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를 더 재미있어지게 만드는 책

함정에 빠진 수학 - 논리적 상상력을 키워주는 수학동화
권재원 글, 남궁선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4월

'10일간의 보물찾기'를 좋아했던 아들녀석이 광고를 보고 내내 갖고 싶다고 했던 책이다. 수학을 전부 이해하기보다는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보게 된 '함정에 빠진 수학'

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수학단행본과는 조금 다르다. 수학의 공식이나 수학문제보다는 원리에 접근해 무한세계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수'와 '숫자'에 대해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수'는 인간이 만든 게 아니라 찾아낸 것이고 '숫자'는 인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수'는 벌집이나 눈송이의 구조에서도, 소라나 조개의 무늬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심지어 멋대로 들쑥날쑥한 해안선에서도 수학적 규칙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 책을 읽으면 또 하나의 지식을 얻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수학은 혼란 속에서 진리를 찾아내는 것. 그 과정속에서 우리 아들도 수학에 재미를 붙혔으면 하는 바램이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리뷰를 부탁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용마와 해수다. 용마는 수학 천재이고, 해수는 용마의 둘도 없는 친구이다. 이 둘은 미야쿠챠(용마의 아빠) 덕분에 수학세계로 가게 된다. 수학세게에서는 치콰이우, 에룽코 등 많은 사람을 만나고 문제를 전부 풀어나가 결국 돌아오게 된다.

나는 이 책이 꼭 '피타고라스 구출작전' 시리즈 같다. 이야기로 수학을 설명하며 푹 빠지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특징이 있는 책이 좋다. 나는 수학에 관심이 많은 데 이런 책들은 점점 수학이 재미있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학을 더 쉽고 재미있게

플라톤 삼각형의 비밀 - 집중력을 키워주는 수학동화
김성수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5월

학교에서 하는 공부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학.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수학공부라면 이왕이면 재미있게 했으면, 어렵다고 느끼지 않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수학이었으면 하는 엄마의 바램으로 수학단행본을 아이에게 자주 들이민다.

처음에 욕심엄마는 아들이 수학책을 읽으면 수학적 지식이 팍팍 머리속에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아이는 이야기만으로 재미있다고 한다. '엄마가 또 너무 앞서갔구나.' 그렇게 몇개월. 같은 책을 계속 반복적으로도 읽다보니 수학에도 이제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엄마는 내 아이가 이 책에 나오는 주철이처럼 수학적 영재가 아님을 알기에 삼각형의 비밀을 전부 이해할 것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냥 성냥개비로 풀어보는 삼각형의 얘기에 관심을 갖고 직접 해보고, TMT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만나는 문제들에 흥미를 보이는 것에 만족한다.

한가지 욕심이 있다면

"어렵고 힘든 문제라도 끈질기게 풀어내는 널 보고, 이젠 어려움이 닥쳐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학장의 말처럼 이런 마음이 아들에게도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피타고라스구출작전을 재미있게 읽고 신간 소개로 본 '플라톤 삼각형의 비밀'을 내내 읽고싶다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을 적었다.

"다른 교과서와는 달리 이야기로 소개해 재미있고, 특별한 것 같다. 특히 TMT로 다른 곳을 여행하며 수학을 배울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삼각형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야기라도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친구들도 수학교과서가 별로면 이 책을 추천한다. 수학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책은 초등저학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 나는 생각한다.

실감나는 팝업뒤에 짧은 이야기

나니아 연대기 ㅣ 놀라운 팝업왕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박민정 옮김, 로버트 사부다 그림 / 넥서스주니어 / 2008년 3월

분명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라는 부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식한 엄마는 '나니아연대기'의 영화가 전부인 줄 알았다. 대학에서 볼만한 원서로 되어 있는 책을 읽고서야 '아~'하고 무릎을 쳤자. 하지만, 다시 보기엔 조금 버거운 분량의 책.

그래서 팝업북으로 만나는 '나니아연대기'는 어떨까 책을 보기 전 내내 들떠있었다. 팝업북의 대가 로버트 사부다의 작품이라 더 궁금했던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먼저, 내용적인 측면에서 본다며 실망스러운 책이다. 모든 팝업책이 그렇듯 팝업에 중점을 두다보니 글을 쓸 만한 공간이 아주 작다. 그 작은 공간안에 나니아의 이야기를 다 풀어내는데 당연히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축약도 아주 많은 축약으로 되어 있어 이야기의 맛은 없다.

