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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3-11-06  

인사
명예의 전당,에 오르셨다는^ ^ 첫페이지를 읽고서 마치 제 일처럼 반가운 마음이 드는 건 아무래도 저의 오버일듯^ ^ 그래도 한번이라도, 짧게라도 인사를 나눈 사이(?) 라는 것 때문이니, 너무 주책맞다고는 하지 말아요.
아무튼, 축하 드리는 인사.
아, 그리고 리뷰들을 좀 봤어요. 예전에는 소설에 관한 리뷰들을 보다가 오늘은 영화 리뷰를 보았네요. [질투는 나의 힘]과 [오, 수정!] 오! 홍상수!
홍상수 영화에 대한 이상한 애착(?)이 있었던 저로서는 님의 글이 어찌나 쫙쫙(반가움에 계속 오법니다) 잘 읽히던지요. 언젠가 홍상수 영화 리뷰를 다 써봐야지, 했다가 오늘 그 어줍잖은 욕심을 버렸습니다. 님의 리뷰 덕분이니 감사한 마음 뿐이죠.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을 읽고 나면 마치 삶의 의욕이 생기거나 혹은 이상한 질투심(?)이 생겨 열심히 살고 싶어집니다. '질투는 나의 힘'이죠. 안그래도 어제 기형도 시집을 뒤적일 일이 있었고, 그러다가 또 오래 붙잡고 있었죠. 결국 메신저 이름을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라고 적어두었으니, 이것도 병은 병일 듯 싶습니다.
인사가 길었습니다. 아무래도 주책입니다. 혹은 오버이거나.
글 잘 읽겠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쎈연필 2003-11-06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강원도와 경주를 들르는 가벼운 여행을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생활의 발견>과 닮았더라구요. (행선지만;)
그 리뷰는 파토스를 내뱉었을뿐인데 잘 보셨다 하니 민망스럽기도 하고... 님 리뷰 보고 싶군요. 쓰세요오-! ^^

기형도 시집은 한 시절 좋아하다 마는 것 같이 느껴지더니 시간이 좀더 지난 후엔 또 다가오더군요. 담담한 친구같은. 그때에 격정적으로 다가오던 그러다 식어서 개켜뒀던 글귀들이 이젠 참 살갑게. 저도 '엄마 걱정'의 경지에 올랐음일까요. ^^;

인사 자주나눠요. ^^



 


clavis 2003-11-02  

보들레르/여행에의 초대

*Duparc - L'invitation au voyage (Poem by Baudelaire)/ Maggie Teyte

...
보라, 저 운하에 잠이 든 배들을.
방랑벽에 젖은 그들을
세상 끝에서그들이 오는것은
네 하찮은 욕망을 채워주기 위하여.

저무는 해는
다시금 물들인다
들과 운하와 온 도시를.
보라빛 금빛으로
세계는 잠이 든다. 따뜻한 햇빛속에서

거기엔 모두가 질서와 아름다움,
호화로움와 고요, 그리고 쾌락뿐

-보들레르,여행에의 초대(L'Invitation au Voyage )


*
안녕하세요?서재 구경 잘 하고 갑니다.
보들레르의 시에 붙인 '여행에의 초대' 라는 노래가 있어요.
샹송인데요,프랑스 인상파 작곡가인 뒤빠르끄의 곡입니다.
(지금 오빌리비온이랑 엉켜서 기묘한 소리를 내고 있군요;;)

재미있는건 이 시의 구절과 같은 마티스의 작품이 있다는거에요.
"호화로움과 고요, 그리고 쾌락"이라는 작품입니다.
(Matisse, Henri -Luxe, Calme, et Volupté, 1904-05)
서재에 그다지 어울리지가 않아서 작품을 올리진 않겠지만^.^

장르를 넘나드는 호화롭고 하찮은 여행만이 무지에서 나를 구원해주리라는
야속한 희망뿐,저처럼 가난한 여행자에겐 눅진한 종이뭉치가 영원히 찬란한
미지의 처녀지가 되어주겠지요?

