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 인생만화에서 끌어올린 직장인 생존철학 35가지
김봉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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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이후로 내 인생의 모든 결정은 내가 한다던 당찬 포부가 있었다.

학교, 직장생활, 어학연수, 다시 직장생활.. 모두 다 나의 선택에서 비롯된 내 인생의 여정.

그 중 가장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가 무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직장생활'.

 

부모님께 손벌리기 싫고, 마땅히 물려받을 재산도 없고, 홀홀단신 내 몸뚱이 내가 지킨다는 젊은이들은 오늘도 사회로 나가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전쟁터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표를 낼까 말까' 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사투를 벌이는 나 자신과의 싸움, 인격모독과 노동착취로 하루에도 나를 열번씩 들었다놨다 하는 직장 상사와의 무언의 주먹다짐, 얌체같은 술수로 오늘은 나의 동지, 내일은 배신자가 되는 직장 동료와의 눈치싸움.

 

그런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어느새 회사, 사람, 업무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된다. 그 끝엔 지금껏 뭘하며 살아가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유체이탈한 서글픈 영혼인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대체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지? 제대로 사는 인생이란 대체 뭐야? 하며 부르짖다 술로 하루를 달래는 이들에게 <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라는 이 책을 슬며시 건네주고 싶다!

 

책의 저자, 김봉석 작가는 <씨네 21>, <브뤼트>, <에이코믹스> 등의 매체를 만들었고, 대중문화평론가, 작가로서 활동하며 15년 이상의 직장 생활, 7-8년의 프리랜서를 경험하면서 겪었던 직장내 비리부터 그가 오롯이 겪은 각양각색의 인간과 상황들, 생존 철학 등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은 1부 전투력, 2부 방어력, 3부 결단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파트별로 그의 직장생활 경험담, 처세술, 퇴사 이후 인생설계 등의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꽤 실용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했을 법한 내용들이 펼쳐진다. 그 중 나의 눈길을 끈 몇 가지 지침을 적어본다.

 

1부 전투력

- 계란으로 회사라는 바위를 칠 때 필요한 것

- 월급 안 주는 회사에 제대로 한 방 먹인 썰

- 은근하게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2부 방어력

- 1회로 박살난 걸까, 아니면 프롤로그인 걸까?

- 최선이나 최고보다 중요한 것

- 가면은 언제 쓰고, 언제 벗어야 하는가

-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는 게 중요한 이유

- 어른의 세계에서 알게 된 것

 

3부 결단력

- 회사에서 내 사람, 몇 명이나 있어야 할까?

- 회사에서 돼지가 되어버리는 사람들

- 누군가가 '됐어'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 회사에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생각의 유효기간

- 잘못된 길에 들어섰다는 생각이 들 때

 

누군가는 실패라고 하지만

수많은 프롤로그들이 있었기에 지금 제대로 된

1화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읽는 내내 느낀 것은 처음엔 직장생활 생존기로만 단정지었는데 읽다보니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도 담겨 있어 나는 이 책을 '인생의 생존철학책'으로 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했다. 상사나 동료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일이 생각보다 나에게 맞지 않아서, 월급이 너무 적어서 등 이러한 이유로 인해 감정적으로 휩쓸려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거나 이직을 원할 때마다 앞으로는 먼저 이 질문에 답을 한 후 결정해야겠음을 느꼈다.

 

"나는 어디를 가서도 내 존재의 값어치를 알 수 있을만큼 가치있는 사람인가? 단지 회사의 이름값으로 나를 포장하고 있진 않은가? 적어도 1년에서 2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되었는가?"

 

일단 나 자신에 대한 확신, 가능성이 확인된 후에 직장을 관두거나 이직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탓하기 전에 일단 내 자신부터 다시 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필요성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사회 초년생, 이직을 꿈꾸는 사람들, 살얼음판 직장 분위기 속에서 매일 고군분투하는 이들, 자신의 앞날을 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는 청년들이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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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 - 김유담 소설집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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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이후 사년간 발표한 소설을 추려낸 김유담 작가의 소설집 <탬버린>이 출간됐다.

핀 캐리, 공설운동장,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탬버린, 멀고도 가까운, 가져도 되는, 두고두고 후회,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 등 총 8편이 수록되어 있고 그 외에 작품의 해설집과 작가의 말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을 꼽자면 <핀 캐리>와 <탬버린>이다.

이 중 내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해준 여운이 남는 작품은 바로 <탬버린>.

 

일단 책과 마주했을 때의 첫 느낌은 산뜻했다. 표지부터 강렬하다.

밝고 경쾌함이 물씬 느껴지는 샛노란 배경에 반쪽짜리 탬버린.

