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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권력의 기록 1 ㅣ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6월
평점 :
2011년에 방영되었던 중국드라마 '보보경심'의 인기는 아직 식지 않은 것 같다. 드라마 덕후들에게는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소문난 작품이기도 하고 워낙 웰메이드 작품이기도 한데다, 방영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 '달의연인 보보경심:려'가 주목을 받으면서 그 원작으로 다시 한 번 더 화제가 되는 느낌이다. 미드나 영드만 보던 드라마 덕후인 내가 중드의 매력을 눈을 뜨게 만든 결정적 작품이라, 그냥 나의 애정의 콩깍지가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것일수도 있다.
보보경심 이후 다시 한 번 중국드라마에 대한 나의 애정을 대폭발 시킬 것만 같은, 운명의 데스티니처럼 다가오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이 작품 되시겠다. [랑야방]. 중국 50개 도시 시청률 1위, 중화TV 방영 후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 이 드라마는 국내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이미 호평이 자자하다. 드라마의 어마어마한 인기를 방증하듯 게임으로도 출시되었다. 그리고 이 대단한 작품의 원작 소설이 내 손에 들어왔다. 어떻게 안 읽을 수가?
드라마가 초 히트를 치기 전에 이미 이 소설 [랑야방]은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중국의 웹사이트에서의 연재로 시작된 이 소설은 온라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책으로 출간되었고 이 책이 드라마 제작으로 까지 이어진 것. 더구나 소설을 쓴 저자 하이옌은 드라마 각본까지 맡았다고 하기에 소설을 읽기 전부터 나는 마음이 두근두근했다. 좋은 소설을, 잘 쓴 작품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어서.
[랑야방]의 부제는 '권력의 기록'이다. 주인공 매장소는 베일 속에 자신을 감추고 복수에 나선 기인이다. 무예를 하지 못하는 데다 병약하기까지한 인물이나 '그를 얻는 자, 천하를 얻을 것이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뛰어난 재사다. 이 작품은 치밀한 복수극이라는 굵은 줄기를 세심한 인물 표현과 탄탄한 플롯으로 흡인력 있게 전개해 나간다.
사건의 흐름 자체가 흥미진진해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인물들 하나하나가 매력적이다. 각 인물의 동기와 선택, 그들의 말들이 굉장히 설득력 있다. 단순히 복수극이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거다. 어릴 때 읽었던 무협소설이나 무협드라마의 느낌이 나면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서라면 반드시 벌어지기 마련인 세상사를 잘 그려낸 작가의 통찰이 대단하다.
"소 형은 제가 가장 동경하던 강호인이에요. 그 어떤 것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매장소는 쓸쓸하게 웃으며 탁자 위의 콩알 같은 등불을 바라보았다.
"틀렸네. 세상에는 본래 자유로운 사람이란 없어. 감정이 있고 욕망이 있는 한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다네."
책 448쪽
드라마는 작년에 54부작으로 완결되었지만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 랑야방은 아직 완결 전이다. 3권이 완결이라고 하는데 2권까지 출간되었다고. 드라마와 소설을 둘 다 접한 지인은 소설이 훨씬 인물이 많고 다채롭다는 평을 전했다. 완결판 출간을 기다리며 2권으로 달려가야겠다. 아마 완결판을 기다리다 못 견뎌 드라마를 먼저 정주행할지도 모르겠네.
"소 형은 제가 가장 동경하던 강호인이에요. 그 어떤 것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매장소는 쓸쓸하게 웃으며 탁자 위의 콩알 같은 등불을 바라보았다.
"틀렸네. 세상에는 본래 자유로운 사람이란 없어. 감정이 있고 욕망이 있는 한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다네."
책 4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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