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김훈 작가의 강연을 들으면서 김훈 작가를 흠모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망설이는 부분에 대해서 시원한 대답을 내려주셨거든요. 물론 김훈 작가는 잘 모르실 겁니다.
그래서 지난 12월 3일 알라딘과 문학동네, 그리고 한국관광공사에서 개최한 문경새재 걷기에도 참석을 했습니다. 김훈 작가와 함께, 그것도 문경새재라는 길을 함께 걷는 다는게 정말 뜻 깊을 것 같더라구요.
아침 8시 30분까지 한국 관광공사 앞으로 집합을 했습니다. 이날 보인 인원은 버스는 2대분이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참석자들을 위해 주체측에서 나누어준 아침밥이었습니다. 흑....저는 아침밥 챙겨먹고 갔는데... 웃긴건 얼마되지 않아서 금방 배가 꺼져서 다 먹어버렸습니다. ^^;;;;;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점심시간이 가까워서 문경새재 입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올라가기 전에 식사를 했는데요, 유명한 집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맛있게 먹었답니다. 정말 잊을수 없었던건 김훈 작가가 제 옆에 앉아서 식사를 하셨다는 겁니다. ㄷㄷㄷ 막상 옆에 앉으시니 물어보고 싶은건 하나도 생각이 안 나더군요. 몇마디 하다가 조용히 밥먹고 일어섰습니다. ㅠㅠ
이날은 YTN에서도 촬영을 하러 오셨습니다. 산까지 장비 들고 오시느라 수고들 많이 하셨어요.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습니다. 낮은 산이긴 하지만 산행이고, 많은 분들이 함께 가셨기에 유의할점들을 많이 말씀해주셨습니다.
길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나무가 아주 이쁘게 심어져 있어서 길이 매우 이뻤습니다. 겨울이라 나뭇가지들이 앙상한것이 좀 아쉽긴 했습니다.
얼마 걷지 않아서 '문경새재 과거 길'이라는 표식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멀리엔 제 1관문인 주흘관이 보이네요.
1관문에 잠시 멈추어서 김훈 작가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김훈 작가는 조령관문들에 대한 설명부터, 성의 형태, 그리고 성의 방어 구조 등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1관문을 지나 조금 걸어가니 드라마 세트장이 보이더군요. 그날 갔을때도 어떤 새로운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이쁜 다리라서 찍어봤습니다. ^^
2관문을 향해 가다가 잠시 어떤 장소를 들렸는데요, 장소 이름은 생각이 잘 안나네요. ㅠㅠ 다만 이 장소는 산적들이 숨어있다가 관문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덮쳤던(?) 장소라고 합니다. 김훈 작가는 여기서 잠시 길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옛길이 꼬불꼬불한 이유는 '사람이 지날수 있는 곳을 찾아서 다니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산을 뚫고 터널을 만들수도 없었기 때문에 쉽게 지나갈수 있는 곳을 다니면서 '길'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사실 국도라는 것도 그런 계념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다녔던 길을 조금더 보강해서 자동차가 다닐수 있도록 한, 뭐 그런 것이죠.
썩은(?) 돌들이 많아서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보통 이렇게 돌이 부식되었으면 오랜 시간동안 이 돌들이 있었다는 건데요, 아마도 이 돌들은 어디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건 어디에 쓰였던 돌인지 모른다는 것이죠.
올라가다가 재미있는 표지판을 발견했습니다. 저희가 가는 길 오른쪽이 옛날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갈때 지나다녔던 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길의 흔적이 없긴 합니다.
드디어 2관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2관문의 이름은 '조곡관'입니다.
2관문을 지나 올라가는데 점점 안개가 끼기 시작했습니다. 하늘도 점점 어두워 졌구요.(첫번째 사진은 화이트 벨런스를 조금 조정한 사진입니다) 그러더니 결국 하늘에서 뭔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그래서 결국 오두막이 있는 곳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그래도 비는 잘 그치지 않더군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김훈 작가와 사진을 찍었답니다. ^^
1, 2관문을 통과할때는 멀리서도 관문이 잘 보였는데요, 3관문에 오니 안개가 너무 사진 찍기도 힘들정도였습니다. 3관문의 이름은 조령관 입니다.
3관문을 지나 내려오니, 충청북도로 넘어오게 되었네요. 하루에 2개의 도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
조금 아쉬웠던 건데요, 흙을 밟고 오다가 갑자기 바닥에 뭔가 깔려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냥 흙으로 놔두어도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보도 블럭이 미끄러워서 내려가는데 좀 애를 먹었네요.
내려가다가 어디선가 '후두둑!'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뭔가 했더니 우박이 내리더군요...오랜만에 맞아보는 우박이었습니다..
3관문에서 약 5분 정도 내려오니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갔어요.
쉬는 것도 쉬는 것이지만, 정말 좋았던건 약 1시간 동안의 '작가와 만남' 자리였습니다. 김훈 작가가 15분정도 이야기를 하고 독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훈 작가는 다른 동네 타인의 장소를 자신의 장소로 여기며 지도작업을 했고 그것을 완성했던 고산자 김정호를 이야기 하면서 이번 소설 공무도하는 김정호와는 달리 다른 곳을 자신의 것으로 하려 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다음 소설에는 공무도하와는 반대로 적응을 하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한번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밝히기도 했죠.
독자들의 질문은 여러가지가 나왔습니다. 공무도하와 관련된 질문들 부터, 김훈 작가의 이상형에 대한 질문까지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재미있는 질문에 대해선 김훈 작가는 엷은 웃음을 띄기도 했죠.
강연이 끝나고 사인을 받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정말 아쉬웠던건 책을 갖고 가지 못했던 겁니다. 혹시나 현장 판매를 할지도 모른다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그냥 갔던 것이죠. 결국 김훈 작가에겐 죄송했지만 수첩에 사인을 받았습니다. ㅡㅜ
아침부터 진행되었던 행사는 현장에서 약 6시 30여분이 되어서 끝이 났습니다. 참석했던 독자들 그다지 피곤한 기색없이 남은 길을 내려가 돌아가는 차에 탑승을 했습니다. 차에 올라 자리에 앉으니, 잠이 솔솔 오더군요.
사실 참석한 독자들 보다도 행사 진행을 위해 움직이신 관계자 분들이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어떤 분께선 대열 앞에서 봤다가 뒤에서도 보고 했거든요. 이날 한 분도 낙오하지 않고 안전하고 재미있게 행사를 즐겼던 것도 진행하셨던 분들이 수고해주셔서가 아닐까 하네요. 이 자리를 빌어 인사드립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__)
혼자 참석했던 거라 초반에는 뻘쭘해서 혼자 사진찍다가 몇몇 분들과 조금 친해져서 심심하지 않은 산행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그분들에게도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