흔히 노래를 부를 때 흥을 돋우는, 동그랗게 생긴 것이 손에 쥐기 좋고 징글이 박혀 짤랑거리는, 발라드를 제외하곤 왠지 노래와 반주에 곁들어줘야 분위기가 한층 더 무르익을 것 같은 노래방의 꽃, 탬버린.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첫 장을 넘기기 전의 기대감과 예상은 빗나가 버렸다.

 

주인공 고등학생 '은수'는 서울에 살다 지방 소도시로 전학을 오고 그 곳에서 새 친구 '송'을 만난다. '송'은 탬버린 매니아로 친구들이 학교에 남아 야간자율학습시간에 공부할 때, '송'은 하교와 동시에 노래방으로 달려가 6시 반까지만 노래를 부르고 나온다. 그러고는 7시부터 11시까지 고깃집에서 불판을 닦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늘 좁디 좁은 오락실 코인노래방에서만 노래부르다 은수와 만난 후로는 노래방의 번듯한 룸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송'은 이렇게 말한다.

 

방을 가진다는 건 말이야, 좀더 특별한 대우를 받는거라고 나는 생각해.

고깃집에서도 룸으로 안내받으려면 인원이 어느정도 되거나 비싼 메뉴를 시켜 먹어야 하거든.

설렁탕이나 갈비탕만 먹는 사람들은 룸이 아니라 홀에 앉아야 하는 거라고.  (P128)

 

이 장면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린 나이에 친구들은 학교라는 울타리에 남아 공부를 하든 잠을 자든 자율학습시간을 때우고 있지만, '송'에게는 그것도 사치다. 가정형편이 어떤지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지만 하교 후 밤 늦은 시간까지 고깃집에서 불판을 닦는 소녀. 한창 공부에 매진해야 할 시기에 그녀가 세상 밖으로 나와 분주한 고깃집 주방에서 정신없이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그때 '송'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아니 어쩌면 너무 바빠서 걱정이라는 것조차 할 틈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방'은 특권이자 삶의 고난으로부터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탈출구였을거란 생각이 든다.

 

'송'에게 탬버린은 노래방에서 흥을 돋우는 요소가 아닌 일종의 '한'을 승화시키려는 도구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배우고 싶어했지만 녹록지 못한 현실은 그녀의 발목을 붙잡고 자꾸 세상으로 내몰았다. 성인이 되어서 '은수'는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여 작은 광고회사에 취업하게 됐고, '송'은 등산복 매장, 화장품 매장 등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어느 날은 돈을 모아 대학을 갈 거라고 했다가, 장사를 할 거라고 했다가, 그림, 네일아트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가, 미용학원을 등록할거라는 등 계획만 시시때때로 바뀌었다. 정작 소망과는 상관없는 현실이 늘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은수'는 '송'이 그토록 원했던 미술분야로 대학도 가고 회사도 다니게 되니 '송'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둘의 공유거리는 점점 줄어들고 연락도 어느 새 끊겨버린다.

 

나는 이 장면에서 나를 비롯한 지난 날 꿈많고 이상으로 가득했던 우리들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그 시절엔 세상과는 조금 동떨어져 하고픈 일도 많았고 죽어라 하기 싫던 공부만 해야 했는데 어느 덧 인생을 책임질 나이가 되어보니 그 모든게 일장춘몽처럼 아련하고 허무함이 감도는 기분이라니. 각자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이제는 추억으로나마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게 우리네의 현실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은수'가 다니는 회사의 대표는 직원들의 회식장소로 노래방을 선호한다. 그는 회사 직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100점을 맞으면 팁으로 5만원씩 건네준다. 직원들은 앞다투어 노래를 부르고 '은수'는 회식 자리에서 탬버린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지만 점수가 100점을 채 채우지 못하고 급기야 99점을 맞게 된다. 99점이나 100점이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다른 직원의 말에 대표는 싸늘하게 말한다.

 

99점과 100점은 엄연히 다릅니다.

그건 신입사원뿐 아니라 여기 있는 직원들 모두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더더욱 명심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P147)

 

이 사회에서는 노력보다는 결과만이 우선이 되는 듯 하다. 일각에선 최고보다는 최선을,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사회는 아직도 결과, 성과만을 중시하는 것 같아 씁쓸할 때가 많다. 비단 이 소설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네 현실이 그러하다.

 

김유담 작가의 소설은 현실의 피폐함, 인간의 모순, 현실의 굴레가 뒤엉켜 여러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군더더기 없이 보여줘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들을 끌어낸다. 그래서 나는 이제라도 '김유담'이라는 작가를 알게 됨에 감사한다. 삶의 징글맞음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내심 궁금함을 뒤로 하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탬버린에 달린 이 동그란 금속을 뭐라고 하는 줄 아니? 징글(jingle)이라고 해.

