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도깨비는 지난 가을에 파주에 있는 사계절북카페에서 처음 만났다.

7살이던 둥이가 이 책을 보더니 재미나겠다고 하더니 읽어달란다..

읽어주니 아이들의 반응이 열광적이다. 읽고 있는 나도 이 책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나에게도 이 그림책은 예사의 그림책이 아니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재밌고 웃음이 피식 나오다가 그림 구석 구석을 살피는 일이 그리고

그 속에서 나의 나름의 해석이 참 좋았다.

 

그런데 이날 권문희 작가님이

옛이야기를 하나의 꿈이라고 인식을 하고 그 꿈은 해몽하는 것이 작가님의 이야기의 탄생이였다면

그것을 읽는 독자들은 각자의 꿈으로 그 책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 좋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처럼 짧은 소견을 가진 사람에게는 보이는 대로

그리고 내가 좀 더 눈여겨 보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 날 강연을 듣는 내내 선생님은

그림만 그리는 그림작가가 아니구나 했다.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생각을 이미지화 하는 과정속에서 참 많은 의미가 부여되어져있고

주인공의 크기조차도 배치조차도 어느 하나 그냥 그려진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완전 선생님의 팬이 되어 선생님의 책은 믿고 보는 그림책..이 된다.

 

이번 어른을 위한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은 광화문에 자리잡은 복합공간<에무>에서 이루어졌다.

아이들의 방학이라 위의 두아이는 집에다 두고 도깨비를 좋아하는 막내와 동행을 했다.

앞으로도 어쩜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파주에서 강의가 있을 때 못뵈서..이번엔 꼭 가고 싶었고

막내에게 좋아하는 책을 쓴 작가님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에무를 가는 길 전봇대에 이렇게 포스터가 고무줄로 묶여 있다. 그리고 들어간 에무는 이렇게

사계절의 책들을 구매도 가능한 것 같았다. 호랑이 책이 우리집에 있는데 도대체 이사를 온 후

모든 책들이 제자리를 못찾아..다행히 도깨비는 데리고 갔다. 신간들도 함 구경해주고

무슨 책이 있나 구경해본다. 1층은 카페인데 식사도 가능한 곳이였다. 그리고 강연을 지하에

공간이 따로 또 마련되어 있었다. 둥이를 아무 생각없이 데려갔지만 많은 어른분들이

권문희작가님을 뵈려온 자리라 사실 아이가 잘 기다려주지 않음 좀 미안할 공간이였다.

 

 

그래도 챙겨간 간식먹고..그림 그리고 이야기도 들으면서 잘 기다려주었다.

엄마는 작가님이 해주는 이야기들이 모두 다 신기했다. 권문희작가님을 떠올렸을 때는 조금

더 연배가 있으신 작가님인줄 알았다. 옛이야기로 만나서 일까?

그러나 작가님은 그림책에서 비춰진 대로 굉장히 유쾌하시고 굉장히 당당하셨다.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모습이 참 좋았다.

 나는 이보다 앞선 호랑이도 참 재미났지만 정말 깜박깜박 도깨비는 근간 그림책 중에 베스트를

뽑으라면 당연히 엄지척 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작가님과의 인사를 나누고..어제 울진까지 강연을 다녀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이 날 강연도

활기차게..다들 아래의 줄줄이 꿴 호랑이 동영상에 퐁당 빠졌다.

스위스 단편에니메이션에 출품되었던 작품이였는데 그들 나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에니메이션 또 한번 보고 싶었지만..아쉽게 한번으로 머릿속에 잘 저장해두기도 했다.

이에 작가님이 덧붙여준 말씀이 좋았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애니메이션이 김환영작가님의 그림으로 만들어졌다면..

 

 

그렇게 작가님의 도깨비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간다.

주인공의 설정과 도깨비는 어떻게 그릴것인가? 우리가 흔히 이미지하고 있는 있는

뿔달린 빨간 도깨비는 일본 도깨비의 이미지라고 한다. 그래서 스르륵 움직이는 것에

연상을 해서 만든 도깨비가 짚신은 신었지만 발은 없는 도깨비..이다.

 모습은 사람이란 별 다를 게 없는 건망증을 가진 도깨비~

선생님이 생각한 도깨비는 또다른 나의 모습이라고 하셨다.

