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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체험여행
박석 / 모색 / 1998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보통 깨달음에 관한 책을 읽을 때 깨닫고 난 후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의 책은 잘 읽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렇게 배울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어설픈 깨달음에 대한 지식으로 인해 오히려 깨달음에 관한 개념들에 혼란만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증된 분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였다.
요즘은 불교의 선에 대한 책을 보았는데 그것이 깨달음의 전부인지, 또 요가를 통한 깨달음과의 차이점 그리고 요가와 도가에서 이야기하는 몸속의 에너지 체계 등의 상이점이 궁금하였다.
며칠 전에 인터넷에서 박석교수의 “명상의 위대성과 위험성”이란 심포지엄 원고를 읽고 “깨달은 자가 속한 문화와 종교에 따른 집단주관이 영향을 미쳐 깨달음의 수준도 많은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보였다. 그래서 박석교수의 책을 한권 읽어보기로 하였다.
*** 책 내용 중에 “화두선과 요가의 수행법을 비교하다”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 선종의 깨달음은 마음의 해탈에 그친다. 그러나 요가의 깨달음은 마음의 해탈뿐만 아니라 육체마저도 완전히 자유롭게 한다.
- 철학적 심오함에 있어서 아무래도 선의 깨달음이 요가의 깨달음에 비해 더 깊다. 또한 일상성과 완전히 괴리되지도 않는다.
- 대부분의 요가 성자들은 현실과 원만하게 적응하지 못한다. 그들은 너무나 초월적인 세계에 머물러 있고 그래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히말라야의 깊은 동굴 속에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 나는 더불어 사는 삶, 나누는 깨달음이 더욱 가치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아래 글은 박석교수의 심포지엄 내용 중 일부이다.
- 최근 인터넷에서는 사이비 종교나 명상에 반대하는 안티 사이비 사이트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그 중 사이비 명상단체로 지명한 단체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명상단체로 성공한 대부분의 단체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 단월드, 수선재, 도화재, 법륜공, 마음수련원, 붓다필드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현재 단월드 게시판은 단월드에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어 잠정적으로 폐쇄된 상태이고 이에 대해 공방이 오고가는 중이다.
이 사이트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고발내용 중에는 객관적인 태도를 상실한 감정적, 인신 공격적 내용도 다소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일리가 있는 부분도 많다.
박석교수의 주장처럼 우리나라에서는 깨달음을 수단으로 해서 현실세계에서 명성이나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들이 많다. 이들의 폐해도 자못 크다고 생각된다. 완전하게 깨닫지 못한 자들이 깨달음을 수단으로 개인적 욕망을 탐하지 않고, 나누는 깨달음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된다. 박석교수도 앞선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책은 구도 중에 일어났던 많은 내용을 적어놓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유로 초보 명상 수행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