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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느낌이 답이다 - 직관은 어떻게 우리를 창의적으로 만드는가
바스 카스트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에서는 '직관'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책 안에 담긴 내용은 직관에 대해서라기보단 감각과 감정에 대해서라고 해야 더 적합하겠다.
흔히 이성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무엇보다 사람을 사람되게 하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그리고 이성의 적을 감정으로 본다.
이 책은 그러한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성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며 감정은 이성의 적도 아니라고. 오히려 감정은 인간이 더 정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에 필요한, 이성의 파트너이며 심지어 이성이 하지 못하는 '창의'의 세계를 여는 문이라고 주장한다.
믿을만한 직관이라는 것도, 이성적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감각에서 흡수한 정보를 모두 모아 고려한 결과로 탄생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성이라는 기존의 질서와 체계에 사로 잡혀 몸과 마음이 감각하는 정보와 그로 인한 사유(사고)를 차단하면 내 안에 잠재한 창의성도, 천재성도 깨울 수 없다.
이성적 체계이자 사회화의 상징인 '언어'는 인간 내면의, 다른 말로 무의식의 세계 속에 흐르는 개념과 생각들을 구체화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 간의 질서를 만들고 규칙을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탄생했다. 즉, 언어는 때로는 억제나 억압의 용도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정말로 우리의 감각 속에 있는 거대하고 중요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때로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언어가 아닌 다른 형태로 세상에 나온다. 우리가 천재적이라고 칭송하는 그림, 음악, 문학 등등이 그런 것들이다.
내 안에 숨어 있는 창의성을 깨울 결정적인 방법, 직관력을 발달시킬 비법 같은 것들은 없지만, 이 책은 '감정'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기능이자 덕목인지를 새롭게 알려주었다.
전달하고자 하는 바나 흐름이 다소 산만하긴 하지만, 감정을 재발견하게 하는 재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