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 박코치 기적의 영어학습법

박코치 기적의 영어학습법
박정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9월

알파벳만 알았다고 한다. 영어 전공은커녕 체대 출신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억대 연봉의 인기 영어 강사가 되었단다
책의 저자 박코치 이야기다
책을 만나기 전까진 박코치에 대해 전혀 몰랐었다
다만 일반인과 똑같은 환경에서 공부하고도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소개 글을 보고 어떤 비법이 있을지 궁금했다

박코치가 알려 주는 영어 잘하기 비결
시작은 저자의 영어 정복기부터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쩐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불끈~ 솟는 것도 같다ㅎㅎ
그리고 다음으로는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 들려준다
상당히 공감 가는 이야기에다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면서 꼼꼼히 설명해 준다
아마도 그만큼 영어를 못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니 낙심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일종의 용기를 심어 주는 것 같이 느껴진다
본격적인 노하우 강의로 들어가면
우리의 큰 문제인 발음에서부터 한국어와 어순 자체가 다른 영어를 문장 통째로 암기하기, 기본이 되는 단어와 숙어 암기,
이런 개별적인 부분들을 조합시켜 직독직해를 하는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알려 준다
그리고 영어 공부를 하면서 많은 이들이 한번쯤 꿈꿔 보는 유학
이 유학을 외국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방법도 귀띔해준다
이렇게 박코치의 영어 노하우를 습득하고 나면 마지막에
공부한 내용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컨텐츠를 준비해 두어 제대로 공부 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게 했다

박코치의 영어 잘하기 노하우는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짚어 주는 부분이 좋다
그리고 그에 대한 설명이 쉬우면서도 구체적이어서 이해가 잘 된다
왜 그런지 궁금한 부분을 알아서 먼저 제시해 주고 그에 대한 답변 또한 명쾌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발음교정과 문장암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박코치의 노하우를 통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던 부분도 도움이 되었다
박코치가 알려준 동해안으로 어학연수 떠나기 언젠가 한 번 꼭 해봐야겠다ㅎㅎ

김지숙 맹선호 김홍기 |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Festival Generation - 어느 페스티벌 고어의 온몸으로 휘갈겨쓴 세계 페스티벌 원정기
김지숙.맹선호.김홍기 지음 / 브이북(바이널) / 2008년 7월

세계 여러 곳의 뮤직 페스티벌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것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편안하게 말이다
과연 그런 방법이 있을까
상상만 해도 정말 즐거운 일이다
바로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을 통해서라면 결코 상상 속에서만 끝날 일이 아니다

페스티벌에 흠뻑 빠진 세 명의 저자가 직접 체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다 보면
이미 마음은 벌써 어느 페스티벌 현장 바로 그곳에 닿아있다
열정으로 가득한 공간
쿵쿵 울리는 음악에 맞춰 두근두근 쉴새 없이 뛰는 심장
그저 상상만 했을 뿐이데 정말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 같다

페스티벌이 어떤 것인지 에서부터 어디서 자고, 무얼 먹고,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하다못해 몸을 씻는 것, 화장실 이용하기까지
직접 체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알려준다
페스티벌의 분위기에 따라 구분을 해 놓아서 취향에 맞춰 고르기도 좋다
그야말로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한 알찬 정보들로 가득하다

이미 계획을 하고 있다면 보다 정확하고 요긴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한 두 번 경험을 했다면 다음 번엔 어디로 할까 하는데 대한 답을 줄 것이며
아직 망설이고만 있다면 준비하는 손길을 재촉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예 모르고 있었다면
꿈을 꾸게 할 것이다
'페스티벌 제너레이션'의 리얼한 사진과 글을 만나다 보면
아~ 언젠가 한번쯤은 저길 꼭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듣도 보도 못한 페스티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열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많은 이들이 있다는 것도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이 무수히 많이 일어나고
나와는 마치 딴 세상 같은 곳을 사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나 할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직접 그 열정을 느껴보고 싶고 내 속의 열정을 뿜어내고 싶다
그때 어디로 해야 할지 다시 한번 꼼꼼히 짚어봐야겠다

제프리 디버 | 소녀의 무덤

소녀의 무덤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5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아~ 피곤하다
새벽까지 소녀의 무덤에 빠져 잠을 많이 못 잤다
야근도 해야 하는데.. 흠...
그치만 마지막 장을 만나지 않고 중간에서 덮을 수는 없었다ㅎㅎ



탈옥수와 인질, 그리고 협상가
삶과 죽음이 팽팽히 맞서는 그곳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은행에 불을 지르고, 교도관을 죽이고, 탈옥을 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탈주도중 농아학교 버스를 탈취해 농아들을 인질로 잡고 도살장으로 숨어버린 탈주범 일당
FBI의 노련한 협상가 아더 포터는 죽은 아내와의 결혼 23주년 기념일에 그 소식을 통보 받고 현장으로 급파된다
황량한 벌판 한가운데 이미 오래 전에 버려진 도살장
그곳에 감금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 소녀들
그들의 목숨을 담보로 핸디, 윌콕스, 보너 일당은 자유를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어떻게 해서든 인질의 최소한 희생으로 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포터는 그들과 대립하며 협상을 한다
작전본부를 세우고 마침내 죄수 일당 중 두목 격인 핸디에게 휴대폰을 건네는데 성공한 협상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매분 매초 피 말리는 협상을 시작하는 포터
핸디는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었다
오히려 전문 협상가인 포터보다 더 침착한 어조로 대화를 이어가고 어느 순간엔 누가 협상가인지 모를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



