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날부터 시작된 기침감기는

밤새 갑자기 악화되면서

거듭되는 기침에 밤잠을 설치고

결국 오전을 병가를 내야했지만

저녁에 있을 빈소년합창단을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공연에 맞는 복장을 한다고

부랴부랴 퇴근하여 옷을 갖춰입고

표를 받아드니 1C열이다.

 

이벤트에 당첨된 표라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예매했어도 이보다 좋기는 어려운 자리였다.

무대 중앙이라 합창단 전체의 모습이 또렷이 보이고

또한 화음이 잘 전달되는 그런 좌석이라 기분이 좋았다.

 

처음 한두 곡은 터져나오는 기침을 참느라

애를 써서 봐서 그런지 영 감흥이 오지 않았고

합창단도 아직 목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듯 했으나

공연이 계속되면서 점점 화음은 좋아졌고

솔로로 나와서 노래 부르는 소년들의 음색은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청아한 수준의 것이었다.

 

이번에 내한한 빈소년 합창단의 슈베르트팀이라는데

25명의 팀중에서 공연에 참가한 소년은 18명이었지만

합창단으로서는 작은 수에도 불구하고

곡에 따라 합창단원들의 배치를 바꾸거나

솔로 파트를 집어 넣어 전혀 단조롭지 않았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모인 다국적 합창단답게

그중에 일본에서 온 소년도 2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명이 우리나라 노래인 아리랑을 불러서

더 인상적이었다.

 

앙콜곡으로는 곰세마리를 율동에 맞춰서 우리말로 부르는데

어색한 발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귀엽던지 다들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즐거워 했다.

 

새해를 맞으면서 신년음악회로

이렇게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런 기회 주신 알라딘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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