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내 인생>을 읽었었다..그리고 근간에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들이 몇가지 개봉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다.

두근 두근 내 인생을 읽고는 남편도 재밌다고 했다. 그러나 영화소식을 듣고 캐스팅을 보고는..강동원, 송혜교 했다.

어쩜 좀 더 깊이있는 걸쭉한 배우를 상상했나??

여자배우는 배종옥 정도..남자도 어쩜 꽃미남보다는..아빠하면 딱 떠오르는 배우가 등장하겠지 하고 상상했다. 

 영화가 개봉하고 얼른 보려가야지 했는데 늦어졌다. 그러던 찰나..김애란 작가님도 만날 수 있고 영화감독에게 직접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니 게다가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압구정에 cgv 무비꼴라쥬..사실 딸과 동행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나혼자 서울가는 버스를 탔다. 남편에게 애들만 두고 무슨 영화를 보려갔느냐는 잔소리를 당연 들었지만 괜찮다.

 

멋진 강동원 아빠도 만나고..그리고 아빠보다도 너무 빨리 나이들어가는 우리의 아름이..그리고 그런 아름이를 간호하는 이쁜 혜교엄마도 만났으니..그리고 이 영화의 탄탄한 원작을 쓴 우리의 김애란 작가님도 만났으니 완전 기분이 최고였다.

 

 

두근 두근 내 인생의 gv상영회는 압구정 cgv에서 이루어졌다. 정말 노래에서만 듣던 압구정이라는 동네에 처음 가보았고 버스에서 내리니 cgv는 금방 눈에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갔다. 너무 영화시간에 딱 맞춰 도착한 나에게 주어진 표는 sweetbox 자리였다. 모르는 분과 같이 앉아서 두근 두근 내 인생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의 헛발왕자 강동원 아빠의 눈물.. 나는 너무 꽃미남이 캐스팅된 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정말 생각한 것보다 강동원 아빠가 연기를 잘 하더라.이 영화를 보고 다시금 책을 읽는데 헛발왕자의 말이 다 오버랩이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헛발왕자인 아빠와 시발공주인 엄마가 아름이를 낳은 나이가 아름이가 이 생을 마감하는 나이랑 같은 것이 가슴 아팠다.

흔히 요즘 유행하는 <꽃보다 청춘>이라는 말이 있다. 청춘은 꽃보다 아름답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절이 지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아름이는 그렇게 청춘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청춘의 파릇파릇함을 상쾌함을 제대로 맞이 해보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아픈 사람에게는 할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으니 내가 한정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니..

 

부모라면 정녕 나의 아이의 행복이 나의 아이의 삶이 더욱 소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아름이가 아픈 동안 많은 시간을 맘을 내려놓고 또 수많은 걱정을 했을 시간들..그러나 영화속에서는 그들의 찌든 삶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끝은 정해져 있어서..시간을 늦출 수 있느냐 없느냐에 문제라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흔히 부모가 자식을 두고 먼저 가는 이야기들은 보아왔다.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하라고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두고 먼저 가는 부모의 이야기도 가슴저릴 수 밖에 없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안다.

 

 

 

원작 소설에 대한 기억이 가물 가물하게 나는 영화를 만났다. 새로운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볼 때 나는 미리 검색을 해보지는 않는다. 책도 사두었을 뿐..그리고 오디오 북을 들어보긴 했다. 그리고 영화는 보면서..아하..맞다..저런 이야기가 있었지.

하다가 <서하>이야기가 나올 때 아..그래 참 나쁜 사람이였어..하면서 서하가 진짜 존재했더라면 아름이는 짧은 생에 조금 더 찬란한 초록의 청춘을 경험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자기와 다른 것을 다른 것으로만 인정하지 않고 그것이 나쁜 것 잘못된 것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영화에서도 한강에서 만난 학생들이 아름이를 놀리는 것을 볼 때도 그리고 어쩜 방송의 시청률을 생각해 자극적인 소재를 고민하고 사실보다 좀 더 과장되기를 바라고 사실 보다 좀 더 동정받기를 원하는 것을 보는 것도 솔직히 불편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다. 이 영화에서 나름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그런 삶과 대비해서 아름이가 엄마 아빠의 과거사를

다시금 소설로 가꾸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였다. 아름이가 생각하는 젊음과 생기있는 삶의 모습도 참으로 좋았다.

 

그래서 이재용 감독을 잘 모르지만 영화자체의 분위기가 참으로 차분했다.

 다들 인정한 우리 아름이의 친구인 정씨 아저씨도 좋았다.

나이는 십대이지만 몸이 늙었으니 아름이의 상태를 오롯이 이해하는 것은 이웃집에 사는 할아버지..

<우리 나이에 안 아픈 곳이 없는 게 정상이라는 말>이..그리고 하루 하루가 다르다는 것을..

그렇게 둘 사이는 누구보다도 이야기가 통하고 맘이 통한다. 짧은 삶 동안 다른 사람보다도 인생이 더 길었을 아름이기에..

