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첫마디는 이거였다.
" 여기 어떻게 찾아오셨어요?
다들 좀 한가하신 분들인가봐요..ㅎㅎㅎ"
손들고 " 아니요! 저 여기 오느라고 팀장한테 아양 떨어 한시간 일찍 퇴근하고
신랑한테는 중요한 강연이 있으니 꼬마 데리고 와서 저녁 드시고 계시라고 해놓고
별로 익숙하지도 않은 자가용 몰고
그 낯선 동네에 네비게이션 찍어가며 왔단 말이예요~~~ " 라고 말하고 싶었다.
어찌되었건,
그렇게 힘들게 가서 그 분의 강의를 듣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임꺽정이라는 고전에 대한 관심이 있어라기 보다는
그 분의 공부에 대한 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자유로움, 몸과 사상의 일체감 강조와 같은
기존의 저작물에서 내가 매력적으로 느꼈던 것들을
실제로 어떤 저자가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지 들어보고 싶어서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3759113469758.jpg)
강연의 요지인 즉슨, 공부를 하는 목표는
자기 존재에 대한 긍정을 위한 것이다 였다.
아~ 얼마나 멋진 말인가....?
내공이 쌓이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쌓이고
그럼 세상앞에 언제나 당당할 수 있다는 거...
고 선생님도 참 당당해 보였다.
옆집 아줌마같은 푸근함이지만
그 말씀에서 느껴지는 강렬함은
내공을 가진 자만이 뿜을 수 있는 것이니깐...
나는 내가 왜 없는 시간 쪼개서
이 분의 강연을 듣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사실 현실 속에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저히 따라하기 힘든 것 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들과 다르게 사는 삶을 택하기가
힘들어 한다. 그저 남들과 비슷하게 사는 자신의 모습에 안도하고 위안 받으며 사는게 대부분의 범인(凡人)들 아닌가?
하지만 저 분의 이야기를 책이나 강연으로 들으면, 아~ 이 세상에서 저렇게 살아가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내가 당장 그런 삶을 택할 수는 없으나, 저렇게 다양한 사고를 할 수도 있다는 걸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내 삶을 조금이나마 조정하고, 나의 아이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 좀 달라도 괜찮다는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견고해 보이는 모든 잣대로부터 스스로 자유로와지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내공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특별한 날이 되었다. 2009년 한여름 중간의 어느 두어시간을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