그 동안 소설이나 헐리웃 영화를 통해 범인과 인질 그리고 협상가의 치열한 대치 상황을 여러 번 만나 보기는 했지만
제프리 디버는 역시 한 수 위였다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들을 인질로 잡고
일반인들도 가까이 가기 꺼려지는 도살장을 무대로 삼아
12시간의 대치 협상 상황을 마치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중계하는 뉴스 프로그램과 같이 그려내는 능력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마침내 이제 끝났구나 싶어 가슴을 쓸어 내리는 순간
여지없이 일격을 가하는 반전까지
이야기가 전개되는 속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악랄함과 이기심, 권력과 투쟁 질투 등의 인간 내면에 대한 묘사 역시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래 전에 봤던 캐빈 스페이시 주연의 네고시에이터를 떠올리면서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프리 디버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모리미 도미히코 |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독특하다
기발하다
재미있다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에 대한 감상 평을 간단히 말하자면 그렇다

흔히 만나게 되는 문체도 구성도 아니다
다다미 넉 장 반이라는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 대학 3학년의 주인공
그를 둘러싼 학교, 동아리, 친구 관계 등등
아주 흔한 소재를 독특하게 이야기하는 저자는 정말 기발하다

책 내용은 네 편의 이야기로 엮여 있다
그 네 편의 이야기가 모두 같으면서 또 조금씩 다르다
처음에 하나의 에피소드를 읽고 두 번째로 넘어가면서 엇~! 이상하다 했는데
한 문장 두 문장을 읽으면서 아항~~ 하게 된 것이다
하나의 에피소드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같은데 그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주인공인 대학 1학년 때 가입하고 싶었던 동아리는 4개 정도 였다
영화 동아리 '계', 소프트볼 모임 '포그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제자를 구한다는 모임, 그리고 비밀 조직까지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주인공은 결국에 네 개의 동아리에서 모두 활동하게 된다
매번 이 동아리가 아닌 다른 동아리를 선택했더라면 대학생활이 평탄하고 더 건설적이었을 거라는 후회와 함께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야말로 주인공의 대학생활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주인공의 말로는 인생을 망쳐놓았다는 인물 바로 '오즈' 이다
오즈는 학점은 물론 공부 자체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다만 온갖 괴상한 짓거리를 해대며 남을 골탕먹이고 주인공을 괴롭히고 간간히 도움도 주는 정말 묘~한 인물이다
하지만 오즈가 있어 '다다미 넉 장 반 세계 일주'가 유쾌 발랄한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독특한 구성도 구성이지만 예의 그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고풍스러운 문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이 쓰는 말투 치고는 심하게 어른스럽다 못해 세상을 몇 십년쯤 살아온 어르신 같은 말투들이
읽는 내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건 심각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키득키득 웃음이 터져 나오니 말이다ㅎㅎ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은 마침내 다다미 넉 장 반에 갇힌 채 세상으로부터 80일간 고립되게 된다
그 좁은 공간에서 세상에 섞이지 못한 채 문을 열면 자신의 다다미 넉 장 반과 똑같은 또 다른 다다미 넉 장 반을 만나고
창문을 열고 또 열고 넘어가도 매번 같은 공간에 갇히게 되는 모습이
마치 자신이 설 자리를 잃은 채 방황하는 젊음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심 씁쓸했다
열심히 벗어나려고 하고 그러기 위해 이 방법 저 방법 온갖 방법을 따 시도하지만 결국엔 같은 자리에서만 맴돌고 있는 모습이
요즘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박영광 | 이별을 잃다

이별을 잃다
박영광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6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 하는 길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
보고 싶어도 다시는 볼 수가 없다는 것에
무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별을 잃다' 는 형사인 주인공이 범인을 쫓던 도중 범인에 의해 살해당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죽음을 맞이한 한 남자
이제 다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정들었던 곳을 떠나 먼 길을 나서야 하는 그가
마지막으로 소중한 것들과 나누는 이별
그 이별마저도 혼자 겪어야 하는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이별조차 잃은 슬픔

먼 길을 떠나기 전 하늘이 허락한 짧은 이별의 시간
자신이 아주 조그만 아이였을 때 젊고 예쁜 어머니가 계신 그곳에서부터 마지막 여행을 시작한다
어머니께서 혼자 자신을 키우며 얼마나 힘이 드셨는지 오직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고생 또 고생 하신 어머니
그런 어머니와 함께라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행복했던 소중한 시간들
첫사랑의 부인과 어떻게 만나고 사랑하게 되고 결혼하게 되었는지 설레임과 수줍음 속에서 조심스럽게 시작되었던 첫사랑
바쁘고 고단한 일과 중에도 아이들과 짧게나마 행복한 시간을 나누며 얼마나 정다웠는지
이제 마지막으로 찬찬히 돌아보면서 소중한 것들을 가슴에 묻는다



넉넉하지 않은 생활에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열정과 사명을 가진 자신의 일 모두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생활했는데
그런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칼자국과
사랑하는 모든 것과의 이별이라니
아니 그 이별조차 할 수가 없다니
현재 형사로 재직 중인 저자가 들려주는 경찰세계의 이야기라 그런지 더 생생한 느낌이다



마지막 주인공이 아내에게 쓴 편지 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라는 당부

눈물이 주루룩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