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 흰구름의 길 오쇼의 장자 강의 1
오쇼 라즈니쉬 지음, 류시화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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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시절, 희랍에는 유명한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알렉산더 대왕이며, 다른 한 사람은 디오게네스였다.

알렉산더는 디오게네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누리는 무아지경의 환희와 침묵에 대해,

그리고 거울 같은 그의 눈이 마치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정복하러 떠나는 길에 디오게네스가 사는

가까운 강둑을 지나게 되었다.

알렉산더는 디오게네스가 보고 싶어서 그곳으로 갔다.

디오게네스는 벌거벗은 채로 겨울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었고,

모든 것이 아름답고  조용했으며,

강물이 그의 곁을 흘러가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무슨 말을 할까 고민했다.

알렉산더 같은 사람은 물질과 소유에 관한 것

이외에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알렉산더 왈 “난, 알렉산더 대왕이다.

뭔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 난 그대를 도와주고 싶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웃음을 터뜨리며

디오게네스 왈 “난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다만 옆으로 약간 비켜 서 달라.

당신은 지금 나의 태양을 가로막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는 디오게네스 앞에서 자신이 걸인처럼 느껴졌음에 틀림없다.

이 사람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나는 온 세계가 필요하며,

그럼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디오게네스 왈 “그대가 나처럼 만족하기를 원한다면

이리 와서 벌거벗고 누워라.

미래를 잊고 과거를 떨쳐버려라.

아무것도 그대를 막지 않는다“

 


알렉산더 왈 “그대 말이 옳다. 그러나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도 그대처럼 편안해지고 싶다“

디오게네스 왈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편안해지기 위해 그대는 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알렉산더 왈 “내가 승리자가 되었을 때,

내가 온 세계를 정복했을 대 그때 다시와서 배우겠다.

그리고 이 강둑에, 그대 곁에 앉아 있을 것이다.“

그러자 디오게네스 왈 “여기 누워 즉시 편안해 질 수 있다면

왜 미래를 기다리는가?“

알렉산더는 갑자기 그가 침몰하는 느낌을 받았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죽음과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는 서둘러 디오게네스로부터 도망쳤다.

알렉산더의 전 생애동안 디오게네스의 망령은

알렉산더를 따라 다녔다고 전해진다.

그가 어디를 가든 디오게네스가 그림자처럼 서 있었다.

밤에도, 꿈속에서도 디오게네스는 웃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죽을 때가지 자신의 욕망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는 그것이 결코 오지 않음을 알았다.

알렉산더는 죽을 때 빈손이 되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도록

자신의 왼손을 자신의 관 밖으로 내어놓도록 유언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 알렉산더와 디오게네스는 같은 날 죽었다고 전한다.

 


알렉산더는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잃고 거지로 죽었고,

디오게네스는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그대로 가지고

죽음을 통찰하면서 황제로 죽었다.

인생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밖으로 나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애써 증명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내면으로 들어가

자신이 그 어느 누구도 아님을 깨닫는 길이다.

 


안으로 들어가 자신이 아무도 아님을 깨달으라.

그때 그대는 새로운 차원 속으로 폭발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전체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밖으로 나가서 애써 자신이 누구임을 증명하려고 했다.

에고는 빌어 온 자아일 뿐이다. 

에고는 다른 사람에게, 대중에게 의존한다.

그러나 자아는 그대의 확실한 존재이다.

그것은 그대의 것이다.

누구도 그것을 가져갈 수 없다.

---삶의 길, 흰구름의 길---

 


우리는 에고를 만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가?

그 욕망의 충족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하는가?

자아는 세상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아무 상관이 없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보고 욕을 하고 비웃더라도

자아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오직 에고가 기분 나쁘게 느낄 뿐이다.

에고가 없는 자는 진정으로 자아로 삶을 살 수 있다.

디오게네스처럼, 장자처럼....

우리는 보통 장자를 노자의 아류로 많이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노자의 도덕경이 워낙 유명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즈니쉬가 해설한 “삶의 길, 흰구름의 길”을 읽고

전문가들이 장자를 노자보다 더 높이 생각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노자는 정치색이 너무 짙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위의 글과 같은 분위기의 일화들이 많이 나오는 책으로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깊이 명상하게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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