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 항상 이기는 사람들의 워딩 파워 기술
황인선 지음 / 별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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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와 광고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요즘, 출퇴근으로 오가는 길에 읽었던 책이다.

 

처음에는 책 제목만 보고 말 그러니까, 화술에 대한 책인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설득력 있게 말하기 비법 같은 게 들어있나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이 진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책 날개에 들어간 저자 소개만 읽어도 금방 알수 있다. 광고와 글쓰기, 나아가 스토리텔링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저자는 지금까지 그가 배우고 익혀온 언력言力에 대해 썰을 풀었다. 언력이라는 말이 다소 그를 대신하여 표지에 들어간 게 워딩 파워라는 단어다.

 

얼마 전 거리에서 뻥구라를 까고 있어, 그놈이라는 말을 듣고 뒤를 돌아본 적이 있다. 나이 지긋하신, 우아한 트렌치코트를 입으신 그 분은 너무나도 선명하고 또렷하게 큰 목소리로 그런 단어를 뱉으셨다. 나도 모르게 그 워딩 참.... 연세에 어울리지 않으시네요.’라고 혼잣말을 하고는 거리를 지나쳐왔다.

 

당황스러웠던 그 말 한 마디를 글로 적어 놓고 보니, 저 단어와 표현의 가벼움이 더욱 사무친다. 천박하고 값싼, 그러니까 깊게 생각하지 않고 금방 내뱉을 수 있는, 절제되지 못한 아니 절제하지 않고 있는 감정, 없는 감정을 고스란히 싣고 그 감정에 휘둘린 채로 굴러다니는 단어들은 글로 써도 말로 해도 참 가볍다.

글과 말을 가볍게(다른 표현으로 함부로) 쓰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아서라고 저자는 지적한다.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우는 것처럼, 이 시대의 모든 매체에 깊이 있는 워딩이 점차 사라져가고 가볍고 즉흥적인 말과 글이 떠다니는 것을 저자는 안타까워한다.

 

나도 안타깝다. 이 세대 구성원 중 한 명이자 이 시대의 일부로서, 날마다 말과 글을 소비하고 때로는 말과 글을 생산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이 안타깝기에 이토록 공감가고 호흡이 맞는 책을 만나 저자와 대화하듯 읽어가는 일이 참 소중하고 즐겁다.

책을 읽으면서 고민거리와 해결안이 함께 늘어가는 아이러니한 경험을 한다. 저자가 쓴 대로 모든 것이 풍요로워진 지금이 고차원 욕망을 추구하는 시대이고 인간은 돈, 자기 이익, 물질주의보다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말이 사실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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