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부탁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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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운동선수는 범인에게 반성을 촉구한다.”

오쿠다 히데오, <야구를 부탁해> 中



+) 나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좋아한다. 오쿠다 히데오 최고의 매력은 역시 한 번 펼치면 책을 닫지 못하게 하는, 무섭도록 몰입하게 만드는 그 스피디한 전개와 군더더기가 없는 문체라고 생각하는데 그 매력의 정수는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듯 싶다. 네 편의 소설을 읽었고, 에세이집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조금도 실망스럽지 않다. 오히려 기껏 돈주고 산 책을 한 호흡에 후르륵 읽어버려서 화가 날 지경. 어쨌거나 오쿠다 히데오는 읽을 때마다 날 숱하게 감탄하게 한다. 다 읽고 난 후에야 '어 다 읽었네' 싶은 그 전개 방식, 깨알 같은 유머와 읽고 난 후 진득하게 따라붙는 여운과 단지 가볍지만은 않은 시선까지. 적재적소에 찔러넣는 위트는 또 얼마나 달인의 솜씨인지. 그 매력의 정수가 아마 에세이집들이 아닐런지. 세상에, 이렇게까지 자기자랑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 이렇게까지 재미있는 에세이를 쓰는 작가라니. 

정신없이 낄낄낄 웃고 나니 '아 오쿠다 히데오였구나' 하고 이제사 뒤늦게 감이 온다. 다 읽으니 왠지 개운하고 후련한 밤. 다 읽으면 항상 시원하게 져버린 기분이 든다. 오쿠다 히데오의 글은.






* 원글은 2011년 8월 23일, 달찬블로그 (http://dalchan.tistory.com/171)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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