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대학로에서 관람한 <운수 좋은 날>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생각났었는데, 실제로 그의 작품을 각색한 연극 이었다. 원작이 워낙 웃음이란 찾아 볼 수 없고 무거운 분위기라서 내용을 걱정 했는데 생각보다 유쾌한 점도 많이 있었고 원작의 분위기도 가지고 있었다.
연극에 대한 스포일러 역할을 하게 될까 감상을 적는게 조심스러워 진다. 연극을 보면서 ' 그래! 왜 난 원작을 읽을 때 그들이 결혼하게 된 사연이나, 처녀 총각때의 호시절을 상상해 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원작의 포스에 눌려 그러한 것이 아니었을까?
뮤지컬 <운수 좋은 날> 은 첨지와 연이의 좋았던 시절도 그리고, 거친표현 뒤에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미래에서 회상하는 시점이라 원작에서는 개똥이가 어떻게 될까 하고 걱정했었는데 잘 큰 것 같아서 아주 조금 마음이 놓인달까?
대학로 소극장들은 등받이가 없어서 허리가 너무 아프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살아있는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좋다. 배우들이 흘리는 땀 방울이나, 연기하며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 등을 거침없이(?) 볼 수 있고, 그러한 그들의 열정에 저절로 박수가 쳐진다.
좋은 연극을 소중한 사람과 보게 되어서 기분좋은... 그래! '운수 좋은 날' 이었다(정말로 운 좋은).
P.S 운수 좋은 날이 될 수 있도록 뮤지컬을 보여준 알라딘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