라스꼴리니꽃님의 거침없는 항해로 그대의 서재,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bon voyage~*

 
 
쎈연필 2003-11-03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일상.

안 그래도 요즘, 헌책방에서 구입한 <모비 딕>을 읽고 있는데, 수월치 않군요. 거침없이 줄줄 읽히면 좋을텐데요. 갑판 위의 묘사가 나오는 소설들은 죄다 <모비 딕> 영향 받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인훈의 <광장>도 아마 그럴 겁니다. 예민하죠? ^^

아리잠직. 작가 최명희가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조어라지요? 아끼고 싶어 10권의 대하소설에 딱 한 번 썼다는 아리잠직. 아름다운 선물 고마워요. 황홀했답니다. 마티스의 그림 찾아보고 싶군요. 분명 화려하겠지요.

오필리아를 보면 <물과 꿈>에 나오는 고인 물의 몽상이 떠오르네요. 물을 바라보는 것은 나르시시즘을 떠올리게 하고 빠지는 것은 오필리아를. 고인 물은 죽음을. 유동하고 흐르는 게 좋지요. 햄릿을 찾아 님 서재도 항해를 시작하면 저도 기쁘겠습니다.
 


비로그인 2003-11-01  

흑백에 비친.
늘 서둘러 보다가 오늘은 마음을 다잡고 찬찬히 서재를 둘러봤는데,흥미로운 부분이 많더군요.300여권의 책들,그 중에서 80여권의 시집들.홍상수.바둑.여행.테마의 핵심은 홀로움?..

더러는 꽤나 현학적이고 어려운 책들도 많아서 건성으로 넘긴 리뷰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공통분모의 책들,내가 본 책에 대한 감흥의 차이에 대해선 공감,혹은 갸우뚱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모교선배인 박일문의 살아남은자의 슬픔은 연애소설의 형식을 빌린 시대정신의 공기로 느꼈고,김영하의 아랑은 왜는 개인적으로 가장 완벽한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특히나 형식적인 부분에서.) 진중권의 폭력과 상스러움에선 의식의 차이를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지적하신 그 부분은 우리네 보수라고 자청하는 사람들이 잘 써먹는 수법이지요.진중권의 욕과 악다구니는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이루어집니다.물론 홍세화,신영복,기타 다른 지식인들과의 글쓰는 방식의 차이겠지요.저는 그 욕과 악다구니가 거칠다기보단 익살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다른 지식인들의 지식의 진보성보다도 저는 오히려 그의 작은 실천성,이를테면 한달에 당비2만원씩을 꼬박내는 작은것들이 더 피부에 와 닿습니다.

서정인,김훈,베케트..에 이르러서는 절대 공감이구요,대체로 시인쪽은 공통분모가 많아 보였습니다.장정일,이문재,최승호,백석,허수경..등등..

홍상수의 강원도의 힘 서평은 참으로 맛깔나게 읽었습니다.머리속으로 정리되지 않던 홍상수에 대한 이미지가 확연하게 손에 잡히는 느낌이었습니다.돼지가 우물에 빠진날..보고선 처음으로 담배가 피우고 싶었었죠.홍상수 영화안에 술이 많이 등장하는데,그것이 현실을 적실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적인 매개체는 아닐런지,그점이 늘 궁금했는데,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보아하니 글을 업으로,혹은 글과 관련된 일을 하시고자 하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던데..제대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아무래도 저같은 얼뜨기들은 얕게 폭넓게 파고드는 경우가 많은데,확실히 내공이 저는 분명 부족하단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앞으로 기웃기웃 어깨너머로 배우겠습니다.역시나 그것도 정석은 아니겠지만요.^^

PS:대쉬바둑에서 3단놓고 둡니다.역시나 얕게 배운 동네바둑이지요.바둑은 몇단의 내공이신지요?..월동준비 끝내면 다시 들리지요.감기 조심하시구요.
 
