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고 했더니 미안하다고 말했다
장하준(벚꽃육란)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짝사랑에 열병을 앓고난 후처럼
시를 읽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본다.

 

7년간의 짝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그 어느 시 하나 감출 수 없는
여리고 아린 마음이 공존하는 시집이다.

 

짝사랑은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롭다.
한 사람을 가슴에 품고 그가 보이든 보이지 않든
마음 한켠에 고이 적어 부치지 못 한 편지처럼
버리지도 보내지도 못하고 그저 간직할 뿐이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7년간의 사랑도 대단하지만
그 사랑을 매일매일 시로 표현한 것도 감탄스럽다.

 

#중심
네가 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믿었는데
어째서 내 인생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지

 

#모서리
당신의 모서리에라도 머물고 싶었는데
어쩜 네 마음은 다정하게도 둥글어
나는 오늘도 존재할 곳이 없구나

 

#여운
당신의 마음에 비가 내리고 난 뒤에
웅덩이가 아닌 무지개가 남기를

 

결국 작가의 사랑은 이뤄졌을까?

 

결과는 중요치 않다.
아니, 사랑이라는 결실은 누구나 이루고 싶은 것이기에
영화의 엔딩처럼 꼭 봐야할 필수요소일 수도 있겠지만

 

이 시집을 든 당신은
그저 작가의 순수하고도 애절한,
가끔은 수줍음이 넘쳐흘러 담을 수 없을만큼 벅찬
그 마음만 들여다봐줬으면 좋겠다.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독특하게
고심해서 한 줄 한 줄 적어내려감이 돋보인다.

 

순정(純情)은 이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이리.

 

지금 짝사랑으로 힘들어하는 당신,
위로와 공감이 되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당신의 처연한 밤을 이 시들로 채워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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