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보이스> 이상은 작가 와 함께하는 피나바우쉬의 댄싱드림즈 


(2011. 03. 14)
 



어쩌다보니.. 10분 가량 늦게 도착한지라, 영화는 이미 시작된 후 였습니다.  

 

피나바우쉬의 댄싱드림즈 

영화소개 (네이버)

현대 무용의 전설 피나 바우쉬와 평범한 10대 아이들이 만들어낸 기적의 무대가 시작된다!
2008년, 세계적인 안무가인 피나 바우쉬는 무용을 배워본 적이 없는 평범한 10대 청소년들을 뽑아 남성과 여성의 사랑의 감정을 독특하게 묘사해낸 그녀의 대표작 ‘콘탁트호프(Kontakthof)’를 공연하기로 결정한다. 아이들은 춤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무용가로 평가 받는 피나 바우쉬와 무용에 문외한인 10대 아이들의 몸짓이 만들어내는 기적의 무대가 스크린에 생생히 펼쳐진다.


예상과는 조금 다른 영화였습니다. 일단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띄고 있었죠. 그래서 이 영화는 사실, 피나바우쉬의 유명함이나 위대함, 혹은 열정적인 공연무대를 보여주는게 아닌, 평범한 10대 아이들이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춤을 통해 타자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의 다큐멘터리 입니다. 춤을 통해서 웅크린 자신을 일으켜세우기 위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살과 살을 맞대며, 나아가 춤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서, 타인앞에서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이지요. 아이들은 그런 과정속에서 선율과 몸짓을 이해하고, 서로의 우정을 돈독히 합니다. 무엇보다도 언어보다 앞서는 몸의 언어를 체득함으로써 좀더 진실하게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을테죠. 다큐멘터리형식이라 어떤 영상적인 화려함보다는 포장되지 않은 순수한 그들의 모습과 피나바우쉬를 통해 배우고 체득하는 과정이 중요히 다뤄지지만, 마지막 공연은 좀 더 보여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본격적인, 이상은 작가와의 만남> 

어쨌든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은 이상은씨와 소통을 시도합니다.
(아래 소개될 대화는 본의아니게 생략, 왜곡, 늬앙스의 변화가 있을겝니다.)
 
피나바우쉬의 댄싱드림즈가 끝났을 때, 어쩌면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고 보듬어주는 것은 위로의 말이 아니라, 진실된 몸짓과 선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타인에게서 정말로 읽어내야 할것은 어떤 한마디가 아니라, 몸짓에서 흘러나오는 진심이라는 것을, 소통하기 위해서 정말로 필요한것은 포장된 언어가 아니라, 꾸밈없는 몸의 언어란 것을 생각하며.. 이상은 작가님을 맞이합니다.
 
먼저, 전문진행자 못지않은 입담을 자랑하시는 북노마드 대표님의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당시, 실제 진행의 시작은 아닙니다)

 
"이상은 작가의 책은 각자의 상처를 가진 일반인들에게 멘토가 되어주며,
(이상은 작가는) 그런 독자들을 치유해주는 저자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은 작가의 런던이야기


"20대때 런던에 처음갔을때, 거기서 미술을 배웠는데 가봤더니 고3코스 였어요. 유학생들이 '언니도 시험쳐봐라' 해서 시험도 봤어요. 기숙사도 괜찮았구요. 어쨌든..그 후에 한국으로 들어와서 '비밀의 화원' 수록된 음반을 만들었고, 부모님께서 '여행을 다니는건 좋지만, 돌아와서 한국에 있어라' 해서.. 지금까지 한국에 있다가, 한번더 런던을 가보고 싶었어요"

(이전에 일본에서 펫샵보이즈의 프로듀서와 함께 음반작업을 했던적이 있었는데, 스테프들이 영국인들이라서인지 좋은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악을 먹으며, 그때 경험한 영국적 시스템을 통해 그들이 사는 영국과 런던에 대한 환상을 가졌었는데, 막상 자비로 런던에 갔을 땐 아무래도 그때보단 못했다고 하시더랍니다.)
 
 
"여행기를 만들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읽는사람들 입니다. 읽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가 중요해서.. 말하자면 예술가로서의 근성이 없다고나 할까요!?^^ 쉽게 말하면 '신인의 자세' 라고도 할 수 있겠고.. 음악을 만들때도 처음엔 '어떻게 보일까' 하기도 했는데, 그런걸 보면 아직 글에 관해서는 때묻지 않은게 아닌가..^^;"

"그래서 처음에 막연하게 도움이 되야된다는 생각을 하다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야될까 생각해보니, 런던에 안가본 20-30대 여자분들.. 아니 그보다는 외국에 갖다오는게 조금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을 해서, (런던에처음 가보는)친구 두명을 데리고 갔습니다. 한명은 홍대에서 사는 목소리 작은 동생, 한명은 저와 같이 일했던 친구.. 혼자갔을때에 얻은것도 있지만, 런던에 가보지 않은 친구들을 데리고 가면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러므로인해 안가본 입장의 사람들의 이야기또한 다룸으로써 위에 언급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것이란 생각을 하신것일테죠.)


이상은씨의 말씀이 대략적으로 끝난후에, 대표님께서 (필기하고있는) 저를 보시며.. (제쪽을 보시면서 물어보시길래 처음엔 '설마 나겠어' 했습니다만.. 설마는 역시더군요.
 
