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휴가도 만들어내고 꾸역꾸역 조퇴하여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꼭 보고팠던 김중혁 작가.

책이 출간되자마자 구입하여 한큐에 다 읽어버렸기 때문에 많이 잊었을까봐 전날 다시 정독하고 갔음에도,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던게 많아 전날 디테일하게 메모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던 이유는

1부에서 소설의 배경과 소재의 자료조사, 상황설정이나 인물의 관계 등등을 이야기 하실때 '아, 작가 본인도 잘 모르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작가 본인도 소설을 쓰실때 과거에 어떠어떠한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을 바탕으로 현재의 관계가 설정됐으며, 후에 두 사람의 관계는 이러저러하게 될 것이다 라는 것까지 생각해 두시고 쓰신 것이 아니라, 소설의 마침표가 끝난 후의 일들이나 혹은 과거의 일들까지도 독자의 생각에 맡기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 작가도 본인 소설의 독자이구나' 라는게 결론이었습니다.

어떠한 디테일을 꼼꼼하게 설정해 놓는다고 해서 그것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는다면 소설에 대한 독자의 상상의 세계마져 침해하게 될테니까요.

이 소설을 읽고 독자가 어떤 마음을 가졌으며 좋겠다거나, 저자의 이러한 마음을 읽었으면 좋겠다.를 강요하지 않는 소설이라는 생각에 참 좋았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1부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에서 대부분이 '물 흐르듯이' <상황과 비율>이라는 단편에 많이 치중되어, 표를 적게 받은 다른 단편은 언급이 거의 되질 않았다는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상황과 비율>을 꼽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김중혁작가의 특유의 유머코드가 책에 녹아있지 않아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습니다.

실은 훨씬 재밌고 유쾌한 분이신데 말이죠.

71년 생이라며 71이 크게 써져있는 티셔츠를 입고 오신 센스는 그가 어떤 유머코드를 갖고계신지 대략 짐작이 오실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저를 기억해주셔서 보자마자 "어?" 하며 알은체를 해주시길래 너무 기뻤답니다.

다음에 또 뵐일이 있겠죠?

 

개인적으로 김중혁 작가를 많이 좋아라 하는데, 본인 이야기를 잘 하지 않으시는 이유가 소설의 소재가 고갈된다는 말에 조금 놀랐습니다. 저는 김중혁작가는 소설 속의 본인의 이야기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완전체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녹아는 있었나 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지금 쓰고 계시는 장편이 더 궁금하게 되었는걸요?

 

좋아하는 연예인 보는 것보다 기분이 더 묘했습니다.

좋아하는 소설과 그 소설을 쓴 작가를 가까이서 목소리를 듣고 글에 대한 좋은 이야기 듣는 시간들이어서 너무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가짜 팔로 하는 포옹.. 201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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