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사람과 마음 사이
표영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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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전문가라는 타이틀로 활동 중인 표영호씨가 책을 썼다. 산만하고 피상적인 접촉이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보다 긴밀하고 깊이 있는 소통을 하기 위한 안내서라고,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성공으로 이끄는 사람과 마음' '1등의비결은 재능이 아니라 소통이다'

이 책의 표지와 띠지에 적혀 있는 카피다.

 

소통을 이야기하면서 꼭 성공이나 1등 같은 단어들이 함께 언급되어야 설득력을 얻는 걸까?

 

'사이'라는 단어는 어감도, 단어 자체의 뜻으로도 참 예쁘고 고운 말이다.

우리에서 우리 사이로, 너와 나에서 너와 나 사이로. 이렇게 '사이'라는 단어가 파고들면 사람과 사람은 단수나 뭉뚱그려진 복수가 아니라 생기가 도는 관계로 발전하는 느낌이다. 사이라는 말이 진짜로 우리 사이에 길을 놓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이 글자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이 고운 단어를 제목으로 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여러가지 부정적인 의문이 들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는 내용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가이드를 주면서 꼭 성공과 사업 번창이 좋은 관계 맺기의 동기 혹은 목표인 것처럼 다가와서다. 물론, 여러 좌절을 겪었던 저자가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 고비마다 깨달았던 일들 그리고 저자가 지금 만나는 사람들의 먹고 사는 이야기들이 본문의 주 소스인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을 얻는 소통'에 대한 책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쉽다.

 

더구나 왜 이런 내용을 하필 이 부분에 삽입했지? 미간에 주름을 세우는 부분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본문 40쪽에서 자기자신을 이기는 독함으로 멋진 사람이 되자라는 취지의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뜬금없이 '멋있는 여자들의 10가지 행동수칙'이 등장한다. 여자들의 행동수칙이란 걸 제시한 사람은 남성 바이올리니스트란다. 수칙 10가지는 모두 '남자에게 뭘 하지 않는다, 남자에게 이렇게 한다' 따위다. 왜 멋있는 여자가 되려면 남자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내용도 있다.

서로 다른 것끼리의 소통, 창조적 소통에 대한 기업 사례를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본문 83) 여기에는 구글과 삼성의 콜라보가 불발로 그쳤던 사례를 다루고 있다. 안드로이드 os 개발 총괄인 구글의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이 2004년에 삼성전자를 방문할 때 청바지를 입고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과 미팅을 했다고 한다. 당시 삼성 측은 작은 벤처 ceo인 앤디 루빈을 무시했고 협업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걸 두고 꼰대 근성 때문에 삼성이 변화의 기회를 발로 차 버린거라고 설명하는데, 이 건의 원인이 왜 꼰대 근성에 있는지 역시 이해가 안 된다. 굳이 앤디 루빈이 청바지를 입고 들어왔다는 내용까지 언급하면서 말이다. 그냥 삼성 측 담당자에게 사업수완도, 업계를 내다보는 능력도 없었던 것 아닌가.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 소중하고 진정성 있게 대하는 저자의 자세나 사람 자체에 대해 성실한 애정을 갖도록 독려하는 부분은 좋다. 사람의 마음을 위해 이런 책을 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그렇지만, 좋은 사이를 위한 노력의 한 종류로서 이 책을 읽어볼 수는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대단한 걸 건질 수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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