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일 저녁, 알라딘과 문학동네가 함께하는 북토크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제20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인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과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인 <최선의 삶>, 이 두 작품에 대해 작품의 저자이신 장강명, 임솔아 작가님, 그리고 문학평론가 허희 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북토크 행사는 허희 씨가 직접 준비한 질문에 작가님들이 답해주시고, 다음으로 참석하신 독자들이 직접 작가님들께 질문하는 시간을 가지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북토크에서 나눈 이야기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장강명 작가님이 말씀해주신 소설을 쓰는 첫 번째 이유와 임솔아 작가님의 빌딩의 불빛이야기였습니다.

 

  

    먼저 장강명 작가님은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 소감에서 밝히지 않았던, 소설을 쓰는 첫 번째 이유가 무엇이냐는 허희 평론가님의 질문에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고 대답을 하셨습니다. 작가님은 전업 작가가 되기 전, 건설 회사 직원으로써 그리고 기자로써 살아갈 때 자신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보람을 크게 느끼지 못했으나 소설은 하나의 세계를 온전히 창조하는 작업이기에 한 개인의 노력으로 크게 바뀌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당신의 공허함과 허탈감을 메워준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당신이 감옥에 갇혀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소설을 읽지 못한다 하더라도 계속 글을 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이야기는 제 자신에게 소설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임솔아 작가님은 자신의 소설이 독자들에게 어떤 소설로 다가갔으면 좋겠느냐는 허희 평론가님의 질문에 밤이 되면 켜지는 빌딩의 빨간 불빛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작가님은 어렸을 때 창밖을 바라보는 걸 좋아하셨는데, 밝게 켜져 있는 수많은 불빛들이 모두 꺼지고 나면 커다란 빌딩들의 형체조차 보이지 않는 까만 밤이 되고, 그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깜빡이는 빌딩의 빨간색 작은 불빛을 보는 것이 좋아서 창밖을 자주 바라보곤 했다고 하셨습니다. 그 불빛은 빌딩을 비출 만큼 아주 밝지 않고, 위태롭게 깜빡이며 내가 여기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좋았고, 작가님의 작품도 내가 여기 있음을 밝히는 빌딩의 불빛 같은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작가님의 이 답변은 제가 무심코 지나쳐왔던 수많은 빌딩의 깜빡임들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또 이번 북토크에서 작가님들이 자신의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을 직접 낭독해주셨는데, 작가님들의 목소리로 직접 쓰신 작품의 일부분을 낭독해주시는 것을 들으니 마치 제가 책 속의 인물들과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특히 장강명 작가님이 낭독해주신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라는 부분은 저 또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었기에 묘한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독자님들과 허희 평론가님, 장강명 작가님, 임솔아 작가님과 함께 작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이번 북토크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을 쓰신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았지만, 허희 평론가님의 질문을 통해 작품을 조금 더 심도 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고, 다른 독자 분들의 질문을 통해 작품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느낄 수 있었기에 더욱 더 좋았습니다. 더불어 여태까지 문학이라는 것을 혼자 읽고 즐기는 것으로 여겨왔던 제가 북토크를 통해서 문학이라는 것은 마치 행복과 같아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감상을 공유함으로써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이러한 기쁨을 알게 해준 이번 북토크 행사는 저에게 정말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장강명, 임솔아 작가님과 좋은 작품들로 다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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