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연회는 꼭 가고싶었다. 사실 나는 공지영 작가님을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었다.  

작가님은 책을 읽지 않으셨던 나의 어머니께서 책을 손에 쥐게 하셨던 분이시기 때문이었다.  
' 봉순이언니' 어느날 어머님께서 사달라고 하셨던 책이었다. TV에서 책 소개하는 것을 보고 왠지 보고 싶어졌다고 하셨다.

읽고 나서도 매우 흡족해 하셨다. 어머니 당신도 젊은 시절 가난한 집안을 위해 서울에 올라와 식모살이를 하시며
시골에 집도 사고 결혼도 하신분이셨기에 ' 봉순이언니'를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보신것 같았다. 
그리곤 최근에 다시 책을 사달라고 하셨다. 역시나 공지영 작가님의 책이었다.  

너무 궁금했다. 공지영 작가님은 어떤 분이시길래 어머니를 책의 세계로 빠지게 한 분이셨는지. 마침 알라딘에서 강연회를 개최했고 나는 바로 응모했다. 그분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고 더우기 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야했기에. 
 
강연의 내용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모인 학생들 대부분이 대학생이어서 20대를 위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하겠다고 하셨지만 내용은 20대만의 것은 아니었다.  

첫번째로 기억나는 것이 타인에게 힘을 주는 방법을 말씀하셨다. 나는 그간 타인을 위로한답시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죽죽 늘어놓는 편이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지금까지의 것들이 얼마나 그들에게 큰 비수가 되었고 더욱 힘들게 만들었는지 께달았다.     
작가님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를 인정하며 그의 잘못도 용서하는, 즉 그의 편이 되어주라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궁지에 몰리고 사랑을 못받는 상황에서 칼날같은 조언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이지만 어제 강연이 끝나고 갑자기 연락이 왔다. 아는 친구 녀석이 궁지에 몰려 완전 포기 상태에 있다는 것이었다. 밤이 늦었지만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밤늦게 찾아갔고, 이제 까지의 방법을 버리고 공지영작가님에게 들은 이야기대로 밤새도록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의 편이 되어주었다. 
오늘 아침, 궁지에 몰려 모든걸 포기하려고 했던 그 친구가 자신의 발로 일어나서 문제를 해결하겠노라라고 했다. 그리곤 방금 나에게 전화해 덕분에 잘 해결되었고 고맙다라는 말까지 들었다. 정말 놀랐다. 그리곤 깨달았다. 사람에게 자신의 편이 되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주게 되는지. 

두번째로 사랑의 방법에 대해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작가님께 질문을 했단다. '진정한 사랑이 있나요?'라고. 
그러면 작가님은 '진정한 사랑을 해본적이 있나요?'라고 반문하셨고 질문했던 이는 대답을 하지 못했단다. 
사람들 모두 알고 있지만 못하는 것들, 사랑은 재지않고 상대방에게 무한정 쏟는 것을 하라고, 한창 혈기 왕성한 시기에 뜨거운 사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었을때 오는 허무함과 아쉬움은 갖지 말라고 하셨다.

이것과 이어서 작가님은 젊은 시절 해야할 것 3가지를 말씀하셨다. 

코피 터지게 연애하는 것(밤새 서로를 생각때문에 잠못이룰 정도의 연애)  
도서관에 있는 책을 다 읽는 것(혈기 왕성하고 지식의 흡수가 높은 시기에 충분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
그리고 혼자서 먼 여행을 다녀오는 것(홀로 생각하고 홀로 해결하는 경험을 가져보라는 것) 

강연회가 끝나고 사인회때 난 드디어 작가님에게 하고싶은 말을 했다. 짧게나마 어머님에 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드렸고 감사의 인사도 드렸다. 그러니 작가님이 내게 효자라며 칭찬해주셨다. ^^ 

참 기분 좋은 강연이었다. 대가의 이야기를 듣고 배운다는것은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며 이로 인해 내가 아는 이에게 도움까지 준다면 더욱 좋은 것이다. 나는 이번 강연으로 이 두 가지를 다 가질수 있었기에 더욱 즐겁고 행복한것 같다.

마지막으로 아쉬운거 한마디 하고 싶다.  
 
아래 쓰신분도 말씀하셨지만 마이크가 아주 거슬렸다. 작가님께서 몇번 교체를 원했는데도 불구하고 주최측에선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 아무리 학생들이라곤 하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주신 작가님에 대한 예의는 정말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좋은 강연 준비해주신 알라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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