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9일,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유영만 저자의 강연회가 있었다.

늘 강연회가 있는 날이면 바쁜 것이 의례이긴 하지만 이 날은 어쩐지 더 바쁜 날이었다. 유영만 저자의 강연회로 가기 전에 서점에서 그의 책을 다 읽고 가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 내게 줌으로써 서점에 있다가 다시 신촌 아트레온 토즈에서 포인트 카드로 샌드위치를 먹고 강연회를 참석해야 했기 때문인데 재력이 없거나 기능이 없으면 고생한다고 요즘 내가 그격이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고 조금 늦은 시간에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느 강연회와는 달리 두 시간의 강연이 잡혀 있어 '유영만 저자가 굉장히 많은 말을 할 것이구나'라는 생각과 '그럼 잘됐다, 그가 잘못 쓴 부분에 대해서 내가 알려줘서 다음번 인쇄에는 고쳐서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해야 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 들어섰을 때 나는 족히 200명이 넘는 사람들 때문에 강연석과 아주 먼 층에서 앉아야 했다.

물론 쉬는 시간에 강연석과 가까운 곳으로 이동을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래서 내 예상 하나가 빗나갔고 두번째는 유영만 저자가 쭉 강연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고두현 시인이 첫번째 시간을 강연하고 있었기에 두번째 예상도 빗나간 셈이었다. 고두현 시인의 시를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를 떠나서 그가 왜 강연을 하게 되었는지가 처음에는 납득이 가지 않았었는데 고두현 저자의 강연을 듣다 보니 어쩐지 유영만 저자와 비슷한 게 아닌가 싶었다.

유년 시절의 불행과 또 열등감이 그에게 신춘을 등단하게 하였고 또 대학을 가게 했다는 것이 유영만 저자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 열등감이 열등감으로 머문 것이 아니라 기회를 삼은 셈인데 보통은 그렇게 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고두현 시인과 유영만 저자의 강연을 들으면서 뭔가 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첫번째 강연, 고두현 시인의 강연은 그가 쓴 시로 마무리 되었는데 자연 그리고 어머니의 애틋함에 대한 소중함을 느껴야 하고 그럴때만이 자신의 삶도 경영할 수 있다고 고두현 시인은 말하려고 했던 것으로 본다.


두번째 강연인 유영만 저자의 강연은 고두현 시인의 강연보다 유쾌했다. 고두현 시인이 가진 이미지는 시인이기 때문에 뭔가 함축적인 반면 유영만 저자의 강연은 철학적이지만 교수이기 때문일까 전달방법이 농이 곁들어 있는 강연이었다. 그래서 유쾌하면서 허를 찌르는 강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유영만 저자의 강연에서는 특히하게도 한 여학생이 나와 자신의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알파니스트라고 해서 한양대 여학생의 도전정신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그녀의 도전 정신을 들었을 때 내가 학창시절에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던 것이 바로 저것이구나, 싶었다. 나는 학점은 높았는데 4.15로 4.0이 넘어서지만 기타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회가 많이 되는 편이다.

내가 청춘을 청춘답지 못하게 지낸 것 같다는 말을 언급한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좋지 못한 습관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하지만 그래도 놓친것이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열심히 하기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사실 이 여학생의 10분여정도의 발표 이후 유영만 저자가 강연을 하였지만 결국 그가 말하고 싶어한 것은 그 여학생이 다 말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신이 청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청춘을 청춘답게 보내라는 것-그것이 이 강연에서 하고 싶은 두 강연자의 목소리가 아니었나 생각하며 정리해 본다.


이 글은 알라딘에 보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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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월 19일, 유영만 저자의 유쾌한 청춘경영법을 듣다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10-01-23 16:57 
    지난 1월 19일,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유영만 저자의 강연회가 있었다. 늘 강연회가 있는 날이면 바쁜 것이 의례이긴 하지만 이 날은 어쩐지 더 바쁜 날이었다. 유영만 저자의 강연회로 가기 전에 서점에서 그의 책을 다 읽고 가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 내게 줌으로써 서점에 있다가 다시 신촌 아트레온 토즈에서 포인트 카드로 샌드위치를 먹고 강연회를 참석해야 했기 때문인데 재력이 없거나 기능이 없으면 고생한다고 요즘 내가 그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