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 미어캣에게 배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
존 코터.홀거 래스거버 지음, 유영만 옮김 / 김영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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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상태나 환경이 변화하는 그 자체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런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없을 때 겪어야 하는 당황이나 공황 혹은 혼란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던대로만 하면 모든 것이 원만하게 잘 돌아가는 그런 상태, 즉 변화가 없는 상태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안전하고 편안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하던대로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변화 자체를 갈등이나 문제와 동일하게 인식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변화'란 나의 뜻대로 그 때와 장소, 적용 범위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현듯 변화가 눈 앞에 닥쳐서 그간의 해온대로가 아닌 새로운 의식과 행동을 요구하는 데, 나는 여전히 해오던 방식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될까? 문제가 발생한다.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게 문제. ( 물론, 때로 변화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있다. 이 책에 등장한 경우로 보자면 가뭄이라든가....)

[하던대로나 잘 하라고] 이 책은 변화가 불러온 위기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에 대해 말한다. 개인의 입장이 아닌 기업(조직)의 입장에서.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관리는 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촘촘하고 견고하게 지지하는 안전망과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관리는 변화 앞에서는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된다. 조직이 변화에 대처하여 유연하게 구부러지거나 휘어지거나 하지 못하도록 틀어쥐고 있는 쇠기둥 같달까. 안온한 환경 속에서 관리는 기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위기가 닥칠 때 자칫하면 관리는 관습이 되어 조직의 존속이나 발전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관리 없이 구성원 모두가 스티브 잡스같이 혁신과 변혁과 창조만을 외치며 뛰어다니다 보면 조직은 와해되기 쉽다. 조직력이란 관리 없이는 발현되기 어렵고 조직력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이란 없다. 리더의 카리스마 하나로 구성원들이 영감을 얻고 조직에 충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변화관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라는 존 코터 그리고 존 코터와 함께 [빙산이 녹고 있다고?]를 집필한 홀거 래스거버는, 관리와 리더십의 하이브리드 모형을 내놓았다. [하던대로나 잘 하라고]라는 새로운 우화를 출간한 그는 이 책에서 미어캣 무리들의 흥망성쇠(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뭔가 내셔널지오그래픽 느낌인데..;;;;)를 이야기한다. 관리 중심의 미어캣 무리와 리더십 중심의 미어캣 무리 각각의 약점과 강점을 보여주고 전혀 다른 이 두 가지가 조직의 발전에 모두 필요한 것임을 알려준다.

 

말로 쓰기에도 따분한 '변화관리에 관한 기업 경영'이 책의 주제이지만 내용은 전혀 따분하지 않다. 이 책은 정말 쉽게 읽히고 심지어 재미있다. 꼭지 마무리 페이지마다 [변화관리 노트]를 넣어두어서 지금 내가 속하 조직의 변화관리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단순히 우화로만 끝났다면 싱거웠을텐데, 미어캣 무리의 이야기가 '그 조직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고 끝나고 난 다음에 변화관리 모형을 전략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전략을 얻고픈 독자를 배려한 저자들의 센스. 재미지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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