얘의 이름을 알고부터는 말이야, 탬버린을 흔들 때마다 징글징글징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는 그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것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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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 가족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생존 심리학
유드 세메리아 지음, 이선민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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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히는 사람들을 위한 생존 심리학!

나 혼자 아무리 잘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 가족 문제를 안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늘 가슴이 꽉 막히고 어딘가 한구석이 답답하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를 늘 마주하며 살아갈 때마다 눈을 뜨기 싫었던 순간도 있었다. 내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지 수없이 고민하던 시절,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속에서 내 마음과는 반대로 펼쳐지는 상황들이 야속해서 나 자신과 그들을 원망하며 애태우던 시절, 이 책을 마주한 순간 그 때가 떠올랐다. 땅을 파고 또 파도 물이 나오지 않고, 밑빠진 독을 메워도 자꾸 물이 새는 느낌..

 

책을 읽는 순간, 나는 마치 내 이전의 고민들을 들킨것만 같아 두 손으로 꼭 쥐고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갔다. 그만큼 이 책은 여타 심리학 책과는 다르게 우리 생활 속에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심리 문제와 치료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힐링을 위한 책보다는 좀 더 심도있고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책은 1장~11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5장까지는 심리학 용어들과 여러 문제적 유형들이, 6장~11장은 조력자와 의존자에 대한 각각 해결책을 소개한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 자식, 형제자매, 부부 및 연인, 친한 친구 사이에서 한번쯤은 의존적 괴롭힘을 겪어봤을 것이다.

 

의존적 괴롭힘

한 어른이 매달리고 상대를 구속하는 등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보살피도록 만들고, 상대방은 이 과정에서 정서적,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존적 괴롭힘 유발자들은 '의존성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 의존적 괴롭힘에는 '부모화의 충성심 강요', '상호의존적 괴롭힘', '애정관계에서의 의존적 괴롭힘', '질투 어린 독점욕', '가족 사이의 질투'등이 있다. 정서적 의존이 심한 어른은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치 않는다. 게다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든지 간에 또다시 새로운 문젯거리를 만들어내고 병적으로 거짓말을 빈번히 한다. 의존적 관계에 매달리는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조력자가 늘 자신의 곁에 가까이 있어주는 것이다.

 

나는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한번쯤 봄직했을 전형적인 진상 캐릭터들을 떠올리며 이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우리는 이런 '의존성 인격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주변에서도 흔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을 가족, 친구, 연인, 배우자로 둔 사람들은 조력자의 역할에 전념하다 부정, 고뇌, 분노, 타협, 침울, 수용 등의 마음의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조력자가 겪는 대표적 증상들

- 스트레스와 신경쇠약

- 낙담과 의구심

- 분노와 단절

- 연민의 고갈과 우울증

- 가족과의 불화

- 개인적인 삶의 붕괴

 

이 중 당신은 어디에 해당되는가?

만약 이러한 증상을 이전부터 겪어왔거나, 겪기 시작했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지만 조금 망설여진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당신과 비슷한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의 일화와 치료사례를 살펴보고 어떻게 해결해나갔는지 알아보길 바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심리적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어떠한 경유로 이 문제가 지속되어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한순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고 순간순간 고비가 찾아오기도 하겠지만 예전처럼 아픈 마음을 꽁꽁 숨기고 끙끙 앓지만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이 책을 통해 나만의 숨쉴 출구를 찾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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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써드 제너레이션 : 에고를 넘어서 -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 두 번째 이야기
문동규 지음 / 렛츠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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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세상에서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과연 저게 어떻게 가능하지? 라는 의문이 드는 현상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최면'이다.

편안한 의자 위에 누워 눈을 감고 천천히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드는 신기하고 기이한 일.

우리는 종종 TV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전생 체험을 하거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범죄자의 인상착의, 범죄 현장을 떠올리며 목격자에게 최면을 걸어 알아보는 최면 의식을 보곤 한다.

그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늘 '정말 최면이 통할까? 전생이란 실제로 존재하고 최면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걸까? 지어내는거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곤 했다.

그러다 '최면'이란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최면이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우리의 내면세계를 알아볼 수 있고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최면과 관련된 용어 및 개념들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이쪽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면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개념이 잘 정리되어 있다.

 

패러다임(Paradigm)

미국의 과학사학자인 토머스 쿤(Thomas Kuhn)에 의해 제시된 용어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규정하고 지배하고 있는 테두리로서 인식 체계와 관점을 뜻한다.

 

패러다임은 인류의 역사에서 늘 존재해왔고 새로 등장하는 패러다임은 혁졍적인 과정을 거쳐 수용되고 전환되어왔다. 최면이라는 분야 내에서 역시 이것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은 늘 존재해왔고 시간이 갈수록 진화되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 왔다. (P26)

패러다임은 다음과 같이 전환되어진다.

