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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치론
존 베일리스·스티브 스미스 편저 / 을유문화사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9/11후의 정세변화를 반영하여 2005년에 펴낸 <개정판>이라고 하여 들쳐보았더니 9/11을 다룬 6장에는 분석의 기초가 되어야 할, 무엇이 사실(Fact)이고 무엇이 허구(Fiction)인가에 대한 의문 부호가 없다. 9/11은 아무런 '현장 검증'도 없이 '반미 테러조직의 저항'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것은 "로마 황제 네로가 종교 탄압을 했기에 기독교인들이 로마를 불지를 수 밖에 없었다""거나 "히틀러가 사상 탄압을 했기에 공산주의자가 국회의사당을 불지를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게 없지 않은가? 엄밀한 사실관계의 확인 없이 이런 주장을 하는 이 책의 저자들이 정말로 학문 세계의 식자들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수 없다. 책 곳곳에는 '심화학습'용 웹 주소가 소개되어 있다. 9/11 공식버전의 진위를 가리는 웹주소도 하나쯤 있음직 한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루스 체인지 Loose Change>를 비롯한 수많은 동영상과 세계 곳곳의 ´사설탐정´들이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는 ´수사기록´을 통하여 9/11 공식 음모론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터에, 이 책의 저자들은 글로벌 디지탈 세계와 담을 쌓고 있는 듯 하다. <루스 체인지>까지는 모른다 해도, 평소에 정치학의 고전인 <국가론>(플라톤)이나 <군주론>(마키아벨리), <법철학>(헤겔) 정도라도 제대로 읽었다면, 아니 CNN 이라도 열심히 보았다면 세계정치사에서 끊이지 않는 과두 지배의 정치 공학을 꿰뚫어볼 수 있으련만... 800 쪽이 넘는 종이에 담긴 그 많은 '역사'와 '이론' 은 9/11 앞에서 무용지물임을 보여주려고 개정판을 만든 것인가? 국제 정치의 획을 긋는 오늘의 사건에 대한 접근이 이 정도라면 지금까지의 국제 정치에 대한 그들의 무지와 왜곡은 어느 정도일까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대영제국의 '가신'들이 이른바 '표준 교과서'라는 이름을 걸고 주입시키고자 하는 세계관이란 이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