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연은 가수가 앨범을 내고 홍보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알라딘의 인문, 사회분야 <작가와의 만남>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박은봉, 고미숙, 김훈 선생의 강연에 참석했지만 책을 홍보하러 나왔다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하는 강연자는 탁석산 선생이 처음이었다. 이번 강연은 2008년 11월 10일에 창비에서 출간(알라딘 상품 검색)한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출간 기념 강연이었다. 탁석산 선생은 “이번에 낸 책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내용은 없지만 의도는 있다”고 말한다.

그 의도는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되고 목적이 됐을 것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이후로 줄곧 한국에는 왜 철학이 없을까? 한국의 문화는 정말 천박한가?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 철학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었고 한국에 철학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서양과 조선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지금, 여기의 문제”를 직시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철학이다.

탁석산 선생은 “조선과 한국의 단절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들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말하는 단절은 제도나 사상 같은 큰 틀의 단절을 말하는 것이”며,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조선과 단번에(조선의 주자학이 통합적이므로-탁석산) 단절을 이루었기 때문에 한국이 근대화 되었”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국이 일본이나 군부독재로 인해 발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말할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일갈하며 한국은 조선과 단절한 이후로 100년간 꾸준히 발전했다고 말한다.

이것은 한국의 철학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탁석산 선생은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근간인 한국인의 철학은 서양의 철학과 다르게 한국인의 삶 자체이고 문화였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인은 ‘인생주의’, 즉 삶의 쾌락과 즐거움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생 뭐 있냐는 ‘허무주의’를 안고 살지만 철저히 현세적이어서 내세는 없고 지금, 여기서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열심히 산다. 이런 인생관(?), 철학(?)때문에 한국인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탁석산 선생은 인생주의, 허무주의, 현세주의를 통합해서 인생을 즐길 수 있다면 뭐든지 한다는 한국인의 철학을 “실용주의”라고 개념 재 규정한다. 그리고 그는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그 실용주의 개념에 맞게 엘리트주의적이고 지식인층에서 주장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한국인의 일상적 소재를 예로 들었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에서 그 질긴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논박의 여지와 《한국미, 그 자유분방함의 미학》에서 최준식 선생이 말하는 일제에 의한 강제적인 조선과 한국의 단절에 대해 생각했다. 확실히 조선과 한국에 어떤 단절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탁석산 선생은 강연을 시작하며 책을 홍보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서 그는 고의적이든 아니든 촘촘하지 못한 주장을 했다. 설득력이 없었다. 그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을 읽고 싶어졌다. 홍보 전략(?)의 성공이랄까.
 

  

 

<작가와의 만남 1기 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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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12-24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석하고팠지만 못한 이로서 이렇게나마 소식을 접하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역시 탁선생님 답네요. 하하. 개그를 잘 하시죠. ^^

legows 2008-12-2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간 투덜이 같다고 할까요? 강의가 아닌 티비 프로그램 방청 자리에서도 한 번인가 본 적 있는데 제 기억에 따르면 저자를 앞에 두고 저자의 책 가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신 바 있습니다. 솔직한 건지 당돌한 건지. 당돌하다고 표현하기엔 연세가 많으시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