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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는 건 칭찬이다
린다 로텐버그 지음, 주선영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때였나, '기업가 정신'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정신은 정신인데 기업가들이 대체로 가지고 있는 정신? 아니면 기업가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마인드?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기업가 정신이라는 말이 참 어렵다. 이 단어에 대해 청소년기에 학교에서 배웠던 의미와 대학을 들어가서 수업 때 들었던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단어 자체가 주는 어감이나 뉘앙스가 나하고는 그다지 친밀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 아는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했다.
무언가를 즐기면, 아주 심하게 즐기면 보통은 그것에 미쳐있다고 표현하게 된다. '내가 요즘 웹툰에 미쳐가지고...' 낮에 나와 브런치를 함께 했던 친구가 했던 이 말처럼.
미쳤다는 건 무엇을 아주 대단히, 과하다싶을 정도로 좋아하고 매달려 있는 상태다.
그런데 <미쳤다는 건 칭찬이다>의 저자는 이 미쳐있는 상태에 대해 조금 더 정돈된 의견을 내 놓는다. 미쳤다는 건 그냥 단순히 좋아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 대상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해보는 것. 나아가 그 대상에 대해 아무도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진지하게 파고드는 상태다. 저자는 이런 상태, 이런 마인드를 기업가 정신이라고 정리했다.
이들은 빠져나갈 길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 다른 이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지 않거나, 또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129쪽
오늘날의 리더십은 단순히 스스로를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은 실수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심지어 슈퍼맨도 24시간 내내 슈퍼맨은 아니다.
효과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잘 인지하고, 당신 스스로도 당신의 단점들을 주목해야 한다.
275쪽
기업가는 기본적으로 지도자다. 리더, 사람이나 어떤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 존재다.
부모님이 장사를 시작하시고, 그 일을 옆에서 거들거나 지켜보면서 나는 장사든 뭐든 주도면밀하지 않으면 그 일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는 걸 배웠다. 무엇보다 이 주도면밀함의 기저에는 '주체'라는 바탕이 깔려 있다. 남이 해주거나 가르쳐주는 것을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은 결코 그 다음단계,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더 나아지려는 사람들은 주체가 된다. 이런 사람들이 리더다.
저자는 책 서두에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훌륭한 기업가가 되는지 '일상 속의 기업가 정신' 사례들을 소개하고 그 다음단계에 대해서도 논한다. 앞에서 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들, 세계의 수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설명한다. 하지만 사례 분석에만 분량을 할애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당신은 어떤 유형의 기업가인지 고민해보라'고 독자의 손을 잡아 끌고 책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멘토의 단계로 올라선다.
살아간다는 자체가 아주 복합적인 사고가 없으면 안 되는 그런 세상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삶에 대해 예전보다 훨씬 더 깊은 피로를 호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다는 것은 언제나 그래왔다. 다만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과 주의 깊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차이를 예전에는 잘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미디어와 통신의 발달로 인해, 아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저자의 말대로 기업가 정신은 이 시대를 사는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인드일 수 있다. 남보다 잘 나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격변하는 세상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 자신을 나답게 지켜내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대단한 사업을 일으키는 것만이 기업가 정신은 아니다. 모든 일에 예민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매달려 있으란 말도 아니다.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이다. 변화에도, 어떤 일이나 조직의 중심이 되는 일에도 두려움을 갖지 말라는 말이다. 그런 주저함과 머뭇거림을 떨쳐버리고 일단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진다면 삶의 많은 것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
적절한 멘토를 찾아 필요한 조언을 듣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조언을 들었을 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다. 그간의 경험을 거쳐오면서 나는 예외 없이 적용되는 한 가지 원칙에 도달했다. 정말 받아들이기가 힘든 조언이야말로 당신이 꼭 주의를 기울여서 곱씹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미 잘나가고 있는 사람일수록 이 조언을 새겨들어야 한다. 보통 기업가는 성공할수록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2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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