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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 - 나만의 잠재된 창의성을 발견하는 법
바스 카스트 지음, 정인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 이라고 하지만 이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생각을 쪼개는 도끼의 날을 갈고 닦아 보아도, 이런저런 다양한 문화적인 자극을 받아 보아도 이 비루한 뇌는 항상 제자리를 맴맴 돌고만 있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게 아니지.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아이큐를 측정해보듯 창의력을 테스트해보고 그 결과로 나온 수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창의력은 수학시험 결과처럼 쉽고 간단하게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의 저자 바스 카스트는 설명한다.
‘늘 평소처럼 먹는 아침 차림상만 조금 바꿔보아도 생각의 방식이 달라진다.’
사람들이 토스트에 잼을 찍어 먹는 방식만 바꿔도 창의성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는 저자의 설명을 읽다보면, 창의력 그까이꺼 뭐 별거인가 싶다.
하지만 이 그까이꺼 때문에 오늘도 많은 예술가들과 디자이너들이, 창작자들이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통스러워하는 것 아닌가.
책 속에는 ‘창의적인 뇌가 필요하다면 이런 시도를 해보라’는 몇 가지 가이드가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이런 가이드를 독자에게 제시하기 위하여, 많은 실험을 직접 취재하고 경험자료들을 분석하여 이 책을 냈다. 그러나 이런 가이드보다 더 유용한, 창의력 향상을 생각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점은 책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다.
한 사람의 창의력과 관련해서는 이런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 분야에서 수십 년에 걸친 연구가 있었지만 삶의 어느 시점에 어떤 창의적인 성취를 이룰지 예측할 수 있는 테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이런 테스트가 존재할 것 같지는 않다. 벽돌 문제, RAT, 던커의 촛불 문제 등 이 책에서 소개한 모든 창의력 테스트는 사람들이 지닌 창의적인 잠재력 중에서 한 가지 측면만을 측정한다. 진정으로 창의력 테스트라 말할 수 있는 테스트가 있다면 그건 삶 자체일 것이다.
219-220쪽
누가 과연 창의력 대장인가.... 는 저마다의 삶이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자기 재능의 둥지를 찾으라는 다소 모호한 가이드보다, 저 문장들이 더 크고 깊은 울림으로 남는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삶은 겉으로 드러난 것만 놓고 보면 그다지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실제로 숱한 좌절을 겪으며 지난한 삶을 산 경우가 많다. 이들은 너무도 우연과 행운에 좌우되는 연약한 삶을 살았고 수년에 걸쳐 이런 어려움과 씨름해야만 했다. 이런 어려움과 노력을 모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창의적이지 않다고 섣불리 결론을 내린다. 이들은 사실 이런 임계점까지 도달한 적이 없다. 그전에 이미 포기하는 것이다 .이들은 최종적인 판단이 불가능하거나 의미가 없는 시점에 서둘러 자신이 창의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잠재된 창의력을 최고로 펼치고자 한다면 이런 장애물을 넘어서야 한다. 이것이 바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212-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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