거울 같은 이미지의 도깨비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모르는 것과 안보이는 것에도

두려움이 크지만 사람은 스스로의 모습을 만날 때 가장 무섭고 두려울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서정오 선생님의 <정신없는 도깨비>를 기본으로 하셨다고 한다.

 

 

결핍을 가진 주인공은 부모님도 돌아가시도 혼자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그래서 자기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야 하고 성장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을 하고 설정을 하셨다고 한다.

의존과 자립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주인공을 탄생시켰고

아이들이 성장함에 있어서 부모는 내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장을 그들의 스스로의 내면화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지켜봐 주는 것을 염두로

주인공 아이의 부모의 묘를 가까이 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그런 생각이 담겨있구나 대단하시다 했다.

묘는 말이 없어 아이를 지켜봐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아들이 돌아가신 부모을 생각하는 맘이 크구나 하고 생각했다.

묘의 모습이 점점 변화하는 것도 참으로 재미나다..아이가 도깨비 덕분에 부자가 되면서

묘도 점점 더 변화하기 때문이다.

 

세아이의 엄마로써 그리고 큰아이가 이제 중학생이 된다. 나는 말을 줄이고 그녀를 믿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서 줄줄이 잔소리를 늘어놓고 사춘기를 비판하는 나를 볼때마다 한심하다고 느꼈다.

어쩜 아이들도 스스로가 무서운 것, 두려운 것을 스스로 극복해 가는 과정을

겪고 실패하고 또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의 반복 속에서 성장하리라는 것을 믿어주는 부모가

되어야 하겠다는 심오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구름위에서 심심해하는 우리의 도깨비~~귀엽다..짚신을 띄우고 있는 저 염력이 놀랍기도 하고..

그리고 아이들에게 몇번을 이 책을 읽을 때 아래의 부분을 참으로 재밌어 했다.

반복이 되는 이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서 어쩜 이런 이야기를 만드셨나 했는데..

역시 이 부분을 참으로 많이 신경 쓴 부분이라고 하셨다.

 

성장의 핵심은 반복이다.

 

한도 끝도 없는 반복의 이미지를 나타낸 부분으로 이 부분은 한덩어리의 그림으로 인식하여도

좋다고 하셨다. 굳이 한줄 한줄 읽지 않아요..그러나 이부분의 반복은 읽는 것도 그리고

재미난 그림을 찾아보는 것도 다 재미나다.

 

그런거 같다. 특히나 아이들은 어른과 같은 능력이 없어서 무엇을 하든 실패의 확률이 높고

그런 상황을 맞이할때 어른이 도와주면 그일들은 참 쉽지만 그것을 도와주지 않으면

그것을 성공하는 경험을 맛보는데는 노력과 시간이 들 수 밖에 없다.

 

요즘들어 아이들에게 왠만한 일은 스스로 할 수 있게끔 한다. 그래야 그들의 성공경험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것과 안하는 것..못하는 것의 경계들에 많이 생각하게 한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의 어린 시절보다 많은 것을 가졌고 많은 것을 배운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해하면서 하는 일들이 얼마나 있을까? 스스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둥이는 도깨비를 다시 읽기도 하고 도깨비를 그리기도 하고 하면서 선생님께 사인을 받았다.

 

 

 

선생님이 그려주신 도깨비 둥이의 소원이 무엇일지..아직은 단순한 소원일테지만

나중에 커서 진정한 소원을 빌 때 도깨비가 그 소원을 꼭 들어준다면 했다.

 

 

 

 

아이의 발걸음을 보면 집에서 나와서 길을 나설 때도 그의 발자욱이 부모를 향한다..

나무도 부모의 묘를 보호해 주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주인공 도깨비는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도깨비의 모습이 점점 더 커지게 그렸다고 하셨다.

 

 

마지막 페이지는 에피소드의 느낌이 강하다고 하셨다. 마지막은 주인공 아이의 성장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옛이야기의 특성상 착한 이야기라는 생각?

아니 도깨비에게 받은 주인공만이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한 생각 때문에 생겨났지만

나는 이 깜박깜박 도깨비의 이 건망증이 너무 너무 좋다..

 

그렇게 주인공 때문에 벌까지 받고 왔는데 주인공에게 줄껄만 챙겨서 아이를 찾아온 우리 도깨비.

 

마지막에 작가님은 이 책을 읽고서 쑥 지나가는 좋은 느낌이 아이들에게도 잔상이 남을 것이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독후활동도 그 잔상을 유지할 수 있는 활동이 의미있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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