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사피엔스, 욕망의 바이러스인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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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는 욕망의 바이러스인가?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인간이 현재 지구에 얼마나 많은 민폐를 끼치고 있는지를 지적하면서, 인간을 지구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로 표현했다. 그런 인간 존재가,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황량해지는 우리 인간들의 문화와 이 세계가 잊고 사는 것들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출간한 저자의 의도와 심정이 잘 드러난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런 집필의 동기에는 정말 크게 공감하고 동감한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책장과 함께 의문도 차곡차곡 쌓여갔다.

기독교인이었다가 지금은 아닌 저자가, 창조론이 아니라 진화론이 맞다고 주장하기 위해 책을 펴 낸 것인지. 호모사피엔스의 가치와 나아갈 바를 제시하려는 내용이 아니라 저자의 아픈 과거를 자가치유하기 위한 차원에서 원고를 집필한 것인지. 아니면 저자의 철학 세계를 알리고자 한 것인지. 너무 많은 내용들을 한 권에서 담아내려고 한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물음표만 준 것은 아니다. 몸 신, 새로운 신, 신 신 등 호모사피엔스의 존재와 그 세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여러 가지 신을 놓고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낸 부분들은 참 좋았다. 또한 인간 이외에 이 물질계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생물체들에 대해서 저자가 갖는 존중이 책 곳곳에 잘 녹아 있던 점도 좋았다.

 

내가 듣고 싶었던, 읽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얻지 못해서 의문이 쌓인 것인지, 스스로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져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듭 읽어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이것이었다.

책에는 무질서 속에서 우연이 겹치면서 지금과 같은 질서 잡힌 생명체들과 질서 잡힌 세계가 생겼다고 했다. 저자는 열역학 제2법칙을 질서를 창조하기 위해서 더 큰 무질서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인용했다. 하지만 열역학 제2법칙에서 분명한 것은 우주 안의 모든 것은 일정한 규칙을 지닌 것에서 시작해서 무질서와 혼돈의 상태로 변화된다는 것 하나다. 무질서에서 질서가 탄생한다는 것은 이 법칙이 증명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열역학 제2법칙이 물질계의 그 어떤 것도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라면 무질서에서 질서가 창조된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 아닌가 싶다. 무에서 유가 창조된다는 류의 주장들은 항상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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