-제로세대 최면 패러다임: 메즈머리즘(Mesmerism)

-1세대 최면 패러다임: 브레이디즘과 최면(Hypnotism)

-2세대 최면 패러다임: 20세기의 최면(Hypnosis)

-3세대 최면 패러다임: 초월과 통합

이 책에서는 3세대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한 통합적인 패러다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내용을 알고 싶거나 최면 분야의 초보자인 경우, 2세대의 최면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소개된 전작인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 메즈머리즘에서 울트라 뎁스>를 읽어보길 권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나의 호기심을 끈 부분은 바로 <마인드 셋>과 <에고>이다.

최면 패러다임은 그 자체로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진리라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일종의 마음의 설정, 즉 마인드셋(Mindsest)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P43)

권위적 최면의 대가였던 에스터브룩은 "최면의 결과는 당신이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최면을 타인에게 투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의식에서 패러다임이라는 것은 하나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신의 사고와 그 결과를 제한하는 심각한 한계를 만들기도 한다. 결국 우리는 언젠가 그런 새로운 패러다임조차도 초월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P44)

이 부분을 읽으면서 3세대 최면 패러다임까지 전환된 것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또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수 있겠다 생각되었다.

 

에고(Ego)

'자아'를 뜻하며, 이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인공적으로 구조화된 결과물이며, 또 다른 의미로 '착각'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착각'속에서 우리 주변의 '현실'을 만들고 경험한다.

 

이 책에서는 건강한 에고를 확립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이루는 것을 필수적인 항목으로 꼽는다. 용서란 것은 내면에서 무의식적으로 붙잡고 있었던 기억 속의 인물에 대한 집착과 그 영향력을 놓아줌으로써 그 에너지를 해소시키는 작업이다. 이 과정은 그 자체로서도 강력한 치유적 효과를 가져 오며, 나아가 묶여있던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자신과의 래포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P165)

저자는 최면사들이 하려는 것은 사람들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그들의 잠재의식과 소통을 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의식 수준에는 에고의 고착에 벗어나, 보다 본질적인 자신에게 다가가는 소중한 기회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이생에서 경험하게 될 최면이란 도구와의 인연이나 교감의 수준이 동일할 수 없고, 이러한 이유는 자신만의 배경에서 아는 만큼만 보이고 초점을 두는 것만큼만 인식하고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 인간의 에고의 전형적인 특성이기 때문이다.

최면의 진정한 가치란, 과거의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제한하는 틀 속에 갇혀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나아가 인생 전반을 인식하고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야를 갖게 만들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최면이란 지금까지 봐온 것처럼 단순히 전생을 운운하고 무의식 세계에서 어떤 사건의 단서를 찾는 정도의 수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진실된 가치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조력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마치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거울을 보며 '나는 잘 할 수 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라며 자기 암시, 자기 최면을 거는 것도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최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작은 뇌속에 펼쳐져 있는 무의식, 잠재의식의 세계에 대해 궁금한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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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고 했더니 미안하다고 말했다
장하준(벚꽃육란)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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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짝사랑에 열병을 앓고난 후처럼
시를 읽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본다.

 

7년간의 짝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그 어느 시 하나 감출 수 없는
여리고 아린 마음이 공존하는 시집이다.

 

짝사랑은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롭다.
한 사람을 가슴에 품고 그가 보이든 보이지 않든
마음 한켠에 고이 적어 부치지 못 한 편지처럼
버리지도 보내지도 못하고 그저 간직할 뿐이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7년간의 사랑도 대단하지만
그 사랑을 매일매일 시로 표현한 것도 감탄스럽다.

 

#중심
네가 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믿었는데
어째서 내 인생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지

 

#모서리
당신의 모서리에라도 머물고 싶었는데
어쩜 네 마음은 다정하게도 둥글어
나는 오늘도 존재할 곳이 없구나

 

#여운
당신의 마음에 비가 내리고 난 뒤에
웅덩이가 아닌 무지개가 남기를

 

결국 작가의 사랑은 이뤄졌을까?

 

결과는 중요치 않다.
아니, 사랑이라는 결실은 누구나 이루고 싶은 것이기에
영화의 엔딩처럼 꼭 봐야할 필수요소일 수도 있겠지만

 

이 시집을 든 당신은
그저 작가의 순수하고도 애절한,
가끔은 수줍음이 넘쳐흘러 담을 수 없을만큼 벅찬
그 마음만 들여다봐줬으면 좋겠다.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독특하게
고심해서 한 줄 한 줄 적어내려감이 돋보인다.

 

순정(純情)은 이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이리.

 

지금 짝사랑으로 힘들어하는 당신,
위로와 공감이 되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당신의 처연한 밤을 이 시들로 채워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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