팝업북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굉장한 책이다.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펼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선 영화에서 봤던 그 장면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는 듯 하다. 옷장을 열면 피터, 수잔 에드먼드 그리고 루시 페번시가 나오고 하얀마녀도 등장한다. '새벽 출정호의 항해'에서는 닻은 헝겊을 이용해 만들만큼 공을 들였다.

이 책은 나니아연대기의 책을 읽거나 적어도 영화를 본 친구들이라면 반가워하지 않을까 싶다. 초등2학년 아들은 오히려 짧은 내용이라 쉽게 볼 수 있어 좋고, 팝업들이 너무 실감나서 좋다고 한다. . 하지만 가끔 잘 접혀지지 않는 페이지가 싶어 조심스럽다고^^^

내 아이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어린이를 위한 몰입 수업
김진섭 지음, 김상민 그림 / 파랑새 / 2008년 4월

같은 수학문제를 풀더라도 어느 날은 한 시간이 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10분이 되버리기도 하는 초등저학년 아들에게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심 잘하기 바라는 엄마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뭐든 스스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자!'
 
이 책은 그런 엄마맘에 꼭 드는 책이다. 수사관이 되고 싶은 대치,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지훈, 만화가가 되고 싶은 나라가 몰입의 즐거움을 알고 그 안에서 열심이 살아가는 대치의 사촌형을 만나면서 변화되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자기 인생에 있어 무엇이 되고 싶다는 막연함보다는 어떤 만화가 되고 싶은지, 수사관이 되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축구 선수가 된다면 지금의 나와 어떻게 달라져있을까라는 구체화를 통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위해 준비해가는 과정속에 '몰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 속에는 분명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엄마의 자리도 있어야함을 느꼈다.

아침독서시간에 읽겠다며 이 책을 챙겨가는 아들에게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하면 시간은 금방 가는 거라고 말한다.

 "아들아. 한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 몰입의 힘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보자구나."

이야기안에 숨은 그림도 찾아보는 재미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 저승이야기 ㅣ 우리 문화 그림책 12
김미혜 글, 최미란 그림 / 사계절 / 2008년 3월

글밥이 많은 책들은 단행본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림책으로 되어 있는 이야기들, 특히나 새로운 옛날이야기들은  쉽게 구할 수 없어 전집을 대여해보곤 했었다. 그러던 차 '저승사자에게 잡혀간~'을 보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들이 좋아하던 옛날이야기. 마음에 들면 같은 책을 앉아서 여러번 계속 읽는 아들의 버릇이 다시 나왔다. 읽고 읽고 또 읽고.

할머니가 해주는 지옥에 간 호랑이 얘기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어느 날 호랑이가 죽어 저승사자앞으로 가게 된다. 이승의 삶속에 비쳐지는 호랑이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의'의 호랑이가 되고, '팥죽할멈과 호랑이'속의 호랑이도 된다. 사람을 죽인 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죄, 거짓말한 죄, 약자를 괴롭힌 죄, 남의 것을 빼앗은 죄를 지은 호랑이.

결국 호랑이는 가마솥 지옥에도 가고, 얼음지옥으로 던져지기도 하고 칼산지옥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등 많은 벌을 받고 다음 생에도 호랑이로 태어나게 된다.

그래서 다시 태어나게 된 호랑이. 그 호랑이가 죽어 다시 이승의 삶을 비추는 거울앞에 서자 이번엔 '나뭇꾼과 형님'에 나오는 호랑이가 되어  다음 생엔 사람으로 태어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엄마는 책 끝에 저승에 대한 생각, 육도와 윤회, 저승과 지옥, 사람으로 사는 이승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은 그림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그림책속 주인공을 찾는 즐거움에 빠졌다.

이 책은 옛날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친구보다는 여러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작가의 의도였는지 아들의 끼어맞추기인지 모르겠지만, 놀부와 놀부마누라도 볼 수 있고, 백설공주의 거울도 볼 수 있고, 피노키오도 여우누이의 여우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 마지막 페이지에 나오는 어떤 사람으로 태어났는지의 반전은 또 다른 웃음을 주었다. 간만에 정말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읽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