 

2시간 가량의 영화가 끝나고 김애란 작가님과 이재용 감독님 그리고 허희씨가 30분동안 영화이야기 원작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들 끝으로 갈수록 아름이의 상태가 나빠지고 아름이가 원하던 보신각종소리도 듣지 못하고

그렇게 눈을 감는다..그렇게 아마 많은 관객들이 나처럼 눈물을 흘리고 안타까워 했을 것이다.

그런 감동을 가진 채 세분을 만나는 자리는 뜻깊다.

 

 

그러나 하나 놀라운 사실은 작가님과 감독님이 오늘 처음 만나는 사이란다. 어찌 그럴 수 있지 했다.왜냐면 원작자는 영화가 만들어 지는 과정이 궁금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책으로 되어진 이야기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작업에 원작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로 한 것은 아닌가? 잠시 그런 생각이 오갔다. 이재용 감독이 굉장히 프라이버시가 강하게 느껴졌고

우리 김애란 작가님의 성향도 보이는 듯했다. 이미 감독님에게 영화제의가 들어 왔을 때 이미 배우들이 정해져 있고

제작사 측에서 원하는 틀이 있었다고 한다. 아빠와 아들의 부정을 더 부각시켜주기를 바랬다는 것에 어쩜 인정도 했다.

이게 아마 강배우의 힘일련지도 아님 강배우를 사랑하는 대중의 힘일련지도 모르겠다.

 

 일분이 영원처럼 느껴진다. 그 어느 누구도 그의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처음부터 선택하지 못한다 라는

명문구들과 그리고 강동원 아빠의 <우리 아름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합니다>라는 말은 모든 부모의 심정을

대신한다. 아빠는..아름이에게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아름이가 아빠에게 써준 시를 읽을 때는..정말 눈물이 줄줄했다.

같이 별을 보다가 아름이가 별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도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데..

우리는 어쩜 가진 것에 대해 더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고도 느꼈다.

나도 세아이의 엄마이고 아이들이 감기에만 걸려서 기침을 하면 그리고 배라도 아파서 설사만 해도 토하기만해도

잠 못자고 끙끙대면 그 아이들을 살핀다. 그렇기에..나의 아이들이 특별하고 나는 나보다 더 소중한 존재를 셋

 이나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비에서 가끔 보기는 했지만 누군지는 잘 몰랐던 문학평론가 허희님은 완전 질문도 수준이 높았다.

감독과 작가에게 적절한 질문으로 진행도 참 매끄러웠다. 이재용 감독에게 한장면을 꼽으라고 했을 때는 이야기 속에

나오는 아름이의 소설 두근 두근 그 여름이라 했다. 아름이가 태어나게 된 이야기..초록세상에 아빠와 엄마의 젊은 시절은

어쩜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작가님에게 작품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물었을 때 영화를 보고선 아버지가 참 많이도 우셨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였다.

소설의 문어적인 표현을 일상어로 바꾸는 과정이 다소 신경이 쓰였다고 하셨고 포스터의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을

전달하려고 애썼다는 감독님의 이야기도 참 흥미로웠다.

 

김애란 작가님은 새로운 장편소설을 쓰고 계신다고 하셨다. 기다려지는 일이다.

 

 

그렇게 30여분의 시간이 흐르고 모든 일정이 마쳤음에도 작가님을 기다리는 많은 팬분들..아마 감독님과 허희님은..

어디로 했을 것이다. 싸인회 공지가 없었지만 이렇게 많이 기다리는 분들 때문에

 극장입구에 급히 자리가 마련되고 가장 먼저 싸인을 받으시는 아버님..흐흐흐..나는 책이 있었지만 싸인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기억했다. 작가님의 그 조곤조곤함 ..그러나 글속에 작가님은 또 다르다는 것이 매력이다.

 

그리고 한동안 두근 두근 내인생을 읽고 또 작가님과 감독님과의 대화를 떠올리고 영화를 떠올려본다.

 

 

 

아름아, 네가 내 아들이라는 게 너무 너무 좋다..그리고 담담히 아픔을 받아들이고 내가 선택치 않은 병으로

힘들지만 징징거리지 않는 아빠보다도 더 어른스러웠던 아름이..와 이쁜 엄마 송혜교의 당당함이...다시금 포스터에서

그 향기가 밀려나오는 것을 맡았다.

 

 

 

그럴 때면 홀로 북극에 버려진 펭귄이 된 기분이 들었다..

 

 

아름이를 친구라고 생각한 장씨 할아버지..

 

 

 

모든 연애의 시작엔 반드시 음악이 있다는 걸..벌써 부터 알아차린 걸까??

 

책속에 맘에 드는 문구들을 만나면서 오호라 이 놀라운 이치를 어찌 작가님을 발견했을까 하는 맘이 들었다.

모든 연애의 시작엔 음악이 있어..어떤 음악을 갑자기 만나게 되면 그 음악에 떠오르는 사람이 겹쳐서 가끔은

그 순간에 멈춤을 가지기도 하니 말이다.

 

알라딘에서 창비에서 이런 뜻깊은 행사에 초대해 주셔서 이 가을에 잘 맞는 영화를 만났고 책도 만났다.

남편에게 꼭 아이들과 같이 이 영화를 봤음했는데 바쁘신 관계로..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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