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s 더 뉴스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쉐일라 코로넬 외 지음, 오귀환 옮김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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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방 매스컴의 편향을 거부하는 시각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갈림길에 선 김일성을 만나다_북한' 에서 "북한은 미국, 일본과 관계를 개선할지 아니면 핵무기를 개발해 독자적 생존을 추구할지, 말 그대로 기로에 놓여 있었다"라고 하는데 이건 북한 고립화, 압박 전술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하는 말과 비슷하다. 북이 핵무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관계개선을 미루는 것이라면 그들은 북이 핵무기 개발을 시작도 하지 않았던 때는 무엇 때문에 정치협상을 거부했던가?

94년 당시 북한 붕괴론을 내세워 남북 협상을 거부하고 북미 협상을 방해하다가 IMF 환란위기에 침몰한 김영삼 정권의 말로가 외국 기자의 눈에는 보이질 않나보다.  말 그대로 기로에 선 건 그때나 지금이나 남북한의 화해를 막고 분열을 고착시키려고 온갖 구실을 짜내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일부 극우 강경파 사고뭉치들과 그들에 기대어 시대를 거꾸로 가려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네팔 왕세자, 왕실을 쏘다>라는 글에선 "[왕세자] 디펜드라의 범행이라는 점은 대체로 수긍하는 것 같지만 일부 의문점이 남아 있고 정확한 사건 경위에 대한 진술도 엇갈리고 있다"라고 하는데 사실을 말하면 '디펜드라 범행설'은 극소수의 주장이고 모든 게 의문 투성이였다. 범인은 왕세자가 아니기 때문에 엇갈리는 진술이 나온 것이라고 보는 게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이 글은 또 "디펜드라는 자기 가족만 죽이려 했을까? 아니면 모든 사람들을 죽이려고 했을까? 처음에는 아버지만 살해하고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려 했는데, 아버지에게 중상을 입힌 뒤 방에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후에 완전히 미쳐 날뛰게 된 것일까?"라는 엽기적인 의문을 제기하는데  살인 사건의 경우 그것이 언제 어느 곳에서 일어나든  "대체로 수긍해서" 범인을 확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재판정에 제시할 수 있고 또 명징한 증거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물적 증거 없이는 누구도 범인으로 확정될 수 없는 것이다. 이 단순한 원칙을 무시하고, 마치 왕세자가 범인이라도 되는 듯이 말하는 건 쿠데타 음모의 진상에 무지하다는 증거가 되겠다.

<오사마 빈 라덴이 당신에게 안부를 전합니다>도 마찬가지다. 오사마가 미국 내 테러의 주범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것은 FBI홈피에 적혀 있다. 그동안 시시때때로 서방의 공중파에서 흘러나온 빈라덴 비디오가 모두 합성품이라는것도 대다수 언론사가 외면하고 있을 뿐 유럽의 '과학수사대'가  다 까발린 사실이다. 두 글의 필자들이 한 때 BBC 소속이었거나 지금도 BBC와 일한다는 것도 유의해 볼 만하다. 지난 해 부토 총리가 암살되기 직전 TV 인터뷰에서 오사마를 암살한 범인의 실명을 폭로했을 때 바로 그 부분만 교묘히 삭제 편집해서 웃음거리가 된 방송사가 BBC 였다. BBC가 쌍둥이 건물이 내부 폭파에 의해서 무너진 게 결코 아니라고 우기는 데 앞장서는 것도 이유가 있는 것이다.

책 소개 글을 보면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를 떠받치는 것은 [...] 무슬림들의 분노와 좌절"이라고 했다. 언제 어디서 '알카에다 테러'가 터지는지 그 희생자가 누구인지,체포된 용의자들의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를 환란에 몰아놓은 사건에 어처구니 없는 글과 '해설'을 덧붙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역자, 한겨레 신문사 직원이 한 말을 들려주고 싶다. 

"남의 눈을 빌리고 남의 가슴에 기댄다는 것은 목숨을 저당잡히고 영혼을 팔아버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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