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청소 - 사소한 일에도 쉽게 울적해지는 당신을 위한 멘탈 처방전
지멘지 준코 지음, 김은혜 옮김 / 다산4.0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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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혀서 좋은 것은 술 밖에 없다. 무엇이든 오래 묵히면 병이 된다.

요즘은 워낙 미세먼지가 무서워서 창을 열고 환기하는 일도 마음껏 할 수 없어 안타깝다. 미세먼지 걱정이 없었던 시절에 나는 4월이나 5월에는 꼭 아침에 내 방 창문을 조금 열어두고 나왔다. 번번이 산 밑에 살아온 터라, 밤에 집에 돌아가면 서늘한 산 공기가 내 방에 차 있는 것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내 방에 묵은 먼지들이 털어져 나가고 신선한 공기가 나를 맞이해주는 느낌. 요즘도 아침에 하늘이 맑은 날은 창문을 열어두고 나온다. 그럴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는 게 아쉽다.

 

먼지털이를 연상시키는 [감정청소]라는 책 제목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후련하다. 마음 구석구석 청소기를 우왕~ 돌려서 빛이 바라고 먼지가 쌓인, 해묵은 감정들을 치워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현대인들의 만성적인 그리고 전반적인 마음의 질병인 우울함에 집중한 이 책은, 두께도 얇고 전개 방식이나 문장도 아주 쉬워서 한 두 시간 만에 훌쩍 읽어낼 수 있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실용서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읽는 데에 부담이 전혀 없도록 말이다.

 

수록 내용도 실용성에 충실하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사연이나 저자의 사연, 해석, 설명 이런 것들일랑은 좀 접어두고, 어떻게 하면 독자가 필요 없는 감정들을 청소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복잡하지 않은 팁, 체조 등 자투리 시간에 얼마든지 실행해 볼 수 있는 감정청소 요령들로만 책에 담았다. 또한 육아우울증에 걸린 엄마, 불안정한 사회 초년생, 사회생활에 지친 직장인 등 사회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고단함을 분야별로 들여다보며 각각의 우울함을 위로와 격려로 만져주기도 한다. 그리고 우울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간단한 요령들도 덧붙인다.

 

너무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겠다. 하지만 내 마음 속의 우울함이 만성피로와 같은 정도라면, 만성우울을 떨치고 활력 있는 삶을 원한다면 [감정청소]와 같은 책이 전해주는 도움이 꽤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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