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 길에 잠깐씩 듣는 목소리. 자신의 지식을 뽐내지 않는 사람, 오히려 좀 썰렁하다 싶은 담백함. 그 동안 내가 가진 저자에 대한 느낌이었다. 강의 역시 다르지 않았다. 아주 쉬운 설명들, 그리고 그냥 후배들에게 조언해주는 선배의 모습. 그게 더 어울리지 싶다. 그리고 목소리만 들어서 실물을 처음 본 것은 책 광고에서 였는데, 실물이 훨~~~씬 낫다 ^^  

강의는 "기회비용"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위험하게 오토바이를 타는 젊은이, 거기다 뒷 자리엔 여자친구까지 태웠다. 물론 재미있겠지만, 왜 노인들은 이렇게 하지 않는가? 기회비용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이 기회비용이라는 것을 설명에 관해서 사실 좀 재미있었던 건, 기자님과의 질의 응답 시간에 나온 첫 질문이 "박지윤 아나운서는 왜 퇴사했나요?" 였는데, 솔직히 내 손발이 오그라드는 질문이었다. 실컷 강의 들어놓고 왜 이런 질문을 하냐고!!! 그런데 우문현답! 여기서 "기회비용"에 대한 설명을 예로 들어준 거다. 역시~   

기자님의 강의 중에 내 귀에 쏙 들어왔던 내용은 부동산 투자에 관한 것이었다.  집을 사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그래서 부채를 안고 집을 산다. 그런데, 기자님은 물론 능력이 있어서 집을 사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젊은 사람들이라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에 돈을 쓰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주식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고. 이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 내가 만난 첫 상사분은 어릴 때부터 주식 공부를 해야 하고, 꼭 집을 사야 하니, 지금부터 아껴쓰고 해외여행은 집 사기 전까지는 꿈도 꾸지 말고... 뭐 그런 얘길 했었다. 물론 직장 생활 처음 시작할 때부터 돈 관리 잘해야 한다는 좋은 의도로 하신 말씀이셨겠지만, 10년 전 그 때 나에게 기회비용과 가치 투자에 대한 얘기를 해줬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나서 좀 씁쓸하기도 했다.  

우리가 경제, 아니 솔직히 주식과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강의에도 혹한다. 기자님이 초반에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해서 한 말씀 "경제는 뒤로 타고 가는 기차와 같아서, 지나가 보면 "현상"이 보이지만 "예측"은 어렵다." 누구도 알 수 없는 건데도 말이다. 이게 다 "투기 심리", "대중 심리"와도 관계가 있다고. 아파트 값 올리는 거, 주가 올리는 거 그거 다 누가 하는 거냐고!  우루루 몰려가는 인간의 투기 심리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내가 이 책을 읽어봐야겠군 하는 마음을 여기서 먹었다. 몰라서, 우루루 몰려가는 것 아닌가? 이 책은 경제 현상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나와있는 것으로 아는데, 내가 이 책을 읽어보면서 경제 역사에 대한 것을 알고 있다면, 누가 "이거 사면 대박 난데."하는 말에는 적어도 현혹되지는 않겠지?   

미국이 경제 침체기에 빠져 있고, 영국도 IMF를 맞을 지도 모르는데 자기네들이 직접 만드는 것이 없어서 그렇다고. 여기서 질문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제조업을 해야 성장하는가? 오히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나 디자인 같은 것으로 돈을 버는 것이 훨씬 쉽고 액수도 크지 않느냐고. 뭐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었는데, 경제 현상에 대한 깊이가 너무 없다보니... 쯧.  

강의를 마치고, 책상에 걸터앉아 참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소탈한 모습. "작가" "기자" 뭐 그래서 멀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직장 선배, 학교 선배 같이 편안한 모습이었다. 내내 기억에 남는 것은 "기회 비용"과 "부가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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