 
쎈연필 2003-11-02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제가 전에 쓴 리뷰들은 가급적 찾아 보지 마세요 ㅠ.ㅠ 진중권에 대해서 님이 말씀하신 부분은 저도 공감해요. 어제 김훈의 <풍경과 상처>를 읽다가 예전 이곳에 건성으로 리뷰 쓴 게 생각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_- 님의 말씀을 들으니 참 부끄러워집니다. 예전에 시집 리뷰들은 좋아하는 시 타이핑해서 얼버무리고... 뭐 이런 만행을.

전 <생활의 발견>에서 김상경과 추상미가 어느 삼겹살집에 들어갔을 때, 김상경이 뜬금없는 소리-아마도 기시감에 대한-를 하고는 머쓱해져 얼버무리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너무 리얼해서 깜짝 놀랐었지요. 번번이 등장하는 술에 대해서... 글쎄요. 술 마시고 싶어지네요.

완벽한 게 소설이 어떤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감명 깊게 읽으셨다는 뜻인 거 같습니다. 저도 김영하의 깔롱한 건조체를 괜찮게 봅니다. 되지요=되죠. 있지요=있죠. 그렇소, 아니오, 않아요... 등등의 어색한 대화체는 그의 소설에 등장하지 않지요. 그의 소설이 흡인력이 좋은 이유 중엔 대화체의 리얼함이 한몫한다 싶습니다. 근데 <아랑은 왜>는 마지막에 김빠지더군요. 정옥낭자전에 대해 언급한 부분요. 전 정옥낭자전을 찾아볼 생각

쎈연필 2003-11-02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을 했었거든요. 보르헤스는 소설에서 혹은 주석으로 이용한 텍스트를 절대 밝히지 않지요. 밝히더라도 거짓말일 경우가 허다합니다. 소설 다 읽고 나서도 독자를 잡아둡니다. 아랑은 작가가 친절한 부기를 안했으면 나을뻔 했습니다. 취향의 차이인 거 같은데 그 비슷한 소설은 김연수의 <꾿빠이 이상>이 참 재밌더군요. 그리고 꾿빠이 보다는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가 더 재밌고...

전 알라딘 리뷰들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습니다. 물론 님의 리뷰들도요. 주로 문학 관련 책들을 편식해서인지 사회를 보는 눈이 어둡습니다. 예전에 쓴 제 헛소리들은 너그러이 봐주세요... 많이 배울게요^^

바둑은 10살 때 기력이 그대롭니다. 기원 바둑으로 5급쯤... 오로바둑 1단 넷바둑 3단입니다. 라이브 바둑도 아이디가 있긴 합니다. 대쉬바둑은 첨 들어보는군요. 오로가 유료화한 뒤로는 한 판도 안 둔 거 같습니다. 대구에 사시는 거 같은데, 언제 한 번 만나 수담 나누면서 책이야기도 하고 같이 영화도 보고... 하지요 ^^
 


쎈연필 2003-11-01  

악의 꽃 완역본 나오다
관념소설을 쓰는 지인 둘로부터 각각 안광, 김운하라는 소설가를 추천 받았다. 서점에 갔다가 안광의 책은 없어서 못 봤고, 김운하의 <언더그라운더>를 조금 읽다 말고 왔다. 사려고 알라딘에서 검색하니 없다. 왜 없을까... 김운하 소설은 난삽한데 재밌었다. 시작부터 성서를 재해석하는 양 치기를 부리다가 바르도 퇴돌(국역본은 티벳 사자의 서)이니 바가바드 기타니 이름만 나열하고... 게다가 다성악적 기법이 되는 마냥 대화와 논쟁으로 이끌어가는 소설이었다. 이승우의 등단작과 정찬이 최근에 텍스트에 대한 텍스트 쓰기(요즘엔 본디오 빌라도에 관한 거 쓰더만. 재미없드라)하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재밌을 거 같다. (나라도 사서 팔아줘야한다...)

