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그인 2003-11-01
흑백에 비친. 늘 서둘러 보다가 오늘은 마음을 다잡고 찬찬히 서재를 둘러봤는데,흥미로운 부분이 많더군요.300여권의 책들,그 중에서 80여권의 시집들.홍상수.바둑.여행.테마의 핵심은 홀로움?..
더러는 꽤나 현학적이고 어려운 책들도 많아서 건성으로 넘긴 리뷰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공통분모의 책들,내가 본 책에 대한 감흥의 차이에 대해선 공감,혹은 갸우뚱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모교선배인 박일문의 살아남은자의 슬픔은 연애소설의 형식을 빌린 시대정신의 공기로 느꼈고,김영하의 아랑은 왜는 개인적으로 가장 완벽한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특히나 형식적인 부분에서.) 진중권의 폭력과 상스러움에선 의식의 차이를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지적하신 그 부분은 우리네 보수라고 자청하는 사람들이 잘 써먹는 수법이지요.진중권의 욕과 악다구니는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이루어집니다.물론 홍세화,신영복,기타 다른 지식인들과의 글쓰는 방식의 차이겠지요.저는 그 욕과 악다구니가 거칠다기보단 익살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다른 지식인들의 지식의 진보성보다도 저는 오히려 그의 작은 실천성,이를테면 한달에 당비2만원씩을 꼬박내는 작은것들이 더 피부에 와 닿습니다.
서정인,김훈,베케트..에 이르러서는 절대 공감이구요,대체로 시인쪽은 공통분모가 많아 보였습니다.장정일,이문재,최승호,백석,허수경..등등..
홍상수의 강원도의 힘 서평은 참으로 맛깔나게 읽었습니다.머리속으로 정리되지 않던 홍상수에 대한 이미지가 확연하게 손에 잡히는 느낌이었습니다.돼지가 우물에 빠진날..보고선 처음으로 담배가 피우고 싶었었죠.홍상수 영화안에 술이 많이 등장하는데,그것이 현실을 적실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적인 매개체는 아닐런지,그점이 늘 궁금했는데,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보아하니 글을 업으로,혹은 글과 관련된 일을 하시고자 하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던데..제대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아무래도 저같은 얼뜨기들은 얕게 폭넓게 파고드는 경우가 많은데,확실히 내공이 저는 분명 부족하단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앞으로 기웃기웃 어깨너머로 배우겠습니다.역시나 그것도 정석은 아니겠지만요.^^
PS:대쉬바둑에서 3단놓고 둡니다.역시나 얕게 배운 동네바둑이지요.바둑은 몇단의 내공이신지요?..월동준비 끝내면 다시 들리지요.감기 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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