움직이기에도 몹시 버거웠다. 이 짓을 왜 하고 있는지...울컥 짜증이 솟구쳤다. 그러다가...켈켈켈...나는 파닥거리며 솟구쳐 올라왔다. 그의 친필 사인 덕분이다. 그의 사인은 어쩌면 내게 황순원 선생님의 약봉지와 같은 역할을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책을 다 읽는 동안 이 짓을 몇번이나 반복했다.
사족 : 그의 책 뒤에 실려있는 오치균의 그림이 품고 있는 색채는 참으로 싸하다. 가슴이 써걱 베어진다. 색채의 칼이다. 충무공의 칼, 김훈의 칼, 오치균의 칼...나도 칼이 갖고 싶어졌다. 내게도 나만의 칼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