푸코의 <감시와 처벌>도 새로 나와 깔려 있었다. 헌데 웹서점으로 검색하니 없다. 만화 푸코에서 본 바대로... 끔찍스런 사형 집행 묘사에서 시작했다. 소설처럼 읽혔다. 소름이 오소소... 알라딘에선 이삼천원 더 싸게 살 수 있을건데... 왜 데이타베이스 등록이 더 늦을 걸까. 빨리 검색되길 바란다.

융선집 5권이 연금술 관련인 줄 이제서야 알았다. 내가 바라던 이상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고전 이벤트 끝났는데도 여전히 25% 할인에 프로이트 관련 책 서비스. 이럴 줄 짐작 못한 건 아니지만... 괜히 이벤트 고전들 산다고 까불었던 거 같다. 하지만 융선집 1.2.5권 세트로 구매하는 건 역쉬 충동 과소비다. 그리고 1.2권은 너무 어렵다 ㅠ.ㅠ

경악할만한 기쁜 소식.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대산세계문학총서로 나왔다. 완역본인 거 같다. 내용 빈약한 민음사 세계시인선 1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어이가 없기도 하다. 김붕구는 보들레르 연구했다더만 완역한 것도 아니라니! 그사람 번역 <적과흑>을 믿지 못하겠다. 악의꽃이 이제야 완역된 나라 코리아... 대단한 나라다. 아마 노벨문학상 수상작도 다 번역되지 않았다지...?
 
 
 


mannerist 2003-10-27  

두드림
안녕하세요. 오래전 버려놨던 제 서재에 글을 남겨주셨지요. 이제야 인사드리네요.

여유가 좀 생겨 홈피 업데이트를 하면서 이 공간을 제 홈피의 일부로 포함시켰답니다. 다시 끄적대려고 마음먹었다는 이야기지요. 생각날때 한번씩 들려주시길.

책 목록을 한번 곁눈질해봅니다.이곳에 오기 전 라스꼴리니꽃 님의 서평을 본 적이 있더라구요.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사랑의 단역사'에 대한 이곳의 유일한 서평, 그리고 제 지인이 낸 책에 대한 짧은 서평, 그렇게 두 건을요.

전자는 벼르고 벼르다 얼마전 읽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도서관 대출 기간 한달을 꽉 채울듯 합니다. 후자에 대해서는, '전작주의'에 대한 조그마한 변명을 하고 싶네요.

책 자체를 소외시키지 않는 한, 저자의 이름만 보고 책을 빼드는게 그리 나쁜일이라 생각치 않아요. 저같은 경우,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을 읽은 후 우리나라에 번역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거의 모든 저작들을 보이는대로 사서 읽었거든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던 '환상의 밤'도, 발견하고 한장한장 읽어나가며 쾌재를 불렀던 '세계의 건축가들(번역명 천재와 광기)'도, 한권한권 읽어나가며 제 안에 쌓여갔던 감정 하나하나 모두 제 삶을 전보다 풍요롭게 만들었거든요. 책 자체를 상품화시키는 습성이라기보다는,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가끔 들르겠습니다. 날 추워지는데 몸조심하시길...

원천에서 mannerist...
 
 
쎈연필 2003-10-27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반갑습니다. 다음에 님 홈피도 소개시켜주세요.
크리스테바의 책은 눈치 채셨겠지만 제대로 못읽고 쓴 거예요. 이럴 때 정말이지 뜨끔합니다. 예전에 썼던 성의없는 리뷰들을 제 손으로 다시 클릭해서 볼 자신 없지만 보게 될 땐 식은땀이 흐른답니다... 방금 보니 오타도 있고 맞춤법 틀린 것도 보이고.
전작주의자의 꿈에 관한 평을 쓴 것도 물론 기억납니다. 오래전에 쓴 건데 제 독설이 지나쳤나 봅니다. 이렇게 기억까지 하시다니... 죄송스럽군요(진심입니다).
님이 좋아하시는 츠바이크를 물론 저도 좋아합니다. 몇 권 못 읽었지만요. 차차 읽을 생각입니다. 감기는 걸렸는데, 곧 나을 거예요. 몸조리 잘 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