대표님 : 혹시, '알라딘'에서 오셨나요? 인터넷 최고의 서점 알라딘! 실제로 책이 출간됐을때 여행 분야, 메인 탑에 올려주셔서.. 더 잘됐던..(좌중 다소 웃자) 아, 웃으시면 안됩니다. 영화속 대사처럼 우리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합니다. (영화속에서 피나바우쉬가 지도하는 도중에 그런 얘기를 합니다^^) 

알라딘에서 행사 당첨되서, 알라딘이 보내준 건 맞는데..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순간 멍하더군요. 그래서 "알라딘에서 온건 맞긴한데.." 라고 했었는데, 왠지 '알라딘에서 온 기자'로 보였을 것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아무튼 행사장에서 이렇게 간떨리긴 처음이었네요)

대표님 : 이상은씨가 일본과도 많이 관련이 있으셔서.. 오늘 만나기전에도 일본의 대참사를 보며 이렇게 이날 즐거울 수 있는게 행복한거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며, 이상은씨께 일본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지만... 시간관계상..(생략하겠습니다.ㅠㅠ) 

이런 저런 얘기를 잠시 두런두런 나누고, 독자들의 궁금증에 대해서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의응답 시간

(대표님께서 미리 준비된 독자들의 질문을 읽어주시고, 이상은씨께서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

 

첫번째 질문,

대표님 : '자유로운 영혼', '보헤미안'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상은 작가님. 아프리카 같은 오지나 인도 등이 아닌 런던으로 정한 이유... 는 좀전에 말씀해주셨고..

이상은님 : 아휴, 위험한 곳은 무서워서 못갑니다 ^^;
   


두번째 질문,

 
대표님 : 화이트데이와 어울리는 질문이네요. 지금 사랑에 빠져계신가요? 아까 사탕 못받으셨다고 하셨죠?^^;  

(이날 실은, 북노마드대표님께서 미리 이상은씨께 사탕을 준비해서 드렸습니다.)

이상은님 : 이런 쓸데없는 질문을!ㅠㅠ

대표님 : 아, 그래도 저희 독자가 될 수 있으니깐..

이상은님 : 아 네! 좋~은 질문입니다^^!!

 

세번째 질문,

 
대표님 : 이상은작가님, 어떤 남자라면 결혼하실 건가요?

이상은님 : 수녀나 성녀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그런거에 관심이 없는것 같아요, 많이...그게 멋있다고 생각해요.^^;;

  

네번째 질문,

 
대표님 : 골든디스크 애청자입니다. (11시에 라디오를 듣는다는건.. 하시는일이 궁금한데요..^^;) 이상은씨에게 라디오는?

이상은님 : 원하는 답을 얻기 힘드실지도 모르는데...^^;;  어느날 어떤 어머님이 자식보다 낫다고 하시더라구요. 왜냐면 매일 같은시간에 나타나니깐, 챙겨주고, 위로의 말도 해준다고하시며... 그때 많이 놀랬습니다. 사람들한테 힘이되는구나 하는걸 발견하고선... 처음엔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도 힘들지만ㅠㅠ) 음악이나 책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 저의 말도 안되는 헛소리가 도움될수있다는 생각을 안해봤었거든요.. 그래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대표님 : 실제로 혹시 그시간에 윤상꺼 듣는분? 91.9 기억해 주시구요 ^^;

 

다섯번째 질문,

 

대표님 : 나는 가수다 보세요? 출연하실 생각은? 97년에 잠깐 일때문에 캐나다에 갈때 챙겨갔던 유일한 테잎이 이소라씨의 '바람이분다' 였는데.. 이제 벌써 시간이 훌쩍.. 이상은씨도 담다디부터 비밀의 화원까지..(많은 명곡들이 있으시니깐..)

이상은님 : 아, 네, 섭외가 들어온다면 출연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상은님이 아닌, 이상은님의 팬분이 노래도 불러주셨습니다.^^; 그렇게 마지막의 분위기는 한껏 흥겨워졌지요. 

 

※ 끼워넣기 - 북노마드 대표님의 농담 혹은 진실(!?) 

이상은님 : "여행을 마치고선, 책이 나오는데만 2년이 걸렸어요."

대표님 : "죄송합니다. 제가 혼자 일하다 보니..(늦어졌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질문답변 시간이 끝나고 대표님께서는, 
 
"이상은의 <런던보이스>, <삶은 여행>, 북노마드는 우리에게 위안과 치유와 믿음을 주는 이상은씨와
 계속해서 백발이 될때까지 음악과 여행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라고 솔직하게 고백해주시며, 자리를 옮겨서 상영관 밖으로 이동합니다.  

 

 (사진출처 : 문학동네) 

그리고 상영관 밖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싸인을 해주시고, 포토타임을 가지며, 자리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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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수이자, 작가이신 이상은씨와 (영화와 함께하는) 두번째 만남을 마쳤습니다. 음악과 춤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에 관한 영화를 보고, 이상은 작가와 이야기 하는 것은 어쩌면, 짧은시간에 다 할 수 없는 그녀의 음악이야기를 어떤면에서 대신해주는게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술이 어떤 형태를 띄던간에, 그것들을 세상에 내놓는 창작자들은 항상 사람에 대해서, 사람을 향해서 고민할테니깐요. 혹은 그렇게 시작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종착점이 되는 곳일테니깐요. 그런면에서보면 시대를 막론하고 존레논, 피나바우쉬, 이상은 은 닮은꼴 일테죠.

가수로서, 작가로서, 라디오 진행자로서 많은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보듬어주는 이상은님과의 만남은 그렇게 마무리 됩니다. 가수로서 하지못했던 이야기를 라디오와 책을 통해서, 또 책을 통해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은 이렇게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서 짧게나마 들어보고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그녀의 '치유하는 음악', '치유하는 글', '치유하는 대화' 가 언제까지고 계속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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